이틀 연속 전석 매진, '버추얼 그룹' 한계 깨고 K팝 1군 보이그룹으로
플레이브는 지난달 21~22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대쉬: 퀀텀 리프 앙코르(2025 PLAVE Asia Tour DASH: Quantum Leap Encore)'를 개최하고 첫 아시아 투어의 막을 내렸다. 블래스트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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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역사를 만들어가고 싶어요."
버추얼 아이돌 그룹 플레이브(PLAVE)의 말처럼, 지난 2년간 그들이 걸어온 행보는 매번 새로운 역사였다. 국내에선 생소한 버추얼 아이돌 그룹이라는 정체성으로 K팝 시장에 도전장을 던지더니, 폭발적인 성장세 속 데뷔 2년여 만에 초동 100만 장을 돌파하고 음원 차트를 휩쓸며 여느 인기 아이돌 그룹 못지 않은 성과를 내는 데 성공했다. 2D 캐릭터에 기반한 버추얼 아이돌이라는 태생에 기인한 각종 편견 속 데뷔 문턱을 넘었던 이들은 이제 '버추얼 아이돌 대표 그룹'을 넘어 '1군 K팝 보이그룹' 반열에 당당히 이름을 올렸다. 그야말로 눈부신 성과다.
플레이브는 지난달 21~22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대쉬: 퀀텀 리프 앙코르(2025 PLAVE Asia Tour DASH: Quantum Leap Encore)'를 개최하고 첫 아시아 투어의 막을 내렸다.
지난 2023년 데뷔한 플레이브는 이번 공연을 통해 2년 만에 국내 최대 규모의 공연장으로 꼽히는 고척스카이돔에 입성하며 버추얼 아이돌 시장에 또 한 번 새 역사를 썼다. 국내에서 버추얼 아이돌 그룹이 단독 콘서트로 고척스카이돔에 입성하는 것은 플레이브가 처음이다.
하루 약 1만8,000여 명의 관객을 수용 가능해 국내에서 손꼽히는 대형 공연장 중 하나인 고척스카이돔은 그간 국내 음악 시장에서도 두터운 팬덤을 확보한 가수들만 입성해 온 '꿈의 무대'다. 이러한 점을 고려하면 플레이브의 이번 고척돔 입성은 비단 '버추얼 아이돌'계를 넘어 K팝 아이돌 시장에서 플레이브의 입지를 보여주는 주요한 이정표로 평가된다.
실제로 플레이브의 이번 고척돔 공연은 선예매 티켓 오픈 당시 약 53만 회의 최고 트래픽을 기록하며 2회 차 좌석을 전석 매진시켰다. 앞서 지난 8월 올림픽공원 KSPO DOME(구 체조경기장)에서 개최한 서울 첫 단독 콘서트 당시 3회 공연을 전석 매진시킨 데 이어 3개월 만에 또 한 번 공연장 크기와 관객수를 대폭 확장했다는 점은 이들의 광폭 행보를 엿볼 수 있는 지점이다.
고척 앙코르 공연 당시 플레이브는 "데뷔 100일 라이브에서 '고척돔에서 공연을 할 수 있을까?'라고 말했었다. 그런데 지금 그 고척돔에 와 있다"라며 벅찬 소회를 전했다. 이들은 "플리(플레이브 공식 팬덤명)의 사랑과 응원 덕분에 상상조차 못 했던 고척돔 무대까지 설 수 있었고, 이 순간이 정말 기적처럼 느껴진다. 우리를 믿고 함께 걸어준 플리가 있었기에 버추얼 아이돌에 대한 편견을 넘어 지금의 플레이브가 될 수 있었다. 앞으로도 끝나지 않을 우리 여정에서 더 좋은 음악과 성장으로 보답하겠다. 함께 역사를 만들어가고 싶다"라는 말로 앞으로 이어갈 행보에 대한 기대를 높였다.
플레이브의 고척돔 입성이 더욱 값진 이유는 이들이 태생적 한계를 뛰어넘어 '1군 보이그룹'으로 존재감을 굳히는 계기가 됐다는 데 있다. 플레이브는 데뷔 이후 실물이 아닌 2D 캐릭터에 기반, 버추얼 기술력을 활용해 탄생한 가상 아이돌이라는 특수성 때문에 각종 편견에 부딪혀왔던 바, 가시적인 성과를 통해 이러한 편견을 부수고 당당히 입지를 굳혔다는 점은 실로 유의미한 결과다.
플레이브의 가장 큰 성공 요인은 '휴머니즘'이다. 실제 인간과 버추얼 멤버들을 실시간으로 연결하는 모션 트래킹, 실시간 랜더링 기술 등을 활용한 이들은 기존 가상 인간과 달리 양방향 소통이 가능하고 보다 현실과 맞닿아있는 버추얼 아이돌로서 빠르게 팬덤을 흡수했다. 멤버별로 각각 실제 인간과 연결돼 있는 만큼 다른 아이돌과 마찬가지로 확실한 멤버들의 개성, 그 사이에서 나오는 시너지, 촘촘한 관계성에 기반한 팀워크 등을 보여줄 수 있다는 점도 플레이브의 강점이다.
지난 2년여의 활동을 통해 쌓아온 이들의 음악색 역시 인기를 견인하는 핵심 요소다. 플레이브는 본체 다섯 멤버 모두 작사, 작곡, 안무, 나아가 프로듀싱 전반에 참여하며 앨범을 완성해 온 '자체 제작 아이돌'이다. 멤버들이 작업의 주축인 만큼 '플레이브'만의 색깔을 담아낸 음악과 웰메이드 퍼포먼스가 대중에게 점차 인정을 받으며 버추얼 아이돌에 대한 편견을 걷어냈고, 이는 플레이브가 K팝 시장에서 입지를 굳히는 데 큰 영향을 미쳤다.
물론 아직까지 플레이브의 태생적 특수성을 이유로 다른 보이그룹과 동일선상에서 바라보긴 어렵다는 시선도 남아있다. 다만 분명한 것은 더이상 이들을 '버추얼'이라는 한계에 국한지어 바라볼 수만은 없다는 사실이다. 이제 플레이브가 존재를 증명해야 하는 시기는 지났다. 앞으로 지켜봐야 할 것은 이들이 자신들만의 무대와 음악으로 얼마나 더 큰 성과를 거둘 수 있을지다.
홍혜민 기자 hh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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