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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10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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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손흥민보다 주급 더 받는 시몬스, 18경기 만에 첫 골! “시간 문제였어” 포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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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OS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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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OSEN=이인환 기자] 손흥민보다 많은 주급을 받는다는 사실만으로도 거대한 압박 속에 서 있던 ‘토트넘 새 7번’ 사비 시몬스(22)가 마침내 터졌다. 18경기 만에 첫 골을 넣으며 비난을 뒤집고, 무거웠던 등번호의 상징을 조금씩 감당하기 시작했다.

    토트넘은 6일(한국시간) 런던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5-2026 프리미어리그 15라운드에서 브렌트포드를 2-0으로 꺾었다. 공식전 5경기 무승(2무 3패) 흐름을 끊어낸 경기였지만, 팬들의 환호가 가장 크게 울린 순간은 시몬스가 마침내 등번호 ‘7번’에 걸맞은 골을 터뜨린 전반 43분이었다.

    ] 손흥민보다 높은 연봉, 그 무게는 결코 가볍지 않았다. 토트넘이 ‘손흥민의 후계자’라며 등을 떠밀듯 맡긴 등번호 7번. 가격표는 6000만 유로(약 1023억 원), 주급은 무려 19만 5000파운드(약 3억 7900만 원). 토트넘의 레전드 손흥민이 10년 동안 쌓아 올린 명성과 헌신보다 더 큰 보상을 받는 신입 공격수 사비 시몬스(22)는 결국 18경기 만에야 첫 골을 터뜨릴 수 있었다.

    그 한 방이 나오기까지, 여정은 혹독했다. 시몬스는 앞선 17경기에서 골을 넣지 못하면서 큰 비난을 샀다. 특히 손흥민보다 더 많은 주급을 받는 것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손흥민보다 어린 나이에 더 많은 주급을 사면서 부진한 활약을 보이자 미난의 여론은 더욱 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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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상대 빌드업 실수를 잡아챈 그는 특유의 폭발적인 드리블로 브렌트포드의 수비진을 갈랐다. 박스 안까지 깊숙이 파고든 시몬스는 마지막 터치까지 침착했다. 강하게 눌러 찬 오른발 슈팅이 골문 구석을 찔렀고, 그는 온몸을 뒤흔들며 포효했다. 비난, 압박, 조롱, 기사 제목에 붙던 ‘17경기 무득점’ 꼬리표. 모든 게 한순간에 터져나간 듯한 포효였다.

    시몬스는 손흥민의 후계자로 소개됐다. 팬들도 언론도 토트넘 구단까지도 그에게 기대했다. 하지만 손흥민이 10년간 만들어온 ‘7번의 무게’는 예상보다 훨씬 더 무거웠다. 손흥민은 토트넘에서 10년을 뛰며 리그 112골, 통산 162골을 넣고 골든 부트를 차지한 선수다.

    토트넘 역사에서 ‘전성기를 스스로 만든 선수’ 중 하나라는 평가도 있다. 슈팅, 패스, 헌신, 리더십, 무엇보다 팀에 대한 절대적인 충성심으로 팬들의 마음에 영원히 남았다. 그런 손흥민보다 더 많은 급여를 받는 시몬스에게 당연히 요구되는 잣대도 높았다.

    그러나 초반의 시몬스는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프리미어리그 10경기에서 도움 1개, 전체 대회 17경기 무득점. SNS에서는 ‘손흥민의 유산을 망친 선수’라는 조롱이 오르내렸다. 영국팬들은 “19만 5000파운드라는 주급을 주고 데려온 선수 맞냐”,라면서“손흥민과 비교 자체가 모욕”이라며 날을 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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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런 비난을 조금이나마 덜게 된 경기 뒤 시몬스는 담담하지만 묵직한 말로 감정을 털어놨다. 그는 “공을 잡았을 때 넣어야겠다는 생각뿐이었다. 새로운 환경에 적응해야 했다. 마음을 다잡았다. 이 골이 올 줄은 알았다. 단지 시간 문제였다"라고 말했다.

    그리고 시몬스는 “나는 축구에 굶주렸다. 토트넘에서 매일 꿈을 이루고 있다"라면서 자신감을 나타냈다. 손흥민처럼 팀의 상징이 되고 싶다는 뜻일까. 불분명하지만 확실한 건 있다. 토트넘은 또 하나의 ‘특별한 7번’을 바라는 마음으로 시몬스를 데려왔고, 그는 브렌트포드전에서 그 기대에 조금은 응답했다는 사실이다.

    시작은 늦었지만, 한 방은 강했다. 손흥민보다 더 많은 돈을 받는 선수라는 압박, 18경기 만에 난생 처음 토트넘 유니폼을 입고 골을 넣은 해방감. 시몬스가 앞으로 얼마나 성장할지는 알 수 없지만, 단 한 가지는 분명하다. ‘토트넘의 7번’이라는 번호는 가벼운 상징이 아니라는 것. 그리고 이제 시몬스는 그 무게를 견디기 시작했다.

    /mcadoo@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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