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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10 (수)

    이슈 UEFA 챔피언스 리그

    '살라 명단 제외' 리버풀, 인테르 원정에서 1-0 승리...UCL 9위 도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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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OSEN

    [사진]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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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OSEN=정승우 기자] 내분과 부진으로 흔들리던 리버풀이 밀라노 원정에서 값진 승리를 거뒀다. 모하메드 살라(33, 리버풀)를 완전히 배제한 채 거둔 결과라 더 묵직했다.

    리버풀은 10일(한국시간) 이탈리아 밀라노의 스타디오 산 시로에서 열린 2025-2026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리그 페이즈 6차전에서 인터 밀란을 1-0으로 꺾었다. 도미닉 소보슬라이가 후반 막판 페널티 킥 결승골을 성공시키며 승부를 갈랐다.

    이날 승리로 리버풀과 인테르는 나란히 4승 2패(승점 12)가 됐다. 두 팀 모두 상위 8위 안에 들어 16강에 직행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 인테르의 챔피언스리그 홈 18경기 연속 무패(15승 3무) 행진도 리버풀 앞에서 멈췄다.

    킥오프 전부터 리버풀은 경기 외적인 이슈에 더 시달렸다. 팀의 상징이었던 살라가 최근 인터뷰에서 "버스 아래에 던져졌다"라며 구단과 아르네 슬롯 감독을 공개 비난했다. 슬롯 감독은 논란이 불거지자 살라를 비롯해 코디 각포, 페데리코 키에사, 와타루 엔도까지 원정 엔트리에서 제외하는 강수를 뒀다. 사실상 '징계성 배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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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슬롯 감독은 전술에서도 변화를 줬다. 살라, 비르츠를 모두 벤치에 두고 위고 에키티케-알렉산데르 이삭 투톱 아래에 커티스 존스, 소보슬라이, 라이언 흐라벤베르흐, 알렉시스 맥 알리스테르까지 중앙 성향 미드필더 4명을 세운 4-3-1-2 형태를 들고 나왔다. 수비에는 앤드류 로버트슨, 버질 반 다이크, 이브라히마 코나테, 조 고메스, 골문에는 알리송 베케르가 나섰다.

    인테르는 라우타로 마르티네스-마르쿠스 튀람 투톱에 루이스 엔히키, 니콜로 바렐라, 하칸 찰하노을루, 헨리크 미키타리안, 페데리코 디마르코가 중원을 구성했다. 알레산드로 바스토니, 프란체스코 아체르비, 마누엘 아칸지가 스리백, 얀 조머가 골문을 지켰다. 리그에서처럼 가장 익숙한 얼굴들이 나왔다.

    전반 흐름은 의외로 원정팀 리버풀이 더 날카로웠다. 소보슬라이가 이삭을 세운 초반 빌드업이 잘 통했고, 전반 18분 존스의 중거리포, 이어 흐라벤베르흐의 슛까지 조머의 선방을 끌어냈다. 인테르는 전반 11분 찰하놀루가 부상으로 빠지고 피오트르 지엘린스키까지 조기 투입하면서 리듬이 흐트러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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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리버풀은 세트피스에서 먼저 골망을 흔들었다. 전반 32분 코너킥 상황에서 에키티케가 방향을 바꾼 볼을 코나테가 헤더로 마무리했다. 그러나 비디오 판독(VAR) 결과, 선행 장면에서 에키티케의 핸드볼이 지적되며 골이 취소됐다.

    전반 막판에는 인테르가 반격했다. 추가시간 바스토니의 정확한 크로스를 라우타로가 환상적인 다이빙 헤딩으로 연결했지만, 알리송이 몸을 던져 막아냈다. 공방은 엇비슷했지만, 득점 없이 0-0으로 전반이 끝났다.

    후반전에도 리버풀의 조직력이 먼저 빛났다. 후반 2분 에키티케가 하프라인 근처에서 직접 압박으로 공을 탈취한 뒤 과감한 중거리 슛을 날렸고, 18분에는 특유의 안쪽으로 파고드는 드리블에 이은 슛으로 인테르 수비를 흔들었다. 로버트슨의 날카로운 크로스는 바스토니가 간신히 걷어내며 자책골 위기를 넘겼다.

    인테르는 후반 15분 빠른 전진 이후 라우타로의 슛이 반 다이크 발에 막히며 아쉬움을 삼켰다. 이후에도 튀람의 중거리 슛, 바렐라의 세컨드 볼 슈팅이 계속해서 골문을 살짝 벗어났다. 인테르의 '마지막 한 조각'이 따라주지 않았다.

    슬롯 감독은 후반 23분 이삭과 고메스를 빼고 플로리안 비르츠, 코너 브래들리를 투입했다. 이 교체는 승부수를 넘어 메시지였다. 논란의 중심이었던 살라는 없지만, '우리는 이 스쿼드로 충분히 버틴다'는 선언이기도 했다. 브래들리는 후반 35분 좁은 각도에서 조머의 선방을 이끌어낼 만큼 활력을 불어넣었다.

    경기의 운명은 결국 후반 막판 VAR 판정에서 갈렸다. 후반 43분 비르츠가 페널티 박스 안에서 바스토니의 유니폼을 잡힌 뒤 넘어지자 주심은 처음에는 흐름을 이어가다가 VAR 온필드 리뷰를 진행했다. 비르츠의 넘어지는 동작이 과장됐다는 인테르의 항의에도 불구하고, 심판진의 결론은 페널티였다. 바스토니는 반칙과 함께 옐로카드까지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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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키커는 소보슬라이였다. 경기 내내 중원을 넓게 커버하며 팀을 이끌던 그는 오른쪽 구석으로 강력하고 정확한 킥을 밀어 넣었다. 조머가 방향을 읽고 몸을 던졌지만 손끝으로도 닿지 못했다. 무거웠던 리버풀의 한 시즌을 잠시 숨 쉬게 만드는 골이었다.

    인테르는 추가시간 6분 동안 마지막 힘을 짜냈지만, 이미 두 차례 부상 교체로 교체 카드를 일찍 소진한 탓에 전방에 새로운 변화를 줄 여유도 없었다. 라우타로와 튀람은 끝까지 골문을 노렸지만, 반 다이크와 코나테, 알리송으로 이어지는 리버풀의 '중앙 축'이 끝까지 버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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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살라의 폭탄 발언, 슬롯 감독을 둘러싼 경질설, 15경기 중 9패라는 부진까지. 산 시로 원정 전까지 리버풀을 둘러싼 분위기는 최악에 가까웠다. 그러나 살라 없이, 논란을 잠시 뒤로 밀어둔 채 거둔 이 한 번의 승리는 단순한 3점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 /reccos23@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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