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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19 (금)

    [오피셜] 안세영 '도대체 무슨일' 세계 랭킹 1위인데, 대충 해도 된다고?...와르다니-미야자키 격파→3차전 결과 상관 없이 준결승 진출 확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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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포티비뉴스=신인섭 기자] 조별리그 2연승을 질주한 안세영이 사실상 남은 3차전 결과가 무의미해졌다. 이미 준결승 진출을 확정한 만큼 힘을 빼고 나설 가능성도 생겼다.

    세계 랭킹 1위 안세영은 18일(한국시간) 중국 항저우 올림픽스포츠센터 체육관에서 열린 2025 세계배드민턴연맹(BWF) 월드투어 파이널 여자 단식 A조 2차전에서 세계 랭킹 9위 미야자키 토모카(일본)를 게임스코어 2-0(21-9, 21-6)으로 제압했다.

    올 시즌 안세영의 행보는 압도적이었다. 말레이시아오픈과 인도오픈으로 시작해 오를레앙 마스터스, 전영오픈, 인도네시아오픈, 일본오픈, 중국 마스터스, 덴마크오픈, 프랑스오픈, 그리고 호주오픈까지 총 10개 대회를 휩쓸었다. 14개 국제대회 출전 중 10회 우승. 세계랭킹 1위에 걸맞은 성적표다.

    안세영은 남녀 단식을 통틀어 가장 높은 기준점인 '11관왕' 타이에 도전한다. 이미 지난해 자신이 작성했던 9관왕을 넘어섰고, 일본의 모모타 겐토가 2019년에 작성한 남자 단식 단일 시즌 최다 우승 기록(11회)과 타이를 꿈꾼다. 세계 배드민턴 전체를 통틀어도 손에 꼽히는 페이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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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계 배드민턴 역사에서도 드물게 나오는 폭발적 페이스다. 자연스럽게 관심이 쏠린다. 이에 영국 배드민턴 선수였던 클라크가 대회 전 자신의 개인 SNS를 통해 기대감을 내비쳤다. 그녀는 "인간 성취가 확장되는 것만큼 짜릿한 일도 없다. 한계에 도전해 새로운 기록을 세우거나 아무도 가보지 않은 곳에 발을 들이는 인간의 노력은 늘 매혹적이다. 에베레스트 산 정복, 인류 최초의 달 착륙, 4분의 벽을 깨는 마일 기록 같은 순간들을 떠올려보라"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다가오는 2025 월드투어 파이널에서도 세 명의 한국 선수는 강력한 우승 후보로 나설 예정이며, 모두가 역사를 쓸 기회를 안고 있다. 안세영은 한 시즌 여자 단식 최다 우승 기록을 자신의 이름으로 연장해 11회 우승에 도달할 수 있다. 이는 2019년 남자 단식에서 모모타 겐토가 세운 11회 우승 기록과 동률이 된다"라며 기대했다.

    또, "나는 또 런던 2012 올림픽 경기장에서 우사인 볼트가 100m에서 올림픽 신기록을 세우며 금메달을 차지하는 순간도 보았다. 두 경우 모두 펠프스와 볼트는 우승 후보였다. 그러나 그들의 우세함이 당시의 흥분을 조금도 떨어뜨리진 못했다. 결과가 어느 정도 예상됨에도 불구하고, 나를 포함한 수천 명의 팬들이 경기장을 가득 메운 이유는 단 하나였다. ‘역사가 눈앞에서 쓰여질지도 모른다’는 가능성, 그리고 그 순간을 직접 목격하고 싶다는 열망이었다"라며 안세영의 역사를 두 눈으로 보겠다는 의지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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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선 조별리그 2차전에서 마주한 미야자키를 상대로 안세영은 우위를 점했다. 이미 미야자키를 상대로 5전 전승을 기록 중이던 안세영은 이날 승리로 6전 전승을 이어갔다. 경기 내용 역시 일방적이었다. 안세영은 노련한 경기 운영과 안정적인 수비를 앞세워 경기 내내 흐름을 내주지 않았다.

    2006년생 미야자키는 일본 배드민턴의 차세대 주자로 꼽히는 선수다. 최근 월드투어 파이널 리셉션 행사에서 기모노 차림으로 등장해 화제를 모으는 등 주목을 받았지만, 코트 위에서는 안세영의 벽을 넘지 못했다. 일본 매체 ‘더 다이제스트’ 역시 미야자키의 스타성과 인기를 조명한 바 있다.

    미야자키는 이번 대회 막판에 합류한 선수다. 월드투어 파이널은 시즌 누적 포인트 상위 8명만 출전할 수 있는 무대인데, 동일 국가 최대 2명 출전 제한 규정으로 세계 랭킹 5위 천위페이(중국)가 제외되면서 마지막 티켓이 미야자키에게 돌아갔다. BWF는 “미야자키가 월드투어 파이널 최연소 우승자가 될 수 있다”며 가능성을 언급했지만, 안세영 앞에서는 힘을 쓰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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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세영에게 이번 대회는 의미가 크다. 4년 만의 월드투어 파이널 정상 탈환과 함께 단일 시즌 최다 우승 타이 기록(11회)에 도전하는 무대이기 때문이다. 앞서 열린 A조 1차전에서도 안세영은 세계 랭킹 7위 푸트리 쿠수마 와르다니(인도네시아)를 게임스코어 2-1로 꺾으며 첫 승을 신고했다.

    와르다니를 상대로 안세영은 1게임 초반 몸이 완전히 풀리지 않은 모습 속에 접전을 벌였다. 와르다니의 공세에 밀려 4-7, 13-15까지 뒤처졌지만, 침착한 수비와 정확한 공격으로 흐름을 되찾았다. 16-15로 전세를 뒤집은 뒤에는 연속 득점에 성공했고, 강력한 대각선 스매시와 상대 범실을 엮어 21-16으로 첫 게임을 챙겼다.

    2게임에서는 분위기가 반전됐다. 안세영은 코트에서 몇 차례 미끄러지며 리듬을 잃었고, 와르다니가 네트 플레이와 적극적인 공격으로 주도권을 가져갔다. 점수 차는 빠르게 벌어졌고, 안세영은 8-21로 게임을 내주며 승부는 원점으로 돌아갔다.

    마지막 3게임에서 안세영은 완전히 달라진 모습으로 코트에 섰다. 초반부터 집요한 수비와 빠른 전환 공격으로 흐름을 장악하며 4-0, 9-1까지 점수를 벌렸다. 긴 랠리에서도 흔들림 없는 집중력을 유지한 안세영은 11-1로 인터벌을 맞았고, 이후에도 격차를 유지하며 여유 있게 경기를 운영했다. 결국 21-8로 3게임을 마무리하며 승리를 확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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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첫 승을 신고한 안세영은 몸이 한결 가벼운 모습이었다. 미야자키와의 경기에서 안세영은 초반부터 주도권을 잡았다. 1게임 초반 잠시 실점을 허용했지만, 연속 득점으로 흐름을 가져온 뒤 인터벌을 11-4로 앞서며 경기를 풀어갔다. 이후에도 공격과 수비의 완급 조절로 격차를 벌리며 21-9로 1게임을 마무리했다.

    2게임에서도 양상은 크게 다르지 않았다. 안세영은 미야자키의 실수를 유도하며 빠르게 점수를 쌓았고, 상대의 약점을 집요하게 공략하며 인터벌을 11-4로 앞섰다. 흐름을 완전히 장악한 안세영은 여유 있는 운영 속에 21-6으로 경기를 끝냈다.

    이로써 안세영은 A조에서 2승을 기록하며 준결승 진출을 조기에 확정했다. 같은 날 야마구치 아카네(일본) 역시 2승을 거두면서 두 선수는 나란히 토너먼트에 올랐다. 안세영은 19일 야마구치와 조별리그 최종전을 치른 뒤 20일 준결승, 21일 결승에 나설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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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만 이미 2위를 확보한 만큼 조별리그 마지막 경기는 부담 없이 치를 수 있게 됐다. 이번 월드투어 파이널은 조별리그를 통과한 뒤 4강 대진이 다시 추첨으로 결정된다. 같은 조에서 올라온 1·2위가 준결승에서 다시 만날 수도 있다. 실제로 2023년 대회에서도 안세영은 조별리그에서 꺾었던 상대를 4강에서 다시 만나 탈락의 고배를 마신 경험이 있다.

    이번에도 추첨 운이 따르지 않으면 야마구치와 이틀 연속 혈투를 벌여야 하는 시나리오가 현실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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