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즌 11번째 우승 트로피 들어보이는 안세영 [사진=AFP·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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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라운드 위에서 땀과 열정을 쏟는 선수들의 이슈를 토대로 다양한 면을 살펴봅니다. '주목! 이 선수'는 인터뷰·기록·선수 인생 등을 활용해 만들어가는 코너입니다. <편집자 주>
최고의 시즌에 정점을 찍었다. 이제는 'GOAT(Greatest Of All Time, 역대 최고 선수)'을 논해도 손색 없다.
'배드민턴 여제' 안세영은 지난 21일 중국 항저우에서 펼쳐진 세계배드민턴연맹(BWF) 월드투어 파이널스 2025 여자 단식 결승전에서 세계 랭킹 2위인 왕즈이(중국)를 1시간 36분 간의 혈투 끝에 게임 스코어 2-1(21-13, 18-21, 21-10)로 꺾었다. 경기 도중 쥐가 나는 위기 속에서도 투혼을 발휘하며 트로피를 거머쥐었다. 왕즈이는 올해 안세영을 상대로 8전 전패했다. 세계 랭킹 2위를 상대로도 '천적'임을 입증한 안세영이다.
이로써 안세영은 시즌 11번째 우승 트로피를 획득했다. 남녀 통합 한 시즌 최다 우승 타이 기록이자, 여자 선수로는 최초다. 안세영이 이날 우승하기 전까지 세계 배드민턴 역사상 한 시즌에 11차례나 정상에 오른 선수는 2019년 일본 남자 단식 선수인 모모타 겐토뿐이었다. 1994년생인 모모타는 만 25세 시즌인 2019년 최정점의 기량을 뽐낸 후 2024년 30세의 나이에 은퇴했다. 이러한 대기록을 안세영은 23세에 2년이나 먼저 이뤄냈다.
아울러 안세영은 단식 선수 역대 시즌 최고 승률인 94.8%를 달성했다. 상금 부문에서도, 이날 우승 상금 24만 달러(약 3억6000만원)를 추가하며 역대 배드민턴 선수 중 최초로 시즌 상금 100만3175달러(약 14억8600만원)를 기록, 배드민턴 역사상 처음으로 '시즌 상금 100만 달러'를 돌파했다. 그렇기에 일각에선 벌써부터 안세영이 '배트민턴 GOAT'이라는 얘기까지 나온다.
이유는 올 시즌 안세영의 행보가 승률에서 알 수 있듯 압도적이었기 때문이다. 거미줄 같은 수비력에 날카로운 공격력까지 추가해 상대 선수들도 당황스러워하는 특유의 플레이스타일을 완성한 것이 주효했다.
더욱이 안세영은 2024 파리 올림픽에서 여자 단식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고, 아시안게임도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2023 개최)에서 제패했다. 세계선수권 역시 2023년 정상에 올라 통상적으로 언급되는 그랜드슬램 요건에 아시아선수권대회 단 1관문만 남겨뒀다. 아시아선수권대회는 내년 4월 7일 중국 닝보에서 개막하는데, 현재 안세영의 기세라면 충분히 금메달을 노릴 수 있다.
안세영의 나이가 2002년생으로 아직 젊다는 점도 호재다. 역대급 업적을 쌓고 있는 그는 "제 전성기는 아직"이라며 "저는 아직 어린 선수 축에 속하고, 더 좋은 결과를 낼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현재에 만족하지 않고, 더욱 미래를 위해 노력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안세영 [사진=AP·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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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만족을 모르는 안세영이기에 그랜드슬램뿐 아니라 역대 최초 '슈퍼1000 그랜드슬램' 달성도 노려볼 만하다. '슈퍼1000 그랜드슬램'은 한 해에 4개의 '슈퍼 1000시리즈 대회(말레이시아오픈·전영오픈·인도네시아오픈·중국오픈)를 모두 석권하는 것을 말한다. 안세영은 올해 3개의 대회에서 우승하며, 기록 성사 가능성을 높였으나, 마지막 1000시리즈 대회였던 중국오픈에서 한웨(중국)와의 4강전 도중 피로와 부상 위험성을 고려해 기권하며 아쉬움을 삼켰다.
안세영이 그랜드슬램에 이어 '슈퍼1000 그랜드슬램'까지 이뤄낸다면, 그야말로 'GOAT' 가능성이 한층 더 높아질 전망이다. 여기에 안세영이 지난 15일 세계배드민턴연맹(BWF) 주관 '올해의 여자 선수'를 3년 연속 수상했다는 점도 눈여겨봐야 한다. 이 역시 안세영이 여자 선수로는 최초로 수립했다. 3년 연속 올해의 선수 선정은 남자 선수를 포함해도 린단(중국, 2006~2008)과 리총웨이(말레이시아, 2009~2011)에 이어 안세영이 3번째다. 린단과 리총웨이의 명성을 고려하면, 안세영의 입지가 새삼 더 대단해 보인다.
세계 최고의 선수를 넘어 역대 최고 선수를 노리는 안세영이 그랜드슬램과 전무후무한 '슈퍼1000 그랜드슬램'까지 만든다면, 누구도 반박 못할 배드민턴 역사상 최고 선수로 거듭난다.
아주경제=이건희 기자 topkeontop12@a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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