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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28 (일)

    기성용 깜짝 고백 "지하철 10년 못탔어...상암 A매치에 만 명 오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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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포티비뉴스=박대현 기자] 베테랑 미드필더 기성용(36, 포항)이 국가대표 시절 고충을 털어놨다.

    기성용은 최근 유튜브 채널 '캡틴 파추호'에 출연해 "대표팀 시절 (부진하면) 진짜 욕을 많이 먹었다. (그때 트라우마로) 지하철을 10년 넘게 타지 못했다"고 말했다.

    광양제철중-금호고 시절부터 '호남에 볼 좀 차는 애가 있다'는 소문이 돌 만큼 발군의 재능을 자랑하던 기성용은 2004년 16세 이하(U-16) 대표팀에 승선하며 태극마크를 가슴에 달았다.

    이후 연령별 대표팀에 차례로 이름을 올리며 승승장구했고 불과 열아홉 살이던 2008년 6월 7일 요르단과의 남아공 월드컵 3차 예선 5차전에서 A매치 데뷔 꿈을 이뤘다.

    태극마크 무게는 청소년 대표 시절과 견줘 배 이상 육중했다. 커리어 두 번째 A매치 만에 십자포화를 맞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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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당시 허정무 감독이 이끌던 한국 축구대표팀은 2008년 9월 10일 중국 상하이에서 열린 남아공 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 예선 북한과 B조 1차전을 1-1로 비겼다.

    홍영조에게 페널티킥 선제골을 내줬지만 '막내' 기성용이 감각적인 발리 슈팅으로 만회골을 뽑아 승점 1을 가까스로 획득했다.

    기성용은 후반 36분 코너킥 찬스에서도 문전으로 올라온 공에 발을 갖다 대 슈팅으로 연결하는 등 날랜 몸놀림을 보였다.

    승점을 얻긴 했으나 적지가 아닌 중국에서 치른 '중립 경기'에 가까운 원정인 데다 북한의 수비 위주 흐름에 말려 내용상으론 졸전이었다.

    언론은 연일 허정무호를 질타했고 선수단 역시 당당히 고개를 못 드는 분위기로 각자 소속팀에 서둘러 복귀했다.

    앞서 2008 베이징 올림픽 조별리그 탈락으로 '금메달을 목에 건 박태환을 위해 축구장엔 물을 채워라'는 비판 목소리가 등등했는데 A대표팀서도 시원스런 경기력이 실종되자 팬심이 급속도로 싸늘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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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성용에 따르면 자신의 A매치 데뷔전 또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렸는데 "상암에서 하는데도 관중이 1만1000명인가에 그쳤다. (A매치가 아니라) 올림픽 경기를 뛰는 느낌이었다" 회고할 만큼 2000년대 후반 한국축구를 둘러싼 '공기'가 다소 험악했다.

    올해 마지막 A매치였던 가나전 관중 수가 3만3256명이었고 지난 10월 14일 파라과이전은 2만2206명이었다. 6만6000명을 수용하는 서울월드컵경기장이 3만 명을 채우지 못한 건 2015년 10월 13일 자메이카전 이후 10년 만이었다. 이 정도 규모로도 대표팀 위기론이 넘실대는 양상인데 '상암 1만 관중'은 당시 얼마나 자국 대표팀에 대한 여론이 좋지 않았는가를 알 수 있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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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성용은 "사실 북한전 만회골은 운이 좀 따른 득점이었다. 그 당시에 북한이 축구를 잘했다. 조금 쉽지 않은 경기였다"면서 "내가 동점골을 뽑으면서 허 감독님이 생존에 성공하셨다. 대표팀 지도자 생명을 연장하셨다(웃음)"며 농을 쳤다.

    "그때 진짜 욕을 많이 먹었다. 북한과 비기고 나서 한국에 왔는데 (당시엔) 내가 지하철을 타고 다닐 때였다. 지하철 객차에 방송 뉴스가 있지 않나. 대표팀 기사 꼭지가 나오는데 아나운서가 '우리 대표팀이 북한과 맞대결에서 또 졸전을 펼쳤습니다'라고 멘트하는 거다. (너무 창피해서) 다음 역에서 바로 내렸다. 그 뒤로 지하철을 10년 동안 안 탔다. 골을 넣었는데도 너무 부끄러웠다"며 씁쓸했던 기억을 떠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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