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강민호(왼쪽)가 28일 FA 계약을 마친 뒤 이종열 단장과 밝게 웃고 있다. 사진 삼성 라이온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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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의 베테랑 포수 강민호(40)가 프리에이전트(FA) 역사를 새로 썼다. 역대 1호인 4번째 FA 계약 그리고 40대 선수 최초의 통산 총액 200억원 돌파라는 신기원을 열었다.
삼성은 28일 “내부 FA 강민호와 계약기간 2년, 총액 20억원(계약금 10억, 연봉 3억원, 연간 인센티브 2억원)으로 합의를 마쳤다. 이로써 통산 2496경기를 뛴 베테랑 포수가 2년 더 안방을 지키게 됐다”고 발표했다. 강민호는 “최초의 4번째 FA라는 기록을 세울 수 있어서 감사하고, 또 뜻깊게 생각한다. 이번 계약으로 삼성에서 모두 10년을 뛰게 됐다. 남은 2년간 더 활약해 과거의 삼성 왕조를 재현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그야말로 FA 신화다. 2004년 롯데 자이언츠 유니폼을 입고 데뷔한 강민호는 2013년 11월 롯데와 4년 75억원의 첫 번째 FA 계약을 성사했다. 옵션 없이 계약금만 35억원, 연봉 10억원인 알짜 계약이었다.
부산 갈매기로 남은 강민호는 그러나 4년 뒤에는 다른 선택을 내렸다. 롯데를 떠나 삼성으로 둥지를 바꿨다. 당시 삼성과 롯데가 똑같은 4년 80억원을 제시했는데 강민호는 제2의 야구 인생을 설계하기 위해 삼성을 택했다. 당시 삼성이 적극적으로 마음을 움직였고, 보상금(20억원)을 포함하면 사실상 100억원을 투자하는 과감성을 높게 사 유니폼을 갈아입었다. 롯데팬에겐 충격으로, 삼성팬에겐 선물로 남은 이적이었다.
강민호의 FA 연속극은 계속됐다. 2021년 12월, 당시 30대 중반의 나이로 삼성과 4년 총액 36억원 계약을 추가했다. 이때만 하더라도 강민호의 FA 계약은 이번이 마지막일 수 있다는 전망이 지배적이었다. 그러나 강민호는 지난 4년간 꾸준히 활약하며 주전 포수 자리를 지켰다. 매년 10개 이상의 홈런을 때려냈고, 안방에선 젊은 투수들을 착실히 리드했다.
올 시즌 127경기에서 타율 0.269 12홈런을 기록한 강민호. FA 시장은 여전히 베테랑 안방마님을 원했다. 삼성은 당연히 연장계약을 원했고, 개장 초반에는 친정팀 롯데가 강민호에게 관심이 있다는 소문이 돌았다. 그러나 롯데가 FA 시장에서 발을 빼면서 행선지는 삼성으로 좁혀졌고, 최근 세부계약 조율을 마쳤다.
강민호, PO 최고령 홈런 (대전=연합뉴스) 김준범 기자 = 19일 대전한화생명볼파크에서 열린 2025 프로야구 KBO리그 포스트시즌 플레이오프 2차전 삼성 라이온즈와 한화 이글스의 경기. 9회초 2사 1루 때 2점 홈런을 친 삼성 강민호가 환호하고 있다. 2025.10.19 psykims@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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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8년 FA 제도 도입 후 통산 총액 200억원을 넘긴 선수는 SSG 랜더스 3루수 최정(38)과 두산 베어스 포수 양의지(38), KT 위즈 외야수 김현수(37)뿐이었다. 최정은 총액 302억원으로 최초의 300억원 시대를 열었고, 양의지가 277억원으로 뒤를 따랐다. 김현수는 지난달 KT와 3년 50억원으로 계약하며 총액을 255억원으로 늘렸다. 강민호의 이번 계약으로 FA 200억원 클럽 가입자는 4명이 됐다.
한편 삼성은 올해 스토브리그에서 공격적인 행보를 펼쳤다. 앞서 내부 FA 투수인 이승현(34)과 김태훈(32)을 눌러 앉혔고, 강민호까지 잡아 전력 손실을 최소화했다. 또, KIA 타이거즈에서 활약하던 베테랑 FA 최형우(42)를 영입하고, NC 다이노스와의 트레이드를 통해 주전급 포수 박세혁(35)을 데려와 타선을 강화했다. 1983년생 최형우와 1985년생 강민호가 선수단 구심점 노릇을 하고, 강민호와 박세혁이 안방을 나눠 책임진다면 전력을 안정적으로 유지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강민호는 “FA 계약을 진행하면서 후배들이 ‘내가 꼭 필요하다’며 간절하게 이름을 불러줬다. 평소 밥을 많이 사준 덕분이라고 생각한다. 후배들과 힘을 합쳐 내년에는 우승을 목표로 뛰겠다”면서 “최형우 선배는 예전부터 친하게 지내던 형이다. 최근에도 ‘빨리 계약하라’며 나를 재촉하더라. 이제 같은 유니폼을 입고 뛰는 만큼 형과 의기투합하겠다”고 말했다.
고봉준 기자 ko.bongj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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