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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계 멘트가 키운 '왕따 주행 논란'→심리 치료까지 받았던 김보름, 현역 은퇴 "포기 안 한 선수로 기억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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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OSEN

    [OSEN=강릉, 민경훈 기자] 24일 오후 강원도 강릉 올림픽파크 스피드스케이팅장에서 '2018 평창동계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매스스타트 결승 경기가 열렸다.한국 김보름이 2위로 레이스를 마친 뒤 눈물을 흘리고 있다. /rum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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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OSEN=노진주 기자] 왕따 주행 억울함을 벗은 '스피스스케이팅 장거리 간판' 김보름(32, 강원도청)이 정든 스케이트화를 벗는다.

    김보름은 지난 달 30일 자신의 소셜 미디어 계정을 통해 현역 은퇴를 직접 알렸다.

    그는 “11살에 처음 스케이트를 시작해 2010년부터 2024년까지 국가대표로 얼음 위에 서며 제 인생의 대부분을 보냈습니다. 그리고 올해를 마지막으로 선수 생활을 마무리 합니다. 은퇴를 결정했습니다”라고 운을 뗐다.

    이어 “어린 시절 얼음 위에 처음 발을 디뎠던 날부터 스케이트는 제 삶의 전부였습니다. 어설프게 균형을 잡던 아이는 꿈을 품었고, 그 꿈을 따라 멈추지 않고 달려왔습니다. 그 길 위에서 올림픽, 아시안게임, 세계선수권이라는 값진 무대와 소중한 순간들을 만날 수 있었습니다”라고 전했다.

    더불어 “그 여정이 늘 쉽지만은 않았습니다. 기쁨의 순간도 있었지만, 말로 다 담기 어려운 시간들 또한 지나왔습니다. 결과보다 과정이 더 버거웠던 날들도 있었고, 다시 일어서야 했던 순간들도 있었습니다. 그럼에도 끝까지 그 자리에 설 수 있었던 이유는 스케이트를 놓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선수 생활은 여기서 마무리하지만, 스케이트를 향한 마음은 여전히 제 안에 남아 있습니다. 많은 어려움과 좌절 속에서도 끝까지 포기하지 않았던 선수로 기억된다면 그것으로 충분합니다”라고 힘줘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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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OSEN=강릉, 민경훈 기자] 19일 오후 강원도 강릉 올림픽파크 스피드 스케이트 경기장에서 '2018 평창동계올림픽' 스피드 스케이팅 여자 팀 추월 준준결승 경기가 열렸다.한국 김보름이 경기를 마친 뒤 숨을 고르고 있다. /rum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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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보름은 2010년부터 2024년까지 태극마크를 달았다. 장기간 대표팀의 중심으로 국제대회에 출전했다.

    동계올림픽 무대에 꾸준히 출전했다. 2014년 소치 대회를 시작으로 2018년 평창 대회와 2022년 베이징 대회까지 세 차례 연속 나섰다. 특히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 때 여자 매스스타트 부문 은메달을 획득했다.

    아시안게임과 세계선수권대회에서도 성과를 남겼다. 그는 2017년 삿포로 동계아시안게임 여자 5000m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같은 해 강릉에서 열린 세계선수권대회 매스스타트에서도 정상에 섰다.

    순탄한 시간만 있었던 것은 아니다. 김보름은 평창 동계올림픽 여자 팀추월 이후 이른바 ‘왕따 주행’ 논란에 휘말렸다.

    배성재 캐스터와 제갈성렬 위원의 해설이 해당 논란의 불씨였다. 김보름과 박지우가 노선영보다 앞서 결승선을 통과하자 이들이 팀 멤버인 노선영을 챙기지 못했다는 취지로 두 선수를 비판적인 어조로 지적했다.

    경기 직후 여론은 급격히 악화했다. 김보름은 왕따 주도자로 지목돼 수위 높은 비난을 받아야 했다.

    논란은 정부 차원의 조사로 번졌다. 문화체육관광부가 특정감사를 진행했다. 조사 결과 ‘왕따 주행’은 없었다는 결론이 나왔다.

    하지만 이미 여론의 집중포화를 맞은 김보름은 큰 상처를 입고 심리치료까지 받아야 했다.

    추후 배성재는 "편파중계는 없었다. 그럴 의도를 가질 이유도 없다"라고 해명한 뒤 “다만 김보름이 힘든 시기를 겪은 것은 가슴 아프고 유감스럽게 생각한다. 관심이 무겁고 힘들었을 것이라 공감한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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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OSEN=강릉, 민경훈 기자] 19일 오후 강원도 강릉 올림픽파크 스피드 스케이트 경기장에서 '2018 평창동계올림픽' 스피드 스케이팅 여자 팀 추월 준준결승 경기가 열렸다.한국 김보름, 노선영, 박지우가 역주를 펼치고 있다. /rum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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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평창 대회가 끝나고 약 1년 뒤인 2019년 1월 김보름은 자신이 오히려 노선영으로부터 괴롭힘을 당했다고 밝혔다. 국가대표 선수촌에 처음 들어간 2010년부터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까지 훈련 방해와 폭언이 있었다고 주장한 것. 노선영은 “그런 사실이 없다”고 맞섰다.

    결국 법적 공방으로 이어졌다. 김보름은 2020년 11월 노선영을 상대로 2억 원의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제기했고, 2023년 5월 일부 승소했다.

    논란과 상처 속에서도 김보름은 빙판을 떠나지 않았다. 2022년 베이징동계올림픽 매스스타트에 출전해 5위에 올랐다. 이후에도 태극마크를 유지했다. 2023-2024시즌까지 국가대표로 활약했다.

    은퇴를 밝힌 김보름은 “이제는 조금 천천히 걸어보려 합니다. 운동을 통해 배운 마음가짐과 자세로 새로운 곳에서도 흔들림 없이 제 길을 나아가겠습니다. 마지막으로, 여기까지 올 수 있도록 묵묵히 응원해 주시고 사랑해 주신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라고 전했다.

    /jinju217@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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