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의 '김준호'가 커리어에서 최정상…후회 없이 올림픽 마무리"
김준호, 질주본능 |
(밀라노=연합뉴스) 이영호 기자 = "내가 오를 수 있던 고지가 낮았을 뿐 지금의 '김준호'에겐 더 올라갈 곳이 없는 것 같습니다."
한국 남자 스피드스케이팅 '단거리 베테랑' 김준호(30)가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 올림픽을 마지막으로 12년 동안 이어온 '올림픽 메달 도전'을 아쉬움 속에 마무리했다.
김준호는 15일(한국시간) 이탈리아 밀라노 스피드스케이팅 스타디움에서 열린 남자 500m에서 34초 68의 기록으로 전체 29명의 출전 선수 가운데 12위를 차지했다.
2014년 소치 대회에서 올림픽 데뷔전을 치른 김준호는 21위로 첫걸음을 뗀 뒤 2018 평창 대회에서 12위를 차지하더니 2022년 베이징 대회에선 6위까지 올라섰다.
이번 대회를 앞두고 자신의 마지막 올림픽이라고 선언한 김준호는 마지막 불꽃을 태웠지만 시상대에 오로지 못하고 발걸음을 되돌리고 말았다.
숨 고르는 김준호 |
경기가 끝난 뒤 공동취재구역에서 만난 김준호의 표정은 아쉬움과 후련함이 교차했다.
김준호는 "후회 없이 레이스를 펼친 것 같아 너무 기분이 좋다"라며 "결과는 팬들의 응원해주신 것에 미치지 못해 죄송스럽다. 하지만 저는 열심히 준비했고, 그 결과를 받아 들고 나서 행복했다"고 소감을 전했다.
자신의 마지막 올림픽을 마친 김준호는 부모님 생각에 눈시울이 뜨거워졌다.
초등학교 입학과 더불어 스피드스케이팅을 시작한 김준호는 어느새 선수 생활을 24년째 이어왔다.
그는 "부모님께서 지난 24년 동안 열심히 뒷바라지 해주셨는데, 그 노력에 대한 결과를 못 이룬 것 같아서 너무 죄송스러운 마음이다. 그래서 눈물이 났다"고 말했다.
24년의 선수 생활을 버텨온 자신에게 해주고 싶은 말을 묻자 "너무 고생했다고 말해주고 싶다. 부상도 있었고, 슬럼프에도 빠졌고, 슬픔도 기쁨도 있었다. 그 무게를 잘 견뎌온 나 자신이 고맙다"고 미소를 지었다.
그는 "결승선을 통과하면서 파란불(기록 단축)이 켜졌으면 좋았을 텐데 빨간불(기록 초과)이 들어와서 조금 아쉬웠다"라며 "그래도 결승선을 지나고 나서 '너무 잘했다'라고 생각했다. 후회는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지난 1년 동안 많은 고통과 힘듦을 버텨왔다. 이제 다시 올림픽에 나선다는 게 조금은 겁이 난다. 지금의 '김준호'가 최정상이다. 바라보는 고지가 낮았을 뿐 이제 더 올라갈 곳이 없다"고 덧붙였다.
레이스 마친 김준호 |
김준호는 지난 4년 동안 올림픽을 준비하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을 2025-2026시즌으로 꼽았다.
그는 "이번 시즌 500m 한국 기록(33초 78)도 세웠고, 올림픽이라는 큰 무대에서 또 뛰는 나 자신의 모습이 정말 영광스러웠다"라며 "'올림픽 메달리스트'가 되면 너무 좋은데, 어떻게 보면 '올림피언' 자체도 멋있다. 그래서 이번 시즌이 제일 기억에 남는다"고 설명했다.
마지막 올림픽 무대를 마친 김준호는 "현역 은퇴는 차차 생각해 보겠지만 앞으로 후배들이 더 잘할 것으로 믿는다. 제가 못 이룬 꿈을 후배들이 이뤘으면 좋겠다"라며 "후배들이 이 자리에 왔을 땐 저보다 높은 순위로 올랐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horn90@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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