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2.24 (화)

    “카르텔도 월드컵 흥행 원해” vs “권력 공백이 더 큰 불안 부를 수도”…전문가들, 멕시코 치안 변수에 엇갈린 전망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스포츠경향


    2026 북중미 월드컵 공동 개최국인 멕시코가 대형 마약카르텔 수장의 사망 이후 전국적 유혈사태에 휩싸이면서 국제 스포츠 이벤트의 안전성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멕시코 정부에 따르면, 악명 높은 마약 조직 ‘할리스코 신세대 카르텔(CJNG)’의 수장 네메시오 오세게라 세르반테스, 일명 ‘엘 멘초’가 군 작전 과정에서 사망한 이후 조직원들이 무장 충돌과 방화, 도로 봉쇄 등 대규모 보복에 나섰다. 특히 할리스코주에서는 ‘코드 레드’ 수준의 비상 보안 조치가 발령됐으며, 최소 25명의 국가방위군이 24시간 내 사망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사태는 단순한 지역 분쟁을 넘어 월드컵 개최 일정에도 직간접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할리스코주 주도 과달라하라는 이번 대회에서 4경기를 개최할 예정이며, 멕시코시티와 몬테레이에서도 각각 5경기, 4경기가 예정돼 있다. 영국 노팅엄대 형법학과 하비에르 에스카우리아차 교수는 BBC와의 인터뷰에서 “카르텔을 강하게 압박하면 반드시 반작용이 따른다”며 “지도자의 공백은 새로운 권력 다툼을 불러와 단기간 불안정성을 키울 수 있다”고 지적했다. 다만 그는 “카르텔 역시 월드컵이 평화롭게 치러지는 것이 경제적으로 유리하다는 점을 알고 있다”며 “관광객이 들어와 소비하는 것이 이들에게도 이익”이라고 분석했다.

    미국 정부는 할리스코주 체류 자국민에게 실내 대피를 권고했고, 캐나다는 푸에르토 바야르타 공항행 항공편을 취소했다. 일부 항공편은 출발지로 회항하기도 했다. 영국 정부 역시 일부 지역에 대해 필수 목적 외 여행 자제를 권고했다. 브리스톨 웨스트잉글랜드대 범죄학자 카리나 가르시아-레이예스 박사는 “현재로서는 관광객에게 ‘중간 수준’의 위험이 존재한다”며 “군사 작전이 추가로 확대되지 않는다면 당국이 주요 지역의 위험을 통제할 가능성이 크다”고 진단했다. 엘 콜레히오 데 멕시코의 모니카 세라노 카레토 국제관계학 교수는 “이번 보복이 일회성에 그치기를 바라는 목소리가 크지만, 무기 수준을 감안하면 군사적 충돌이 불가피한 국면으로 번질 가능성도 있다”고 경고했다.

    실제 주말 동안 멕시코 프로축구 1부리그와 2부리그 경기 4경기가 연기됐다. 일부 경기에서는 경기장 외부에서 총성으로 추정되는 소리가 들려 일시 중단되기도 했다.

    한편, 테니스 멕시코오픈은 예정대로 개최된다고 조직위원회가 밝혔다. 아카풀코(게레로주)에서 열리는 이번 대회는 “보안 문제로 취소됐다는 보도는 사실이 아니다”라며 정상 운영을 강조했다. 여자프로테니스(WTA) 투어 역시 유카탄주 메리다에서 열리는 대회에 경찰 병력을 증강 배치했다고 밝혔다.

    이미 미국에서는 이민세관단속국(ICE) 배치와 관련한 논란과 시위가 이어지는 가운데, 멕시코까지 치안 변수로 떠오르면서 북중미 월드컵 전체의 보안 체계가 시험대에 올랐다는 평가다. 전 주멕시코 영국대사 존 벤저민은 “이번 사태는 전례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규모와 강도 면에서 매우 심각하다”며 “미국이 카르텔을 테러조직으로 지정하는 등 정치적 압박을 강화한 상황에서 ‘트럼프 변수’ 역시 현재 사태의 중요한 배경”이라고 분석했다.

    멕시코 정부와 국제축구연맹(FIFA)은 현재까지 월드컵 일정 변경이나 경기 취소 가능성에 대해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다만 세계적 스포츠 이벤트를 앞두고 발생한 대규모 무력 충돌은 멕시코의 치안 역량과 위기 대응 능력을 가늠하는 중대한 시험대가 되리라 전망된다.

    김세훈 기자 shkim@kyunghyang.com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