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남지현. 매니지먼트숲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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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뷔 22년 차, 참여한 작품만 수십 편. 대표작으로 꼽히는 필모그래피도 다양하지만, 배우 남지현의 눈동자는 여전히 생생한 빛으로 반짝였다. 인터뷰 내내 작품에 대한 애정을 가감 없이 드러내는 그를 보며 ‘이토록 연기를 사랑하는데, 흥행이 안 될 리가 없겠다’는 확신이 들었다.
지난 22일 종영한 KBS2 ‘은애하는 도적님아(이하 은도적)’는 그런 남지현의 진심이 다시 한번 통했음을 증명한 작품이다. KBS 사극 드라마의 위기 속에서도 7.6%라는 시청률을 기록하며 유종의 미를 거둔 것에 대해 남지현은 모든 공을 팀에게 돌렸다.
“시청률은 저희의 힘으로만 될 수 있는 게 아니라고 생각해요. 대본이 좋았기에 잘 그려내면 보시는 분들을 행복하게 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으로 열심히 했는데, 그 마음이 보답을 받은 느낌이라 뿌듯합니다.”
24일 서울 강남구의 한 카페에서 스포츠경향과 만난 그는 ‘은도적’의 흥행 소회부터 배우로서 맞이한 서른의 문턱까지, 지난 연기 인생을 관통하는 진솔한 이야기를 가감 없이 털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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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지현은 이번 작품에서 문상민과 영혼이 바뀌는 파격적인 설정을 연기했다. 그는 단순히 성별이 변하는 판타지에 머물지 않고, ‘구원 서사’의 키포인트로서 이 설정을 해석했다.
“작가님이 영혼 체인지를 쓰신 방식이 신선했어요. 단순히 몸이 바뀌는 게 아니라, 상대의 삶을 직관하며 서로의 입장을 이해하게 되는 과정이었거든요. 5부에 처음 바뀌었을 때, 은조의 삶을 직접 살게 된 열이가 왜 은조가 이별을 고했는지 체감하게 되죠. 두 번째 체인지 때는 서로의 방식을 흡수하며 세상을 바꾸자고 끌고 가는 모습이 정말 재밌었습니다.”
함께 호흡을 맞춘 배우 문상민과는 사소한 습관까지 공유하며 디테일을 잡아갔다. 남지현은 상대 배우의 특징을 흡수하기 위해 대화 스타일부터 행동 하나하나를 관찰했다.
KBS 2TV ‘은애하는 도적님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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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민이랑 말투도 다르고 스타일도 다르기 때문에 그걸 흡수하려고 노력했어요. 상민이의 좋은 목소리는 물리적인 거라 따라 하기 어렵지만(웃음), 손을 모으는 습관이나 뒷짐, 팔짱 같은 것들을 지문에 없어도 추가하며 연기했어요. 나중에는 상민이와 눈매가 닮아가는 것 같더라고요. 신기했어요.”
배우로서 캐릭터를 대하는 태도는 과거보다 한층 유연해졌다. 남지현에게 ‘은도적’ 속 홍은조와의 싱크로율을 묻자, 자신과 캐릭터를 분리해 객관화하기 시작했다.
“이전에는 캐릭터와 제가 닮아 보이게끔 노력하는 편이었는데, 이제는 싱크로율이 50% 이상의 수치로 잘 안 나오는 것 같아요. 지금 생각해보면 은조는 저보다 사랑이 많고 대담한 아이였어요. 저였다면 현실에 수긍했을 상황에서도 은조는 과감하게 현실을 바꾸려 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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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었던 20대를 지나 30대를 맞이하게된 남지현은 이제 미래를 미리 설계하기보다 현재에 집중하려 한다. 20대 때 ‘완성된 결과물의 방향성’을 향해 달려왔다면, 30대는 그저 ‘쌓아가는 시간’이다.
“20대 땐 ‘어떤 모습으로 있으면 좋겠다’는 큰 틀 같은 걸 잡고 그렇게 성장하기 위해서 달려온 느낌이었어요. 근데 30대가 되니 그런 게 떠오르지 않더라고요. 그래서 그냥 작품을 하나씩 쌓다 보면 나중에 어떤 모양으로든 완성되겠거니 생각하기로 했어요. 지금 할 수 있는 것들을 새로운 방식으로 자유롭게 해보려 합니다.”
배우 남지현. 매니지먼트숲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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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다음 발걸음은 정통 로맨틱 코미디 장르인 ‘내가 떨릴 수 있게’다. 유교 집안의 장녀가 성인용품 회사 사장을 만나며 벌어지는 소동을 그린 이 작품은 이미 촬영을 마쳤다.
“자연과 싸우며 고생스럽게 찍는 사극의 밸런스도 좋지만, 이번엔 ‘우당탕탕 샤르르’한 로코로 새로운 즐거움을 드릴 수 있을 것 같아요. 제가 욕심냈던 ‘은도적’을 사랑해 주신 분들께 감사하며, 앞으로도 기분 좋은 별명들을 오래 지켜갈 수 있게 노력하겠습니다.”
이민주 기자 leemj@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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