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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2.25 (수)

    '북극 소도시의 반란' 보되/글림트, 인터 밀란 꺾고 UCL 16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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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합계 5-2로 ‘세리에A 선두’ 인터 밀란 제압

    노르웨이 클럽 새 역사...하우게 1골 1도움

    UCL 16강 상대는 맨시티-스포르팅 승자

    [이데일리 스타in 이석무 기자] 유럽 축구의 심장에 북극의 찬바람이 몰아쳤다. 노르웨이 북쪽의 작은 클럽 보되/글림트가 산시로 한복판에서 거함 인터 밀란(이탈리아)을 침몰시켰다. 창단 109년, 구단 역사에 찍힌 가장 선명한 도장이다.

    이데일리

    노르웨이 축구클럽 보되/글림트 선수들의 '거함' 인터 밀란을 잡고 유럽 챔피언스리그 16강 진출을 확정지은 뒤 기뻐하고 있다. 사진=AFPBB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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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되/글림트는 25일(한국시간) 열린 2025~26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녹아웃 플레이오프 2차전 원정경기에서 인터 밀란를 2-1로 눌렀다.

    1차전 홈경기에서 3-1로 승리한 보되/글림트는 합계 스코어 5-2로 인터 밀란을 누르고 UCL 16강 티켓을 거머쥐었다. 보되/글림트는 인구 5만4000여명의 노르웨이 북부 보되를 연고로 작은 구단이다. 1916년 9월 창단한 보되/글림트가 UCL 무대에서 16강에 진출한 것은 창단 109년 만에 처음이다.

    보되/글림트가 공개한 2023~24시즌 회계기준 매출은 3억3800만 크로네(약 510억원)에 불과하다. 같은 기간 인터 밀란(4억7300만 유로·약 8029억원)의 ‘16분의 1’ 정도다. 하지만 이날 2차전에서 볼점유율 36%-64%, 슈팅 수 7-30로 밀리고도 유효 슈팅에선 5-7로 대등하게 맞섰고 결국 승리를 따냈다.

    전반은 폭풍전야였다. 2골 차 열세를 안고 경기를 시작한 세리에A 선두 인터 밀란이 파도처럼 거세게 몰아붙였다. 슈팅이 빗발쳤지만, 보되/글림트는 얼음장 같은 수비로 맞섰다. 골키퍼 니키타 하이킨은 방파제처럼 골문을 지켰다. 계속된 파상공세에도 득점을 올리지 못하자 산시로 경기장에는 불안함이 그늘처럼 드리워졌다.

    결국 후반 13분 일어 터졌다. 인터 밀란의 실수가 한순간 얼음 위 균열처럼 번졌다. 공을 낚아챈 보되/글림트는 빠르게 역습을 전개했고 옌스 페테르 하우게가 세컨드볼을 밀어 넣었다. 북극의 한기에 밀라노를 싸늘하게 덮치는 순간이었다.

    인터 밀란은 만회골을 넣기 위해 몸부림쳤다. 하지만 보되/글림트는 아예 쐐기를 박았다. 후반 27분 하우게의 패스를 받은 하콘 에브옌이 오른발로 그물을 꿰뚫었다. 합계 스코어가 5-1로 벌어졌다. 인터 밀란이라는 거대한 전함이 완전히 침몰하는 순간이었다.

    인터 밀란은 후반 31분 알레산드로 바스토니가 한 골을 만회했다. 하지만 그것은 꺼져가는 불씨를 되살리기에는 너무 모자랐다. 추격은 거기까지였다. 종료 휘슬이 울리자 원정 응원석을 차지한 3000여 노르웨이 팬은 북극의 오로라처럼 일렁였다.

    보되/글림트의 질주는 우연이 아니다. 올 시즌 조별리그에서 맨체스터 시티(잉글랜드)와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스페인)를 잇달아 꺾으며 이미 ‘거함 사냥꾼’으로서 면모를 뽐냈다. 불과 한 달 전만 해도 16강 가능성은 희박하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이제는 아무도 무시할 수 없는 팀이 됐다.

    보되/글림트의 다음 상대는 맨체스터 시티 또는 스포르팅 CP(포르투갈) 중 한 팀이다. 보되/글림트의 용감한 항해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북극권 인구 5만여 명의 소도시가 유럽 축구 지도를 흔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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