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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남정훈 기자] “네, 자~알 봤습니다. 너무 멋있더라고요. 하지만 오늘은 저한테 오는 타구는 다 잡아버리고, 삼진당했으면 하는 마음으로 하려고요”
어제의 동지였고, 조금 있으면 다시 동지가 되지만, 지금만큼은 적이다. 그냥 적도 아니다. 거대한 태산 같은 적이다. 첫 타석에서 초구에 2루타, 그다음 타석엔 만루포를 때려내며 혼자 만화야구를 하고 있는. 그러나 이기고 싶다. 너무나 이기고 싶다. 그래서 이 거대한 적의 타구가 자신에게 오면 다 잡아버리겠다는 마음으로 하겠단다.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로스앤젤레스 다저스 동료인 오타니 쇼헤이(일본)를 상대하는 ‘혜성특급’ 김혜성의 각오다.
김혜성은 7일 일본 도쿄도 분쿄구 도쿄돔에서 2026 WBC 본선 1라운드 C조 조별리그 2차전 일본과의 경기를 앞두고 공식 기자회견에 참석해 경기에 임하는 각오를 밝혔다.
이날 김혜성이 다저스 동료인 오타니와 펼칠 맞대결에 관심이 집중됐다. 다저스 팀 내 최고타자이자 팀을 대표하는 슈퍼스타인 오타니와 준주전 유틸리티 자원 김혜성은 입지에 차이가 있지만, 이날만큼은 그저 한국과 일본을 대표하는 선수로 만난다. 김혜성은 “경기에 임하는 각오는 언제나 같다. 모든 경기에서 항상 이기고 싶고, 잘 하고 싶다”라면서 “오타니는 대단하고 뛰어난 선수이지만 상대 팀 선수이기 때문에 상대 팀 선수 중 1명으로 생각하고 경기에 임할 생각이다”라고 말했다.
사진=AP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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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 양국의 야구 차이가 이 정도로 벌어진 적이 있었던가. 한국은 WBC에서 3연속 본선 1라운드를 탈락한 반면 일본은 ‘디펜딩 챔피언’ 자격으로 이번 WBC에 참가한다. WBC 2연패 및 통산 네 번째 우승에 도전한다.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이라고 해도 지나친 표현은 아니다. 그럼에도 김혜성은 “야구라는 스포츠는 꼴등이 1등을 이길 수 있다. 물론 우리가 꼴등이라는 것은 아니다”라며 웃은 뒤 “야구는 끝날 때까지 결과를 알 수 없다. 투지를 갖고 하다보면 이길 수 있다고 생각한다. 모든 선수들이 그렇게 생각하고 있어서 내가 선수들에게 해줄 말은 특별히 없다. 다들 같은 마음가짐으로 임하고 있다”라고 전했다.
지난 2일 일본 오사카 교세라돔에서 열린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평가전 한국 대표팀과 일본 프로야구 한신 타이거스와의 경기. 6회초 2사 1, 2루 한국 박혜민 타자 때 2루 주자 김혜성이 3루 도루에 성공하고 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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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AP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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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9년생인 김혜성은 한국이 WBC에서 최고 성적을 냈던 2006(4강), 2009(준우승) WBC를 보며 꿈을 키웠다. 대선배들이 일본을 여러 차례 격파했던 하이라이트를 최근에도 보면서 마음을 굳게 다 잡았다. “어릴 때부터 국제대회에서 뛰는 선배님들의 야구를 보면서 꿈을 키웠는데 항상 재밌게 본 것 같고 나도 저런 무대에서 뛰고 싶다는 마음으로 야구를 했다. 이 자리에 와서 너무 기쁘다”
한국의 1차 목표는 본선 2라운드에 진출해 미국 마이애미행 비행기를 타는 것이다. 이를 위해 비행기 세리머니로 선수단이 목표 의식을 뚜렷히 하고 있다. 김혜성은 “너무 가고 싶다. 아까 말했듯이 제가 어렸을 때 선배님들께서 너무 좋은 성적으로 본선까지 진출해서 좋은 성적을 거두셨는데 제더 선수로서 꼭 높은 자리에 가고 싶다는 마음이 있다. 무조건 잘해서 마이애미로 넘어가겠다”라고 각오를 다졌다.
2026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한국 야구대표팀 내야수 김혜성(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로스앤젤레스 다저스)이 지난 4일 일본 도쿄돔에서 대표팀 공식 훈련을 마친 뒤 인터뷰하고 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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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혜성은 2023 WBC에서도 태극마크를 달았지만, 한일전 등 중요 경기에 출전하지 못했다. 당시 한국은 토미 에드먼을 한국계 선수로 뽑아 주전 2루수로 기용했다. 3년 사이 김혜성의 위상은 달라졌다. 현역 메이저리거가 됐고, 2루의 주인이 됐다. 상대 투수가 좌완이든 우완이든 라인업을 지키는 절대부동의 주전이 됐다. 무엇이 달라졌는지에 대해 묻자 김혜성은 “나이가 더 든 것 빼고는 달라진 것이 없는 것 같다”라고 농을 던진 뒤 “언제나 같은 마음으로 열정 있게 열심히 하고 있다. 경기에 나가서도 후회 없이 하려고 한다”라고 각오를 다졌다.
도쿄=남정훈 기자 ch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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