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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3.10 (화)

    김도영의 포효가 깨뜨린 '한국야구, WBC 17년 잔혹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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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도영 9회초 볼넷, 8강행 이끈 7점째 발판

    한국, 실점률 0.007 차이로 대만·호주 따돌려

    “한국시리즈 우승보다 짜릿...이제 우승 목표”

    [도쿄=이데일리 스타in 이석무 기자] 벼랑 끝에 몰렸던 한국 야구가 ‘바늘구멍’ 같은 확률을 뚫고 마침내 8강행 티켓을 거머쥐었다. 2009년 이후 무려 17년 동안 한국 야구를 짓눌렀던 ‘WBC 1라운드 잔혹사’가 마침내 종지부를 찍는 순간이었다.

    류지현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야구 대표팀은 9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2026 WBC 본선 1라운드 C조 최종전에서 호주를 7-2로 제압했다.

    이데일리

    9회초 볼넷 출루에 환호하는 김도영. 사진=연합뉴스


    전날 대만전 패배로 자력 진출이 불투명했던 한국은 호주, 대만과 함께 2승 2패 동률을 이뤘다. 대회 특유의 복잡한 ‘계산기’가 한국의 손을 들어줬다. 한국은 아웃카운트당 실점률에서 0.123을 기록, 호주와 대만(이상 0.130)을 단 ‘0.007’ 차로 따돌리고 조 2위 기적을 일궈냈다.

    승부의 물길을 주인공은 ‘KIA의 슈퍼스타’ 김도영이었다. 1번 타자로 선발 출장한 김도영은 이날 4타수 1안타 1타점 1볼넷으로 타선의 마중물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특히 6-2로 앞선 9회 초 선두타자로 나서 골라낸 볼넷은 한국 야구 역사상 가장 기억에 남을 ‘1득점’의 밑거름이 됐다.

    8강 진출을 위해선 반드시 5점 차 이상 승리가 필요했던 상황. 김도영은 볼넷을 얻어내자마자 마치 홈런을 친 것처럼 더그아웃을 향해 사자처럼 포효했다. 평소 냉정함을 유지하던 그에게서 좀처럼 보기 드문 ‘볼넷 세리머니’였다. 가장 중요하고 필요한 순간에 나왔던 출루였다.

    김도영의 볼넷으로 귀중한 기회를 잡은 한국은 상대 실책과 안현민의 희생플라이로 결승점이나 다름없는 7점째를 뽑았다. 목표했던 ‘5점 차’ 승리를 완성됐다. 마운드 역시 9회말 호주 타선을 단 2실점으로 틀어막고 실점률 관리에 성공했다. 가시밭길 같았던 도쿄에서의 여정은 화려한 피날레로 장식됐다.

    경기 후 취재진과 만난 김도영의 얼굴엔 흥분이 가시지 않았다.

    그는 “솔직히 말하면 2024년 한국시리즈 우승 때보다 더 짜릿한 감정이었다”며 “나만 출루하면 뒤 타자들이 해줄 것이라는 믿음이 있었다. 나도 모르게 포효가 터져 나왔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어제 패배 후에도 선수들은 기죽지 않았다. ‘안 돼도 즐겁게’라는 마음으로 똘똘 뭉친 것이 기적으로 이어졌다”고 덧붙였다.

    이제 대표팀은 10일 자정 전세기에 몸을 싣고 ‘약속의 땅’ 미국 마이애미로 날아간다. 8강 상대는 야구 강국 도미니카공화국 또는 베네수엘라가 유력하다. 두 팀은 나란히 2승씩 거둔 가운데 맞대결을 통해 조 1위를 가린다.

    김도영은 “도쿄에서 오타니 쇼헤이를 보며 많은 여운을 느꼈다”며 “이제 목표는 8강이 아니라 우승”이라며 당찬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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