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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 평소 알고 지낸 60대 여성을 오랫만에 만났다. 그는 30년 안팎으로 유산소 운동을 즐긴 분이었다. 그런데 그는 요즘 다른 운동에 집중하고 있다. 그는 “나이가 들수록 근력을 강화하는 게 점점 중요해진다고 느낀다”며 “요즘은 고무밴드를 이용한 전신 웨이트트레이닝에 재미가 들렸다”며 웃었다.
여성에게 근육은 오랫동안 불편한 단어였다. 여성은 날씬해야 하고, 부드러워 보여야 하며, 지나치게 강해 보이면 안 된다는 문화적 메시지가 오랫동안 반복돼 왔다. 이런 인식 속에서 많은 여성들은 운동을 하더라도 러닝머신이나 유산소 운동을 선택하고, 역기나 덤벨이 있는 공간은 자연스럽게 피한다.
제이미 시먼은 미국에서 활동하는 산부인과 전문의이자 여성 건강 교육자다. 그는 근력운동과 근육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여성의 대사 건강과 운동 문화를 알리는 강연과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소프트볼, 역도 선수 출신인 시먼은 TED 강연에서 그는 “여성에게 필요한 것은 더 많은 유산소 운동이 아니라 근육을 만드는 운동”이라고 단언했다.
그의 주장에 따르면 여성 건강을 위협하는 주요 원인은 흔히 생각하는 것보다 단순하다. 심장질환, 암, 뇌졸중 등 여성 사망의 주요 원인 뒤에는 대사질환이 자리 잡고 있으며, 이를 예방하는 가장 강력한 생활습관 가운데 하나가 바로 근육을 만드는 운동이라는 것이다. 그는 현실에서 많은 여성들이 근력운동을 하지 않는 이유는 세 가지 오래된 오해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첫 번째 오해는 역기를 들면 몸이 커지고 남성처럼 보인다는 생각이다. 실제로 근육이 크게 성장하려면 수년간의 집중적인 훈련과 매우 높은 운동량이 필요하다. 심지어 많은 남성들조차 그런 체형을 만드는 데 어려움을 겪는다.
두 번째 오해는 역도는 몸에 무리를 준다는 인식이다. 그러나 근력운동은 자신의 체력 수준에 맞게 시작할 수 있는 운동이다. 처음부터 무거운 역기를 들어야 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체중이나 가벼운 저항 밴드만으로도 충분히 시작할 수 있다.
마지막 오해는 근력운동은 남성의 영역이라는 문화적 고정관념이다. 실제로 많은 체육관에서 러닝머신과 유산소 기구는 여성들이, 자유 중량 구역은 남성들이 주로 사용하는 장면을 쉽게 볼 수 있다.
생리학적으로 보면 여성에게 근력운동은 장점이 많다. 여성은 남성보다 에스트로겐 분비가 많기 때문에 근육 피로가 늦게 오고 회복 속도도 빠른 편이다. 즉 일정 조건에서는 더 많은 훈련량을 소화할 수도 있다는 의미다.
무엇보다 근육은 나이가 들수록 더욱 중요한 자산이 된다. 사람의 근육량은 40세 이후 매년 약 1%씩 감소한다. 근육이 줄어들면 신체 기능이 약해지고 만성질환 위험도 함께 높아진다. 이러한 노화를 늦추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 바로 저항운동(근력운동)이다.
더 중요한 사실은 근력운동이 반드시 거창한 장비를 필요로 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연구에서는 65세 이상 여성들이 16주 동안 주 3회 체중 운동과 저항 밴드 운동만으로도 근력과 보행 속도, 기능적 체력이 모두 개선되는 결과가 나타났다. 근육을 만드는 일은 생각보다 훨씬 접근하기 쉽다. 덤벨을 들 수도 있고, 장바구니를 들 수도 있으며, 아이를 안아 올리는 것도 시작이 될 수 있다.
문제는 운동 방식이 아니라 문화적 인식이다. 우리는 오랫동안 “근육은 남성의 것”이라는 메시지를 반복해서 들어왔다. 그러나 근육은 성별의 문제가 아니라 건강의 문제다. 여성에게 근육은 미적인 선택이 아니라 생존과 건강의 조건에 가깝다.
근육이 있는 여성은 강한 여성이고, 강한 여성은 결국 더 건강한 삶을 산다. 그래서 지금 필요한 것은 단순한 운동 권장이 아니라, 여성이 역기를 드는 것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는 새로운 문화다. 지금 역기를 드는 일은 미래의 자신에게 보내는 가장 확실한 투자일지도 모른다.
김세훈 기자 sh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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