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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3.17 (화)

    "정말 분하다" 입술 깨문 오타니… 처음 실패 맛본 천재의 끓어오르는 승부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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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회 선두타자포, 9회 마지막 아웃… 오타니의 잔혹한 하루
    "정말 분하다" 입술 깨문 천재… 훗날 기약한 에이스의 품격
    베네수엘라 'LA 올림픽행' 겹경사… 이바타 감독의 뼈저린 반성


    파이낸셜뉴스

    베네수엘라전이 끝나고 경호에 둘러싸여 퇴근하는 오타니 쇼헤이.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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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파이낸셜뉴스] 그는 최근 실패라는 것을 맛본 적이 없다. 2회 연속 월드시리즈를 제패했다. 3년전에는 WBC를 거머쥐었다. 그리고 2회 연속 MVP를 수상했다. 만화라도 이렇게 쓰면 욕먹을 정도의 커리어를 쌓아나갔다. 하지만 이번 WBC는 달랐다.

    오타니 정도의 만화 야구의 주인공에게도 완벽한 해피엔딩은 없었다.

    1회 첫 타석에서 기선제압의 대형 아치를 그렸던 영웅은, 9회 마지막 타석에서 허무한 뜬공 아웃으로 물러나며 조국의 짐 싸는 모습을 지켜봐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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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역전 홈런에 기뻐하는 베네수엘라 선수단.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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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승 후보 1순위' 사무라이 재팬이 중남미의 복병 베네수엘라에게 일격을 당하며 사상 처음으로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8강 무대에서 퇴장하는 충격적인 이변이 발생했다.

    15일(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 론디포파크. 2026 WBC 8강전에서 베네수엘라가 일본을 8-5로 꺾는 짜릿한 역전 드라마를 썼다.

    가장 짙은 아쉬움을 삼킨 이는 단연 오타니 쇼헤이(LA 다저스)였다.

    2023년 대회 결승전에서 마지막 투수로 등판해 마이크 트라우트를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포효했던 그는, 3년 뒤 운명의 장난처럼 팀의 8강 탈락을 확정 짓는 마지막 타자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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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본의 오타니 쇼헤이가 14일(현지 시간) 미 플로리다주 마이애미 론디포 파크에서 열린 2026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8강전 베네수엘라와 경기 1회 말 선두타자로 나와 1점 동점 홈런을 친 후 베이스를 돌고 있다.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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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충격적인 패배 후 오타니는 좀처럼 충격을 가라앉히지 못했다.

    일본 매체들과의 인터뷰에서 그는 "정말 분하다. 결국 마지막에 상대의 힘에 밀린 느낌"이라며 고개를 떨궜다. 이어 "전체적으로 다 밀렸다고 생각하진 않는다. 이길 수 있는 요소도 충분히 있었기에 무척 아쉬운 경기"라고 거듭 입술을 깨물었다. 하지만 그는 에이스의 품격을 잃지 않았다. "어린 선수들이 한층 성장해서 다시 돌아올 것이다. 선수들과도 '다시 만나자'고 이야기했다"며 훗날의 설욕을 다짐했다.

    사령탑인 이바타 히로카즈 감독의 성적표도 뼈아프다. 2024년 프리미어12 결승에서 대만에 패해 우승을 내줬던 그는, 이번 대회에서 일본 야구 역사상 '최초의 4강 진출 실패'라는 멍에를 썼다.

    이바타 감독은 "졌다는 것이 현실이다. 각국이 힘을 기르고 있는 만큼 일본도 더욱 성장해야 한다"며 투타 양면에서의 뼈저린 반성을 촉구했다. 세계 야구의 폭발적인 성장세 앞에서 아시아의 맹주 일본 역시 결코 안전할 수 없음을 스스로 인정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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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본의 오타니 쇼헤이가 14일(현지 시간) 미 플로리다주 마이애미 론디포 파크에서 열린 2026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8강전 베네수엘라와 경기 1회 말 선두타자로 나와 1점 동점 홈런을 치고 있다. 앞서 일본은 1회 초 선두타자 로날드 아쿠나 주니어에게 1점 홈런을 허용했다.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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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반면, 일본의 눈물 뒤편에서 베네수엘라는 축제를 벌였다. 프로가 참가한 일본 정예 대표팀을 상대로 역사상 첫 국제대회 승리를 거둔 오마르 로페스 감독은 "베네수엘라는 항상 세계적인 강호였다"며 한껏 가슴을 폈다.

    이날 승리로 베네수엘라는 4강 진출의 기쁨과 함께 어마어마한 전리품까지 챙겼다. 바로 2028 로스앤젤레스(LA) 올림픽 본선 진출권이다. 이번 WBC에서는 미국을 제외한 아메리카 대륙 상위 2개 팀에게 올림픽 출전권이 주어지는데, 4강에 오른 아메리카 국가가 미국, 도미니카공화국, 베네수엘라로 압축되면서 베네수엘라는 자동으로 LA행 티켓을 거머쥐게 되었다.

    그야말로 모든 것을 다 가진 완벽한 마이애미의 밤이었다.

    jsi@fnnews.com 전상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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