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3.16 (월)

    '나혼산', 日 성범죄 은폐 의혹 출판사 미화?…VOD 삭제 '꼬리 자르기'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MBC '나 혼자 산다', 일본 출판사 소개 논란

    작가 성범죄 은폐 의혹으로 국내외 보이콧 흐름

    논란 커지자 다시보기서 편집·삭제…입장도 없어

    [이데일리 스타in 최희재 기자] ‘나혼산’, 日 성범죄 의혹 출판사 미화?…VOD 삭제 ‘꼬리 자르기’

    이데일리

    (사진=MBC 방송화면)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나 혼자 산다’가 미성년자를 상대로 성범죄를 저지른 작가를 기용했다는 의혹에 휩싸인 출판사 소학관을 방송에 소개했다가 논란에 휩싸였다. 제작진은 해당 부분은 다시보기(VOD)에서 삭제했지만 논란을 더 키운 모양새다.

    지난 13일 방송된 MBC 예능 ‘나 혼자 산다’(나혼산)에는 웹툰 작가 겸 방송인 기안84가 자신의 롤모델인 일본 공포 만화의 거장 이토 준지를 만나기 위해 일본으로 향한 모습이 그려졌다.

    이날 정장을 차려입은 기안84는 긴장한 모습으로 이토 준지 작가가 활동하는 출판사인 소학관을 찾았다. 제작진은 소학관에 대해 ‘도라에몽’ ‘이누야샤’ ‘명탐정 코난’ 등 유명 만화들을 배출한 일본의 대표 만화 출판사라고 소개했다. 해당 만화들을 소개하며 자세한 출처도 기입했다.

    이데일리

    (사진=MBC 방송화면)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그러나 해당 자료화면에서 사용한 포스터 역시 논란이 됐다. 제작진은 ‘명탐정 코난’을 소개하며 극장판 17기 ‘절해의 탐정’ 포스터를 사용했는데, 해당 작품은 일본 해상자위대의 협력을 받아 제작됐으며, 작품에 전범기가 등장해 국내 개봉 및 수입까지 금지된 바 있다.

    또한 유명 작가의 성범죄 의혹을 은폐하고 있다는 의혹에 휩싸인 소학관을 미화했다는 논란도 피하지 못했다. 최근 일본의 유력 매체인 주간문춘, 요미우리신문 등에 따르면 소학관은 성범죄 작가를 은폐하고 재기용했다는 의혹으로 일본 만화계에도 큰 파장을 일으켰다. 일본 현지 매체에 따르면 피해자 A씨는 미성년자일 당시 작가 B씨로부터 지속적인 성 학대를 당했다고 주장했다. A씨는 졸업 후 소송을 제기했고, 삿포로 지방법원은 지난 2월 20일 가해자 B씨에게 1100만 엔(1억 원)의 배상금을 지급하라는 판결을 내렸다.

    B씨의 정체는 인기 만화가로 알려졌는데, 소학관의 편집자는 피해자에게 합의를 종용하고 외부 발설 금지 조항이 담긴 합의안을 제시했다고 보도했다. 또한 소학관은 B씨는 물론, 강제추행 혐의로 구속됐던 또 다른 작가 C씨까지 필명을 바꿔 재기용했다는 사실이 알려졌다.

    소학관은 논란을 인정하고 공식 사과했다. 가해자들의 연재 등을 중단한 상태이며, 제3자 조사위원회도 구성했다. 그러나 소학관에서 운영하는 만화 전용 앱 서비스인 ‘만가원’에서 활동하던 작가들은 이번 사건에 항의하며 작품 연재를 중단하거나 작품을 내려달라며 보이콧 움직임도 보였다. 일본의 독자들은 탈퇴 인증 게시글을 올리며 보이콧에 동참했고, 국내에서도 소학관에서 제작한 만화는 소비하지 않겠다는 보이콧 흐름이 이어졌다.

    이데일리

    (사진=MBC 방송화면)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소학관 논란은 일본 내에서 현재 진행형인 사안이다. 그러나 한국의 공영방송인 MBC가 사전 검증을 거치지 않고 이를 방송해 도마 위에 올랐다.

    MBC는 별도의 입장 없이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등에서 해당 부분을 삭제, 편집했다. 이데일리는 16일 입장을 요청했지만 답이 없는 상태다.

    한 방송업계 관계자는 “매주 촬영·편집이 이어지는 예능 프로그램 특성상 현지 사정을 파악하기가 물리적으로 촉박했을 순 있다”면서도 “다만 저작권 협의나 간접 광고(PPL) 가능성을 체크하는 최소한의 스크리닝 과정만이라도 신중했다면 사전에 충분히 방지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는 “성범죄 같은 사안에 대한 감수성이 낮아 생기는 일”이라며 “사안을 몰랐거나 알면서도 큰 문제라 생각 안했거나, 두 경우 모두 낮은 감수성과 사전 검증 부재로 발생한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짚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