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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3.17 (화)

    이슈 독일 '분데스리가'

    손흥민 뒤에서 공 줍던 청년…카타르 '27번째 선수' 오현규→이젠 월드컵 골 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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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포티비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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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포티비뉴스=박대현 기자] 오현규(베식타시)는 4년 전 등번호가 없었다. 선수라면 당연히 등에 달려야 할 숫자가 그의 유니폼엔 비어 있었다.

    카타르 월드컵 ‘예비 선수'였기 때문이다.

    그해 겨울, 한국 축구는 노심초사했다. 손흥민이 안와 골절로 수술대에 올라 출전을 장담할 수 없었다. 혹시라도 회복이 늦어질 상황에 대비해 오현규가 '27번째 선수'로 카타르에 불려갔다.

    그러나 손흥민은 안면보호대를 쓰고 대회 첫 경기부터 피치를 누벼 한국의 12년 만에 원정 16강행에 기여했다. 등번호 없는 오현규의 차례는 그래서 오지 않았다.

    그럼에도 그는 돌아가지 않았다. 카타르에 남아 동료 훈련을 도왔다. 볼 보이를 자처하며 공을 주웠고 응원단이 필요하면 목이 터져라 선배들 기운을 북돋웠다. 그에게 카타르 월드컵은 '기다림의 학교'였다.

    2026년 북중미 월드컵 개막이 3개월 남짓 남은 가운데 등번호가 없던 청년은 이제 대표팀 공격의 한 축으로 성장해 '꿈의 무대' 입성을 겨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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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홍명보 한국 축구대표팀 감독은 16일 충남 천안 코리아풋볼파크에서 유럽 원정으로 치르는 3월 A매치에 나설 27명의 태극전사 명단을 발표하면서 오현규를 포함시켰다.

    홍명보호는 오는 28일 오후 11시(한국시간) 영국 런던 근교의 밀턴케인스에서 코트디부아르, 내달 1일 오전 3시 45분 오스트리아 빈에서 오스트리아를 상대한다.

    홍 감독이 2024년 대표팀 지휘봉을 잡은 이후 오현규는 거의 빠짐없이 태극마크를 달았다.

    현재 대표팀 공격수 가운데 가장 뜨거운 발끝을 가진 선수도 오현규다. 홍명보 체제에서 A매치 13경기 6골을 쌓았다.

    클럽에서도 상승세다. 벨기에 헹크를 떠나 튀르키예의 베식타시로 새 둥지를 틀고 '폭발'했다. 데뷔전부터 환상적인 오버헤드킥으로 골망을 흔들더니 입단 후 첫 3경기 연속 득점으로 구단 기록까지 고쳐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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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순항만 거듭한 건 아니다. 오현규는 지난해 여름 빅리그행을 목전에 뒀다. 독일 분데스리가 슈투트가르트로 갈 뻔했다. 하나 메디컬 테스트에서 유스 시절 입은 무릎 부상 이력이 발견돼 이적이 무산됐다. 오현규는 "프로 데뷔 후 단 한 번도 무릎이 아파 고생한 적이 없다"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이적시장에서 성사 직전 일이 틀어지는 경우는 다반사다. 문이 닫히면 다른 문이 열리는 경우 역시 비일비재하다. 튀르키예에서 훨훨 나는 오현규는 1년 새 전자와 후자를 모두 경험했다.

    유럽 원정 2연전에서 그의 역할은 손흥민 위치에 따라 달라질 가능성이 크다. 손흥민이 왼 측면에 서면 원톱, 중앙으로 이동하면 투톱이다.

    하나는 못을 쥔 손이고 하나는 망치다. 손흥민이 공격을 설계하면 오현규는 마무리를 책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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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홍 감독 구상은 간명하다. “이번 평가전은 결과와 내용 모두 중요하다. 우리가 준비한 것이 월드컵 본선에서 경쟁력이 있는지 확인”하는 데 역점을 둔다. 오현규는 홍명보호 전방 경쟁력을 책임진다.

    월드컵에는 늘 숫자가 있다. 골 숫자, 경기 숫자, 그리고 유니폼 등번호. 2022년 카타르에서 오현규는 그 숫자들 가운데 어느 하나도 손에 쥐지 못했다. 하나 그때 그가 카타르에 남아 있지 않았다면 지금의 이야기도 없었을 터다.

    등번호 없는 유니폼을 입고 차례를 기다리던 청년은 이제 숫자를 거머쥐는 걸 넘어 '월드컵에서의 골'로 제 이름을 널리 알리려 한다. 꽤 유력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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