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선수단. 롯데 자이언츠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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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범경기가 열리는 봄에만 좋은 성적을 낸다고 해서, 롯데는 ‘봄데’로 불린다. 역대 시범경기에서 가장 많은 11번이나 1위를 했다.
올해도 롯데는 봄에 달린다. 17일 현재 6경기에서 4승 2무로 1위다. 지난 12일 시범경기 개막 이후 한 번도 지지 않았다.
롯데는 ‘봄데’라는 수식어를 싫어한다. 그러나 올해는 ‘봄바람’을 반긴다.
스프링캠프 시작 전후 롯데에는 악재가 겹쳤다. 전지훈련을 떠나기 전 투수 정철원의 개인사로 떠들썩했다. 마무리 투수 김원중은 교통사고로 다쳐 1차 스프링캠프에 함께 하지 못했다.
김태형 롯데 감독은 “바람 잘 날이 없다”며 1차 캠프지인 대만 타이난으로 향했다. 그때만해도 희망은 있었다. 지난해 퓨처스리그 홈런왕 한동희가 합류하면서 공격적인 타선으로 승부해보겠다는 계산이 섰다.
하지만 대만에서 나승엽, 고승민, 김동혁, 김세민이 도박장을 출입하다 들통났다. KBO 상벌위원회에서 30~50경기 출전 정지 징계를 받았다.
빠질 수 없다는 듯 부상도 닥쳤다. 스프링캠프 막판 ‘마당쇠’ 역할을 했던 투수 박진이 수술대에 올랐고, 시범경기 개막하자마자 한동희가 내복사근 손상으로 14일부터 전력에서 빠졌다. 2주 휴식 후 다시 실전 감각을 끌어올리려면 꽤 시간이 걸린다.
주장 전준우와 고참 김민성은 캠프지에서부터 선수단을 모아 미팅을 열면서 후배들을 다독였다. 하지만 베테랑 선수 몇 명이 선수단의 분위기 전체를 끌어올리기란 힘들다.
결국 필요한 건 승리의 기쁨이다. 롯데는 기존 선수들이 공백을 메우면서 한 줄기 희망을 보이고 있다.
고승민이 빠진 2루 자리는 지난해 1군에서 두각을 드러냈던 한태양이 자리잡기 시작했다. 한태양은 시범경기 6경기에서 타율 0.364 1홈런 3타점 등으로 맹타를 휘두르는 중이다.
지난 시즌을 마치고 외야 겸업까지 선언했던 손호영은 원래 자리인 3루로 돌아갔다. 손호영 역시 6경기에서 타율 0.333 1홈런 6타점으로 입지를 굳혀가고 있다.
신인들의 활약이 김 감독의 시름을 덜어준다. 지난해 신인드래프트 2라운드 14순위로 지명받아 올해 스프링캠프를 신인 중 유일하게 완주한 우완 투수 박정민은 3경기에서 2.1이닝 무실점을 기록 중이다.
내야수 이서준은 2년 차 이호준과 함께 백업 내야수 자리를 두고 경쟁 중이다. 외야수 김한홀 역시 백업 외야수 자리를 노린다. 6경기 중 5경기에서 대타로 나서다가 17일 키움전에서는 선발 출장의 기회도 얻었다. 7타수 3안타 2타점 타율 0.429를 기록 중이다. 김 감독은 “야구를 하는 자세가 다르다”며 신인들을 향한 칭찬을 아끼지 않는다.
그간 큰 힘을 못 냈던 고참들도 다시 입지를 다지기 위한 노력 중이다. 김민성, 박승욱은 내야 경쟁에 뛰어들었고 한동희가 빠지면서 생긴 1루에 노진혁이 들어가 있다.
지난해 전반기 3위를 달린 뒤 후반기 추락한 아쉬움이 컸다. 출발만 좋은 것이 아쉬울 때도 많았지만 올해는 출발부터 좋기를 기대한다. 시범경기의 좋은 분위기를 개막 이후까지 이어가겠다는 것이 롯데의 각오다.
롯데가 시범경기 1위의 기운을 가을야구까지 가져간 사례는 꽤 있다. 1992년 롯데는 시범경기 1위를 차지한 뒤 한국시리즈 우승까지 이어갔다. 1995년에도 한국시리즈 준우승으로 마무리했고, 양대리그였던 1999년에는 드림리그 2위를 기록해 한국시리즈에 진출했다. 이듬해에도 롯데는 매직리그 2위를 기록해 플레이오프에 진출했다. 2009~2011년까지 3시즌 연속 시범경기 1위를 기록했을 때도 포스트시즌 진출까지 기세를 이어갔다.
김하진 기자 hj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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