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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3.18 (수)

    美-베네수엘라, WBC 결승 격돌…정치 변수 '최고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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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 2연패 도전, 베네수엘라는 사상 첫 우승 노려

    18일 마이애미 론디포파크서 결전

    [이데일리 스타in 이석무 기자] 2026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결승전이 미국과 베네수엘라의 맞대결로 확정됐다.

    야구라는 스포츠의 세계 최강을 가리는 한판 대결이다. 특히 이번 결승전은 최근 양국 간 정치적 긴장까지 얽혀있다. 단순한 스포츠 이벤트를 넘어 두 나라의 자존심이 걸려있는 중요한 승부다. 이름하여 ‘마두로 대결’이라고 불릴 정도다.

    미국과 베네수엘라는 18일(한국시각)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 론디포 파크에서 WBC 우승컵을 놓고 격돌한다. 미국은 2017년 대회에 이어 두 번째 우승을 노리는 반면. 베네수엘라는 사상 첫 우승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베네수엘라는 준결승에서 이탈리아를 4-2로 꺾고 대회 역사상 처음으로 결승에 진출했다. 경기 초반 2점을 먼저 내주며 끌려갔지만 중반 이후 타선이 집중력을 발휘하며 역전에 성공했다. 장타와 연속 안타가 이어지며 흐름을 단숨에 뒤집었다.

    특히 불펜진의 안정감이 돋보였다. 베네수엘라 불펜은 일본과 8강전, 이탈리아와 4강전 등 최근 2경기 14이닝 동안 무실점을 기록하며 상대 타선을 완벽하게 봉쇄했다. 위기 상황에서도 흔들리지 않는 투구로 팀의 상승세를 이끌었다.

    타선에서는 로널드 아쿠냐 주니어(애틀랜타 브레이브스)가 중심을 잡고 있다. 아쿠냐 주니어는 공격의 출발점 역할을 하며 득점 기회를 만들어냈다. 동시에 빠른 발과 장타력으로 상대 수비를 흔들었다.

    미국은 준결승에서 도미니카공화국을 2-1로 꺾고 결승에 올랐다. 경기 내내 팽팽한 흐름이 이어졌지만, 장타 한 방과 안정된 마운드 운영으로 승리를 지켜냈다.

    타선에서는 거너 헨더슨(볼티모어 오리올스)과 로만 앤서니(보스턴 레드삭스)가 중심 역할을 했다. 두 선수는 대회 내내 장타를 쏟아내며 타선을 앞장서 공격을 이끌고 있다. 마운드에서는 불펜진이 강점을 보였다. 여러 투수가 이어 던지며 상대 타선을 효과적으로 봉쇄했다.

    결승전 최대 변수는 미국의 선발투수 선택이다. 미국은 뉴욕 메츠 소속의 ‘루키’ 놀란 맥클레인을 선발로 예고했다. 메이저리그 선발 경험이 많지 않은 투수를 WBC 같은 중요한 대회 결승전에 내세운 것은 이례적인 결정이다.

    이는 현실적인 여건이 반영된 결과다. 미국은 에이스급 투수들이 투구 수 제한과 소속팀 일정으로 결승전에 나설 수 없는 상황이다.

    지난해 아메리칸리그 사이영상 수상자인 타릭 스쿠발(디트로이트 타이거스)는 조별리그 한 경기만 등판한 뒤 소속팀 훔련캠프에 복귀했다. 작년 시즌 내셔널리그 사이영상을 받은 폴 스킨스(피츠버그 파이리츠)는 이틀전 도미니카 공화국과 4강전에 4⅓이닝 동안 71개를 던졌다. 또다른 선발투수 로건 웹(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또한 캐나다와 8강전에서 공을 던졌다.

    이에 따라 가용한 자원 가운데 가장 강한 구위를 가진 맥클레인이 이 중요한 결승전 선발투수로 낙점됐다. 코치진은 맥클레인의 배짱과 경기 운영 능력을 높이 평가하고 있다. 큰 무대에서도 흔들리지 않는 투수라는 점이 결승전 선발 낙점의 배경으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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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의 애런 저지가 홈런을 친 뒤 코칭스태프와 몸을 부딪히고 있다. 사진=AFPBB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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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상 첫 WBC 결승 진출을 이룬 베네수엘라 선수들이 기쁨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사진=AFPBB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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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베네수엘라는 좌완 에두아르도 로드리게스(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를 선발로 내세운다. 32살의 경험이 풍부한 투수다. 경기 초반 흐름을 안정적으로 이끌겠다는 전략이다. 로드리게스는 지난 시즌 애리조나에서 9승 9패 평균자책점 5.02를 기록했다.

    양 팀의 맞대결은 과거 인연으로도 관심을 모은다. 2023년 WBC 8강에서 미국은 트레이 터너(필라델피아 필리스)의 만루 홈런으로 베네수엘라를 꺾고 승리했다. 베네수엘라로서는 당시 패배를 설욕할 기회를 맞은 셈이다.

    이번 결승은 경기 외적인 요소에서도 주목받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베네수엘라가 결승에 진출한 뒤 직후 SNS에 ‘최근 베네수엘라에 좋은 일들이 일어나고 있다“며 ”51번째 주로 승격 어때요?“라고 조롱성 글을 올려 논란을 부추겼다.

    다만 양 팀 선수단은 정치와 선을 긋고 있다. 베네수엘라 대표팀은 대회 내내 정치적 언급을 자제하고 있다. 정치를 신경스지 않고 경기에 집중하겠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미국 역시 동일한 기조 속에 결승 준비에 전념하고 있다.

    결승전이 열리는 마이애미 지역의 분위기도 이목을 끈다. 특히 인근 도럴 지역은 베네수엘라 출신 이민자들이 다수 거주하고 있다. 이들은 태어난 조국과 현재 살고 있는 거주국 사이에서 복잡한 감정을 드러내고 있다. 일부는 베네수엘라의 우승을 응원하면서도, 미국 사회에서의 삶을 고려해 조심스러운 태도를 보이고 있다. 정치적 상황에 대한 언급을 꺼리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이번 대회는 흥행에서도 성과를 거두고 있다. 결승전을 앞두고 누적 관중 137만명을 돌파했으며, 중계권 수익 역시 역대 최대 규모를 기록한 것으로 전해졌다.

    객관적 전력에서 앞선 미국과 상승세를 탄 베네수엘라의 맞대결은 결과를 예측하기 어려운 승부로 평가된다. 양 팀 모두 뚜렷한 강점을 갖춘 만큼, 경기 흐름에 따라 승부가 갈릴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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