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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3.18 (수)

    “넌 죽었어, 생애 최악의 날 기대해”…뉴욕서 복싱 세계 3대 통합 타이틀전 앞둔 신보미레 ‘두려움 없는 자신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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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포츠경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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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자 프로복싱 선수 신보미레(32)가 커리어 최대 무대를 앞두고 강렬한 각오를 드러냈다. 챔피언을 향해 던진 한마디는 단순하고 강렬했다.

    “넌 죽었다.”

    신보미레는 지난 17일 서울 성동구 헤이그라운드 성수 시작점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이번 경기는 내 생애 가장 큰 이벤트”라며 “무조건 이기겠다는 마음으로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신보미레는 오는 4월 17일 미국 뉴욕 메디슨 스퀘어 가든(MSG)에서 열리는 복싱 이벤트에서 알리시아 바움가드너(32·미국)와 슈퍼페더급(130파운드·59kg) 세계 타이틀전을 치른다. 바움가드너는 현재 슈퍼페더급 세계복싱협회(WBA)·국제복싱연맹(IBF)·세계복싱기구(WBO) 3대 단체 통합 챔피언을 보유하고 있다. 신보미레가 이번에 이기면 단번에 3대 통합 챔피언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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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타이틀전을 딱 한 달 앞두고 기자회견을 개최한 신보미레는 “프로 데뷔 후 줄곧 이런 큰 시합을 꿈꿔왔다”며 “작년에 기회를 놓쳐 아쉬웠지만 이번에는 제대로 준비해 내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고 밝혔다. 신보미레는 2025년 3월 영국 런던 로열 앨버트 홀에서 열린 WBC 라이트급 세계 타이틀전에서 챔피언 캐롤라인 뒤부아와 맞붙어 접전 끝에 판정패(95-95, 93-98, 92-98)했다. 당시 영국 팬들은 다소 지저분한 자세로 주먹을 날리며 도망다닌 뒤부아에 야유를 보내기도 했다.

    메디슨 스퀘어 가든은 무하마드 알리, 조 프레이저, 마이크 타이슨 등 수많은 전설적인 경기가 열린 장소로 ‘복싱의 성지’로 불린다. 신보미레는 “큰 무대라고 해서 부담을 느끼지 않는다”며 “프로복서로 이곳에서 타이틀전을 치른다는 것 자체가 엄청난 영광”이라며 웃었다.

    신보미레는 자신의 장점으로 맷집, 펀치력, 체력을 꼽았다. 신보미레 프로 통산 전적은 19승3패3무(10KO)다. 강력한 펀치, 엄청난 체력이 발군이다. 신보미레는 “25번 싸우면서 단 한번도 다운당한 적이 없었다”며 “주먹을 맞아 눈앞이 노래져도 상대 앞에서 쓰러지지 않고 오히려 강하게 버텨야 상대가 물러난다는 것을 수차례 확인했다”고 말했다. 신보미레는 10KO, 바움가드너는 7KO(16전15승1패)를 기록 중이다. 신보미레는 “후반부로 갈수록 내가 유리하다”며 “KO승도 가능하며 판정으로 이길 자신이 있다”고 말했다. 이번 대결은 여성 복싱에서는 드물게 3분 10라운드 방식으로 치러진다. 신보미레는 “바움가드너가 2분이 아니라 3분 대결을 원했고 나도 평소에 그렇게 훈련했기 때문에 마다할 이유가 없었다”고 설명했다. 신보미레는 “링 위에서 상대를 꺾고 상대가 우는 모습을 보는 게 사실 너무 재밌다”며 “바움가드너가 우는 모습을 보고 싶다”고 말했다.

    신보미레는 국내에서 상대가 대결을 기피해 경기는 물론 스파링조차 치르기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윤강준 코치와 10년 동안 훈련했다. 신보미레는 “간결하고 멋진 복싱도 좋지만 그것이 복싱의 전부는 아니다”라며 “절대 포기하지 않는 정신으로 끝까지 상대를 괴롭히겠다”고 밝혔다. 신보미레는 “기대가 8, 두려움은 2 정도”라며 “바움가드너에게는 인생 최악의 날을 만들어주겠다”고 자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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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강준 코치는 “신보미레는 난타전에서 물러난 적이 없다”며 “난타전을 한다면 KO도, 판정승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류승민 프로모터(버팔로 프로모션)는 “신보미레는 아시아를 대표하는 세계적인 톱 랭커로 오래 세계랭킹 상위권을 유지하며 해외에서 경쟁할 실력이 있음을 몇 년 동안 보여줬다”며 “한국 선수가 메디슨 스퀘어 가든에서 타이틀전을 치르는 것은 신보미레가 처음”이라고 말했다.

    신보미레가 복싱을 처음 접한 것은 2014년 서울여대 체육학과 재학 시절이다. 그는 “부모님 반대를 무릅쓰고 복싱을 했다”며 “스파링 상대도 없고 생계유지도 어려워 복싱을 그만두고 싶다는 생각을 너무 많이 했다”고 회고했다. 그러면서도 신보미레는 “그런데 매번 그만두려고 짐을 싸고 나오면 복싱 말고 다른 것은 전혀 하고 싶지 않았다”며 “풀타임 잡을 가지면 복싱을 소홀히할 것 같아서 알바만 하면서 운동했다”고 덧붙였다. 그는 “복싱 코치 등 복싱으로 생계를 유지한 게 2년도 채 안된다”며 “앞으로도 복싱만 하면서 먹고 살 수 있으면 좋겠다”고 소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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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한체육회 성평등위원회 신정희 위원장은 기자회견장을 찾아 신보미레를 격려했다. 신 위원장은 “정말 큰 시합을 앞뒀는데 관심이 너무 적은 것 같아 나라도 직접 와서 격려해주고 싶었다”며 “늦은 나이, 그것도 투기를 배워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지금까지 성장한 게 자체가 대단하다”고 말했다. 신 위원장은 “외롭지만 아름다운 도전에 나선 신보미레가 당당한 세계 챔프가 되기를 기원한다”고 덧붙였다.

    김세훈 기자 sh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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