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눈물 젖은 빵 먹으며 스윙 바꾸다
이정은의 지난 몇 년은 가시밭길이었다. 2017년 KLPGA 6관왕, 2019년 LPGA 신인왕 등 탄탄대로를 걷던 그였지만 2023년부터 샷과 퍼트가 흔들리며 무너졌다. 지난 2년간 정규 투어에서 단 한 번의 톱10도 기록하지 못했다. 결국 시드를 잃고 2부 투어로 밀려나는 수모를 겪었다. 이정은은 과감하게 변화를 택했다. 정교함에 매몰됐던 제자리 회전 스윙을 과감히 버리고 전성기 시절의 파워풀한 체중 이동 스윙을 되찾기 위해 노무라 하루 코치와 손을 잡았다. 그는 눈물 젖은 빵을 먹으며 연습에 매진했다.
이정은이 16일(한국시간) 엡손 투어 IOA 골프 클래식에서 샷을 하고 있다. [사진=LPGA]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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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료·선배들의 조언… "포기는 없다"
이정은은 지난해 LPGA Q시리즈 탈락 후 골프채를 내려놓을지 진지하게 고민했다. 연습은 늘었지만 성적은 떨어졌고 자신감은 바닥을 쳤다. 그때 손을 내민 건 LPGA에서 함께 활약했던 동료와 선배들이었다. "골프만큼 쉬운 게 없다. 사회는 투어보다 훨씬 더 힘들다"는 말이 그를 다시 연습장으로 돌려세웠다. "아직 20대 후반인데… 여기서 포기하는 건 내 이야기가 아니다"라며 스스로를 다그쳤다. LIV 애들레이드에서 기적 같은 우승으로 돌아온 '풍운아' 앤서니 김, 블루베이 LPGA에서 부활의 샷을 날린 이미향의 우승 장면이 그의 머릿속에 오래 남았다.
◆ 2471일 만에 우승… 곧바로 미국으로 날아가
이정은은 16일 엡손 투어(2부) IOA 골프 클래식 최종 라운드에서 6언더파를 몰아치며 합계 13언더파 200타로 정상에 올랐다. 2019년 6월 메이저 대회인 US여자오픈 제패 이후 무려 6년 9개월, 날짜로는 2471일 만에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그는 곧바로 우승 파티를 뒤로 미룬 채 미국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플로리다에서 캘리포니아 멘로파크로 이동해 새벽에 도착한 뒤 세 시간 남짓 눈을 붙이고 LPGA 포티넷 파운더스컵 월요 예선에 나섰다. 4언더파 68타, 단독 2위로 상위 2명에게만 주어지는 출전권을 당당히 따냈다. 그 과정에서 150야드 파3 4번홀 홀인원까지 기록했다. 이정은은 엡손 투어 포인트 500점으로 1위에 올랐다. 올 시즌을 15위 이내로 마무리하면 내년 LPGA 정규 투어 시드를 다시 얻는다. 이번 파운더스컵 같은 정규 투어 대회에서 우승하면 곧장 투어로 복귀한다.
이정은이 16일(한국시간) 엡손 투어 IOA 골프 클래식 우승 트로피를 들고 환하게 웃소 있다. [사진=LPGA]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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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포티넷 파운더스컵은 '한국 여제들의 무대'
포티넷 파운더스컵은 이정은에게 단순한 한 대회 이상이다. 2011년 창설된 이 대회는 박인비, 고진영, 김효주, 김세영이 우승하며 '한국 여제들의 무대'로 자리 잡았다. 특히 고진영은 2019·2021·2023년 세 차례나 정상에 오르며 대회를 자신의 대표 무대로 만들었다. 올해는 결혼으로 고진영이 빠졌지만 이정은을 비롯해 김효주, 김세영, 황유민, 이소미, 유해란 등 한국 선수들 22명이 출전한다.
이정은이 16일(한국시간) 엡손 투어 IOA 골프 클래식 최종 라운드에서 샷을 준비하고 있다. [사진=LPGA]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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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핫'한 이정은 다시 LPGA 우승 나서
한국 선수들 가운데 가장 '핫'한 이름은 이정은이다. 2부에서 우승을 신고하고 에이스를 터뜨리며 월요 예선을 통과한 선수다. '핫식스'의 부활을 가로막을 변수는 샤론하이츠 코스 환경이다. 6542야드로 길고 언듈레이션이 심한 코스로 장타보다 정확한 티샷과 거리 조절, 그리고 버디 찬스를 놓치지 않는 퍼트가 중요하다. 2부 투어 우승과 월요 예선 통과 과정에서 보여준 탄탄한 샷을 이어간다면 충분히 7년 만의 LPGA 우승 도전이 가능하다.
psoq1337@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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