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륜 서사 등 정면 돌파…"흠도 책임지는 용기에 끌려"
이나영·정은채와 함께 호흡…'아너'로 보여준 또 하나의 스펙트럼
배우 이청아가 <더팩트>와 만나 지난 10일 종영한 ENA 월화드라마 '아너' 관련 인터뷰를 진행했다. /매니지먼트 숲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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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팩트ㅣ김샛별 기자] 배우 이청아가 '아너'를 통해 또 한 번 자신의 영역을 넓혔다. 카리스마 있는 인물에서 한 발 물러나, 결핍과 흔들림을 지닌 캐릭터로 시청자 곁에 더 가까이 다가섰다. 그 중심에는 '용기'라는 키워드가 있었다.
이청아는 최근 서울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더팩트>와 만나 ENA 월화드라마 '아너: 그녀들의 법정'(각본 박가연, 연출 박건호, 이하 '아너') 종영 기념 인터뷰를 진행했다. 극 중 여성 범죄 피해자 전문 로펌 L&J의 행동파 변호사 황현진 역을 맡은 그는 작품과 캐릭터에 관한 다양한 이야기를 전했다.
지난 10일 12부를 끝으로 종영한 '아너'는 동명의 스웨덴 드라마를 원작으로 하며 거대한 스캔들로 되돌아온 과거와 맞서는 세 여성 변호사의 이야기를 그린 미스터리 추적극이다.
작품 종영 후 이청아는 여전히 드라마의 여운에서 빠져나오지 못한 모습이었다. 종영 소감을 묻자 그는 "촬영이 끝나고 방송까지 텀이 없던 편이라 아직 끝났다는 실감이 안 난다"며 웃어 보였다. 작품의 주역인 이나영 이청아 정은채는 3일간 차례로 인터뷰를 진행한 가운데 이청아는 "첫 스타트를 끊은 나영 언니에게 떨렸냐고 물어보고 오늘 '둘째 갔다 올게요'라고 했었다. 은채까지 인터뷰가 끝나야 비로소 '아너'가 마무리됐다는 느낌이 들 것 같다"고 전했다.
실제로 이번 인터뷰는 이청아에게도 굉장히 오랜만이었다. 앞서 'VIP' '셀러브리티' '연인' '하이드' 등 굵직한 작품을 보여줬음에도 촬영 일정과 맞물리는 등 좀처럼 인터뷰와는 기회가 닿지 않았다. 이에 이청아는 "오랜만의 인터뷰인데도 많이 와주셔서 다행"이라면서도 "사실 첫 타임 때는 너무 긴장돼서 손을 떨렸을 정도다. 너무 떨까 봐 커피도 마시지 못했다"고 털어놔 웃음을 안겼다.
배우 이청아는 '아너'에서 황현진 역을 맡아 저돌적인 면모로 사건의 문을 여는 역할을 톡톡히 소화했다. /ENA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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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청아가 연기한 황현진은 책상에 앉아 있기보단 발로 뛰고 불같은 성격을 지닌 인물이다. 원칙에 어긋나고 잘못됐다고 생각하는 일에는 거침없이 저항하지만 강하기만 하면 부러진다는 충고를 듣기도 한다.
다만 전남친과의 관계 설정 등 도덕적 흠결이 있는 캐릭터이기도 했다. 때문에 이청아는 황현진이라는 캐릭터가 시청자들에게 납득받을 수 있을지 깊은 고민에 빠지기도 했다. 이에 그는 황현진의 '용기'에 주목했다. 완벽해서가 아니라 실수를 인정하고 책임지는 모습이 자신보다 훨씬 용감하게 느껴졌다는 것. 이청아는 "어떻게 조리해서 사랑받게 만드는 것이 정답이 아니라는 걸 알게 됐다. 흠이 있어도 책임져 나가는 모습 그 자체가 황현진이라는 캐릭터가 지닌 메시지였다"고 설명했다.
"처음에는 현진이를 연기하는 데 있어 두려움도 컸어요. 하지만 흠결이 있는 캐릭터를 작품에서 사용하는 이유는 우리 모두 완벽한 것이 아니라 어떤 실수를 하기 때문에 이런 인물을 비판하면서도 '과연 난 어떤가'에 대해 생각할 수 있는 부분이 있다고 봐요. 또한 현진이 같은 경우에는 자신이 저지른 잘못으로 인해 누군가에게 욕을 먹더라도 그 안에서 자신이 해낼 수 있는 것들을 끝까지 포기하지 않았던 인물이라고 생각해요."
캐스팅 비화도 흥미로웠다. 스스로를 "기량이 뛰어나거나 천재적인 재능이 있는 배우는 아니"라고 낮춘 그는 대신 감독님이 본인의 '빠른 작품 이해도'를 높게 평가해 준 것 같다고 분석했다. 이에 제작진이 자신을 선택한 이유를 되짚은 이청아는 황현진이라는 인물이 사건의 문을 열고 방향을 만드는 '트리거' 역할임을 인지한 뒤 극에 뛰어들었다.
이 과정에서 삶을 대하는 태도도 뒤돌아봤단다. 그는 "현진이가 왜 그랬을지를 고민하다 보면 결국 이야기 자체에 대한 질문이 되더라. 때문에 '왜?'가 아닌 '어떻게'를 고민하며 캐릭터를 구축하려고 했다. 방향성을 고민할 때 '왜 가야 하느냐'고 묻기 시작하면 출발조차 못 한다는 것을 깨달았다"며 현진을 통해 배운 삶의 지혜를 공유했다.
"저 역시 삶에도 이 방식을 적용하게 됐어요. 예를 들어 사람 간의 문제가 생겼을 때 '저 사람은 왜 저럴까?'가 아닌 '저 사람을 어떻게 대해야 하는지'를 생각하게 되더라고요."
배우 이청아가 <더팩트>와 만나 지난 10일 종영한 ENA 월화드라마 '아너' 관련 인터뷰를 진행했다. /매니지먼트 숲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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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일링 역시 현진 그 자체가 되기 위한 전략이었다. '셀러브리티' 등 전작에서 화려한 룩을 선보였던 것과 달리, 이번에는 본인이 평소 입던 옷들을 대거 활용했다. 이청아는 "검정 바지 같은 경우는 4~5번씩 돌려 입었고, 백팩과 운동화를 신었다. 언제든 현장으로 튀어 나갈 준비가 된 인물이어야 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황현진의 트레이드 마크였던 '땋은 머리'는 의외로 여행 중 얻어걸린 아이디어였다. 해외에서 대본을 읽다 바람에 날리는 머리를 대충 묶었는데, 거울 속 그 모습이 딱 현진이 같았다고. 그렇게 완성된 현진의 헤어스타일은 캐릭터의 일상성을 부여하는 신의 한 수가 됐다.
작품이 '여성 연대'를 큰 갈래로 내세웠던 만큼 이청아를 비롯한 이나영 정은채의 케미는 주요 관전 포인트였다. 세 사람 모두 내성적인 만큼 초반에는 정적이 흐르기도 했지만, 서로 맛집 정보를 공유하며 서서히 스며들었단다. 이청아는 "침묵이 불편하지 않은 사람들이었다. 서로 배려하고 있다는 걸 암암리에 느끼며 끈끈해졌다"고 회상했다.
배우 이청아는 '아너'를 통해 오랜만에 액션 연기 등을 소화할 수 있어 좋았다고 밝혔다. /ENA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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액션에 대한 갈증도 이번 작품을 통해 시원하게 해소했다. 20대 때부터 검도, 수영, 승마 등을 섭렵했던 이청아는 주짓수 장면에서 무술 감독의 극찬을 받았다. 그는 "원래도 몸 쓰는 걸 좋아하는 편"이라며 "액션에 대한 갈망이 늘 있었는데 이번 작품에서 동작 등을 빠르게 습득하며 칭찬을 받기도 했다. 스스로도 아직 죽지 않았다고 느꼈다"고 솔직하게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아너'의 현실적인 엔딩에 대한 만족감도 드러냈다. 통쾌한 복수 대신 일상으로 돌아간 주인공들의 모습에 대해 그는 "오히려 현실적이라 더 큰 위안이 됐다"고 평가했다. 이청아는 "악의 권력은 형태를 바꿀 뿐 여전히 존재하겠지만 '우리는 여전히 여러분 곁에 있겠다'는 메시지가 작품의 진정으로 말하고 싶었던 주제가 아닐까 싶다"고 전했다.
"전 작품이 세상에 나왔을 때 누군가에게 어떤 영향을 줄 수 있을지를 생각하게 돼요. 단순히 즐거움을 넘어서 한 번쯤 자신을 돌아보게 만드는 이야기라면 더 의미가 있죠. '아너'는 저에게 '용기'에 대한 이야기였어요. 부서질 수는 있어도 끝내 무너지지 않는 것. 이 작품이 말하고 싶은 이야기가 아니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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