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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8 (월)

서프라이즈! 정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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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 최초 메이저 대회 8강 진출

테니스 호주오픈 단식

조코비치에 3-0 완승
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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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물 두 살의 정현이 한국 테니스 역사를 다시 썼다.

정현은 22일 호주 멜버른에서 열린 2018 호주오픈 남자 단식 16강전에서 노박 조코비치(31ㆍ세르비아)를 3대 0(7-6, 7-5, 7-6)으로 완파하고 8강행 마지막 티켓을 거머쥐었다. 한국인 선수 최초 세계 테니스 메이저 대회 8강 진출이다. 이전까지 최고 성적은 이덕희(1981년)와 이형택(2000년, 2007년)의 US오픈 16강이었다.

정현의 다음 8강 상대는 세계 랭킹 97위인 테니스 샌드그렌(27ㆍ미국)이다. 샌드그렌은 16강에서 도미니크 팀(25ㆍ오스트리아ㆍ5위)을 3대 2로 꺾으며 이번 대회 최대 이변을 일으켰다. 정현은 이달 초 오클랜드 오픈 32강에서 샌드그렌을 2대 1로 이긴 적이 있어 ‘4강 신화’의 가능성도 높다. 정현이 샌드그렌 마저 꺾으면 준결승과 결승전에서는 ‘테니스 황제’ 로저 페더러(37ㆍ스위스), 라파엘 나달(32ㆍ스페인) 등과 맞닥뜨릴 가능성이 높다.

지난 2016년 호주 오픈 1차전에서 조코비치에게 0대 3으로 완패했던 정현은 이번 2년 만의 리턴 매치에서 완벽하게 설욕했다. 세트 스코어는 3대 0이었지만, 3시간에 걸쳐 매 세트 12게임 이상 치를 정도로 접전을 펼쳤다.

1세트 초반에는 정현이 힘의 우세를 보이며 게임 스코어를 4대 0까지 벌였다. 하지만 조코비치도 그냥 밀리진 않았다. 5게임부터 서브의 위력이 살아나면서 5대 5까지 따라붙었다. 5대6으로 밀리던 12게임이 승부의 분수령이었다. 주 무기인 백핸드와 절묘한 패싱샷으로 타이브레이크까지 몰고 갔고 결국 7대5로 세트를 따냈다. 2세트와 3세트에서도 정현의 상승세는 계속됐다. 특히 ‘무결점 테크니션’이라는 별명을 가진 조코비치를 상대로 긴 랠리에서도 결코 밀리지 않으며 노련한 운영 능력도 보여줬다. 공을 사이드라인에 바싹 붙여 집어넣는 다운더라인이 나올 땐 조코비치도 고개를 흔들며 정현의 테크닉과 결단력을 인정했다.

반면 조코비치는 지난해 7월 팔꿈치 부상을 극복하지 못했다. 1세트에만 무려 7개의 더블폴트(2세트 1개, 3세트 1개)를 저질렀다. 1세트가 끝난 뒤에는 발 부분에 통증을 호소하며 메디컬 타임아웃을 신청하기도 했다. 특히 2세트에서는 고비 때 마다 무려 19개의 실책을 쏟아내며 자멸했다. 정현은 경기 후 인터뷰에서 다음 경기를 어떻게 준비할 것이냐는 질문에 “먼저 충분히 쉬고 싶다”고 말했다.

한편, 정현은 이번 승리로 상금 44만 호주달러(3억7,600만원)를 확보했고 랭킹 포인트도 360점을 얻으면서 40위권으로 진입할 수 있게 됐다.

강주형기자 cubi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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