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e북 읽기 취미… “소설 읽는 걸로 알아”
22일(현지시각) 호주 멜버른에서 열린 2018 호주오픈 테니스대회 남자단식 16강전에서 정현 선스가 노박 조코비치를 상대로 경기를 펼치고 있다. 대한테니스협회 제공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남자 테니스 정현(22ㆍ삼성증권 후원, 세계 58위)의 조력자인 손승리 코치가 노박 조코비치(31ㆍ세르비아)를 꺾은 호주 오픈 테니스대회 16강전을 두고 “100점짜리 경기”라고 평했다. 정현이 승리 직후 코트 위에서 부모가 앉은 관중석을 향해 큰 절을 하리라고는 손 코치도 예상하지 못했다고 한다.
손 코치는 23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 인터뷰에서 “(전날 경기 직후 정 선수와) 서로 웃으면서 ‘수고했다’는 얘기를 한 것 그 이상이 있겠느냐”며 “굉장히 기분이 좋다”고 말했다. 손 코치는 또 “정현이 훈련을 잘 소화하고 그런 것들이 실제 상황에서 잘 나왔던 것 같다”며 감격스러워했다.
정현은 승리가 확정된 직후 아버지 정석진(52) 전 삼일공고 테니스 감독과 어머니 김영미(49)씨, 친형인 실업 테니스 선수 정홍(25)씨 쪽을 향해 큰 절을 했다. 손 코치는 “저희도 예상을 못했다”고 말했다. 이어 “(정 선수가) 부모와 떨어져 있어야 하는 기간이 많은데 경기장에 와계시고, 또 (자기를 위해) 고생한 분들에게 인사를 했다고 한다”고 덧붙였다.
손 코치는 ‘점수를 매긴다면 몇 점을 주겠느냐’는 진행자의 질문에 “100점이라고 생각된다”며 “프로 경기에서 이긴다는 것은 그렇게 쉬운 일이 아니다. 매 경기 100점이 아니고는 이길 수가 없다”고 설명했다. 또한 그는 “정현은 우승을 하겠다는 그런 목표보다는 좀 더 좋은 선수가 돼야 한다는 목표가 굉장히 뚜렷한 선수”라고 평했다.
정현의 체력 관리도 화제에 올랐다. 정현은 경기 후 코트 인터뷰에서 3세트 타이브레이크에서 조코비치에게 3대3으로 따라 잡혔을 때의 심정을 묻는 질문에 “져도 괜찮다고 생각했다. 나는 조코비치보다 젊다. ‘2시간 더 뛰면 된다’고 생각했다”고 답했다. 체력을 밑바탕으로 한 자신감이었다.
손 코치는 “(경기를) 마치고 나면 공식적인 마사지사라든지 치료사를 총동원해 관리하고, 또 어머님이 여러 가지 영양식을 챙겨주신다”고 설명했다. ‘정현이 좋아하는 영양식이 뭐냐’는 질문에 손 코치는 “어머님이 꿀부터, 정 선수가 좋아하는 것들로 (이번에도) 많이 챙겨온 걸로 알고 있다”고 답했다.
정현은 요즘 e북 읽기가 취미라고 한다. 손 코치는 “요즘 독서에 취미를 붙여 핸드폰이나 태블릿PC에 (책을) 담아놨다가 읽더라”며 “지금은 소설 위주로 읽는 걸로 알고 있다. 굉장히 재미있다고 하더라”고 전했다.
손 코치는 ‘우리나라에서 테니스가 대중적인 스포츠가 아니라 후원 등에서 부족함은 없었느냐’는 물음에는 “많은 분들이 관심을 가져준다면 좋은 선수가 한국에서도 충분히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또 “지금 호주 오픈에서 정현이 굉장히 열심히 하고, 좋은 분위기를 이어나가는 것은 항상 응원해 주시는 팬들 덕택”이라며 “테니스를 사랑하는 모든 분들께 감사하다”고 덧붙였다.
정현 역시 경기 후 인터뷰에서 한국의 팬들에게 인사를 해달라는 사회자의 질문에 관중에게 양해를 구한 뒤 한국어로 “한국에서 실시간으로 보고 계신 팬분들, 늦은 시간까지 응원해주셔서 감사하다. 아직 끝나지 않았다. 수요일(8강전)에도 좋은 모습 보여드릴 테니 응원해달라”고 말했다.
정현은 국내의 뜨거운 관심을 아직 체감하지 못한 듯 하다. 경기 뒤 외국 취재진과 가진 인터뷰에선 ‘한국에서 인기가 높을 것 같다’는 질문에 “아니다”라고 답하기도 했다. 또 “한국에선 테니스가 비인기 종목”이라며 “지난해 11월 넥스트 제너레이션 파이널스에서 우승한 뒤 (나를) 알아보는 사람이 생기긴 했지만 그건 오직 테니스 코트에 있을 때뿐, 길거리에선 나를 알아보는 사람이 없다”고 말했다.
어릴 적 우상이자 2년 전 자신에게 완패를 안겼던 조코비치를 뛰어 넘은 정현은 24일 세계랭킹 97위인 샌드그렌(27·미국)과 8강전에서 맞붙는다.
김지은 기자 luna@hankookilbo.com
22일(현지시각) 호주 멜버른에서 열린 2018 호주오픈 테니스대회 남자단식 16강전에서 노바크 조코비치를 상대로 승리한 정현이 부모가 앉은 관중석을 향해 큰절을 하고 있다. 대한테니스협회 제공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