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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8 (월)

이제, 정현이 걷는 길이 한국 테니스 역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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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테니스 사상 최초 그랜드슬램 男단식 준결승 진출
호주 오픈서 파죽지세.. 16강서 조코비치 누르고 8강서 샌드그렌마저 꺾어
4강 황제 페더러와 맞대결.. 우승땐 亞 최초 기적 달성


파이낸셜뉴스

'한국 테니스의 간판' 정현이 한국 선수 최초로 메이저 대회 4강에 진출하는 쾌거를 이뤘다. 정현이 24일 호주 멜버른에서 열린 호주오픈 테니스대회 남자단식 준준결승에서 미국의 샌드그렌을 3-0으로 완파한 후 두 손을 높이 들어 환호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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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년 월드컵 4강의 기적이 다시 일어날까. 정현(22.한국체대)이 한국 테니스 사상 최초로 그랜드슬램 대회 남자단식 준결승에 진출했다. 정현은 24일 호주 멜버른 멜버런파크에서 열린 2018 호주오픈 테니스대회(총상금 5500만 호주달러·약 460억원) 남자단식 8강전서 미국의 테니스 샌드그렌을 세트스코어 3-0(6-4, 7-6(7-5), 6-3)으로 물리쳤다.

정현은 22일 16강전서 노바크 조코비치를 누르고 국내 테니스 선수로는 처음으로 8강에 올랐다. 정현은 이후 매 순간 한국 테니스의 역사를 새로 쓰게 됐다. 정현은 4강전서 토마스 베르디흐(체코)를 꺾은 로저 페더러(스위스)와 만나게 된다. 정현의 남자 테니스 그랜드 슬램 4강은 2002년 월드컵 4강 진출에 견주어도 전혀 손색없다. 4강 경기는 26일 펼쳐진다.

정현은 1세트서 1-1로 비긴 3경기서 타이브레이크를 승리로 이끌었다. 이어 4경기서 초반 15-40으로 몰렸으나 21번의 랠리 끝에 30-40을 만들었다. 이후 연이어 포인트를 따내 3-1로 앞서갔다. 정현은 10경기서 30-0으로 앞선 다음 잇달아 서브 에이스를 성공시켜 세트를 마무리했다.

정현은 2세트 초반 샌드그렌의 강서브에 주춤했으나 3-5에서 5-5 타이를 만든 다음 결국 6-6 타이 브레이크에서 잇달아 승리를 따내 7-5로 이겼다.

정현과 4강전서 맞붙을 페더러는 현재 남아 있는 선수 가운데 가장 높은 세계랭킹 2위로 역대 테니스 사상 최고의 선수로 손꼽힌다. 1위 나파엘 나달(스페인)은 8강전서 탈락했다. 페더러는 무려 302주간 세계랭킹 1위를 지킨 테니스의 '살아 있는 전설' 이다. 호주오픈 5차례 우승을 포함해 19차례나 그랜드슬램 대회를 제패했다. 이는 테니스는 물론 메이저대회를 구분하고 있는 모든 스포츠에서 최다 기록이다. 2위는 남자 골프의 잭 니컬러스의 18회.

페더러는 한때 은퇴를 고려할 만큼 심각한 무릎 부상에 시달렸으나 2016년 초 수술 후 극적으로 재기에 성공했다. 특히 지난해 호주오픈서 세계 1위 나달을 누르고 통산 5번째 우승컵을 들어 올려 건재함을 과시했다.

정현이 페더러마저 이기고 결승에 올라간다면 순수 아시아인 선수로는 최초로 호주오픈 결승 무대를 밟게 된다. 그랜드슬램 대회 전체를 아우르면 2014년 US오픈에서 준우승을 차지한 니시코리 게이(일본) 이후 두번째다. 우승은 물론 최초의 일이 된다.

아시아계 미국인으로는 앤드리 아가시(이란계.통산 8회 그랜드슬램 우승)와 마이클 창(대만계.1989 프랑스 오픈 우승)이 세계 최고 무대 정상에 선 바 있다. 특히 마이클 창은 프랑스 오픈 4강서 당시 세계 최강 이반 렌들을 꺾고 우승한 바 있어 페더러를 만나는 정현과 비교된다.

정현이 결승에 오르면 8강전서 나달을 꺾은 세계링킹 6위 마틴 칠리치(크로아티아)를 만날 가능성이 높다. 정현의 세계랭킹은 58위다.

texan509@fnnews.com 성일만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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