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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8 (월)

한국 첫 메이저 테니스 4강 오른 정현 금의환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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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28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한 정현이 꽃다발을 받은 뒤 자신을 축하하기 위해 공항에 나온 수많은 팬들을 향해 손을 흔들고 있다. [한주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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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강에 진출했을 때는 기분만 살짝 좋았는데 지금 이렇게 공항에 와보니 정말 놀랍고 기분이 좋다. 이렇게 많이 나올 줄은 상상하지도 못했다."

한국 테니스 역사상 메이저 대회 최고 성적과 최고 세계 랭킹 역사를 한번에 바꾼 '테니스 왕자' 정현(22·삼성증권 후원)이 금의환향했다.

28일 인천국제공항 제2공항터미널에 정현이 나오는 순간 기다리고 있던 취재진과 팬들의 박수 갈채와 플래시 세례가 쏟아졌다.

정현에게 쏟아진 관심은 단순히 '메이저 4강 신화'를 썼기 때문이 아니다. '테니스 황제' 로저 페더러(스위스)와 맞붙은 4강전에서 포기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인 그의 오른발을 본 사람들은 모두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었다. 생살이 드러난 데다 발은 온통 물집으로 뒤덮였다. 보여주지 않은 왼발도 온통 물집투성이였다.

16강 이전부터 물집이 크게 잡혔고 진통제와 정신력으로 4강까지 오른 것이 알려지며 전 국민은 오랜만에 가슴 뭉클한 감동을 느낄 수밖에 없었다. '정현 신드롬'은 실력과 정신력, 그리고 투혼이 모두 합쳐진 것이다.

"이렇게 많은 팬들이 오신 걸 보니 정말 큰일을 하고 돌아온 것 같다"고 말한 정현은 환한 미소를 지어 보였다.

가장 궁금한 것은 부상 상태였다. 이에 대해 정현은 "아직 발에 통증이 있다. 다음주에 병원에 가서 상태를 확인할 예정"이라고 답했다. 이어 "앞으로 투어 일정은 일단 보류한 상태다. 진단을 받아 보고 결정을 하겠다"고 답했다.

정현은 '메이저 4강'이라는 달콤한 열매를 맛봤다. 그리고 세계 랭킹도 28위 선으로 오를 전망이다. 이에 대해 정현은 "이렇게 빨리 경신할 줄은 몰랐다"고 말한 뒤 "더 높은 곳으로 올라가고 싶은 생각이 든다. 세계 랭킹 톱10 욕심이 난다"며 각오를 밝혔다.

물론 결과보다 과정에서 더 많은 것을 배웠다. "개인적으로 '나도 할 수 있다'는 생각은 항상 했다"고 말한 정현은 "이번 대회에서 모든 순간이 소중하다. 노바크 조코비치와 대결한 것도 영광이었고 이긴 것도 기억에 남는다. 모든 순간 하나하나 잊지 못할 것"이라고 돌아봤다. 이어 "모든 선수들이 나를 높게 평가해 준 만큼 그들이 맞는다는 걸 증명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훌륭한 선수들과 비교해주셔서 오히려 부담을 갖지 않았다"고 말한 뒤 "그들을 롤모델로 삼고 쫓아가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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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현이 자신의 SNS에 공개한 오른발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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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 '기권패'에 아쉬움은 없을까. 정현은 "부상이 없었더라도 쉽지 않았겠지만, 그래도 부상이 없었다면 좀 더 잘했을 것 같다는 생각은 든다"고 속마음을 드러낸 뒤 "페더러는 같은 선수지만 정말 부드럽게 테니스를 하더라. 그래서 체력도 덜 지치는 것 같다"며 경기 내용을 돌아봤다.

마지막으로 정현은 응원해준 팬들에게 "호주오픈에서 2주 동안 많은 관심과 응원을 느끼면서 경기했다. 한국 테니스를 위해 관심을 가져주시길 부탁드린다"고 말한 뒤 "앞으로 나를 포함한 테니스 선수들과 테니스를 인기 종목으로 끌어올리고 싶다"며 꾸준한 응원과 관심을 부탁했다.

'정현 돌풍'으로 국내 팬들 관심을 모은 호주오픈 남자단식 우승 트로피는 페더러 품에 돌아갔다. 정현이 복귀한 시간 마린 칠리치(크로아티아)와 결승전을 펼친 페더러는 5세트까지 가는 접전 끝에 3대2로 승리했다. 이번 우승으로 페더러는 호주오픈에서 6번째 우승을 차지했고 개인 통산 메이저 대회 20번째 우승이라는 위업을 달성했다.

[조효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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