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5.02 (목)

이슈 [연재] 쿠키뉴스 '옐로카드'

[옐로카드] 변화와 불신, 황선홍호는 정말로 침몰하고 있나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변화와 불신, 황선홍호는 정말로 침몰하고 있나

쿠키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무색무취의 단조로운 전술, 신구 불균형에 따른 모래알 조직력, 동기부족과 집중력 결여. FC 서울은 이번 시즌 2경기를 치렀을 뿐이지만 '추락'이란 표현이 어울리는 난국에 직면했다.

FC 서울은 11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18 K리그1(클래식) 2라운드에서 강원에 1-2로 패했다.

홈 개막전에서 1승 신고에 실패한 서울의 표정이 침울하다. 이날 패배로서울은 1무 1패, 9위까지 쳐졌다.하필이면 다음 경기가 디펜딩 챔피언 전북과의 원정전이다. 1승 수확이 더욱 요원한 상황이다.

서울에겐 경기력 부진 이상으로 '불신'을 풀어야 할 과제가 있다. 이날 경기 시작 전 팬들은 황선홍 감독에게 야유를 보냈다. 황 감독은 시즌 전 '챔피언 재탈환'을 슬로건으로 내세우며 '세대교체를 통해 역동적인 서울을 만들겠다'고 다짐했다. 하지만 팬들은 의뭉스런 눈빛을 보냈다. 프렌차이즈 스타였던 데얀을 라이벌팀 수원에 보냈고 특급 도우미 윤일록과 중원 마에스트로 오스마르는 일본에 빼앗겼다. 여기에 주세종, 이명주는 군 입대로 팀을 떠났다.

그라운드 주축 멤버들이 대거 이탈했지만 서울은 '실험'에 초점을 맞췄다. 두 외국인 공격수 안델손과 에반드로는 K리그 경험이 부족하다. 안델손은 지난해 일본 산프레체 히로시마에서 39경기에 출전해 12골을 넣었다. 에반드로의 경우 지난 시즌 대구 FC 소속으로 29경기 11골에 그쳤다. 두 브라질산 용병의 연계플레이는 기대되지만 현 팀 전술에 맞는지, 무엇보다 '데얀'이란 두 글자의 대안이 될 수 있을지 물음표가 달린다.

또 다른 새 얼굴 조영욱은 지난해 23세 이하(U-23) 대표팀과 U-20 월드컵 등을 거친 유망주다. 하지만 프로 무대에서 검증된 바가 없다. FA 시장에 나온 박주영을 붙잡은 게 그나마 위안이다.

팬들은 일단 '지켜보자'는 입장이었다. 경기 전 만난 한 서포터즈 팬은 '서울의 노쇠화는 틀림없이 풀어야 할 과제였다. 황 감독님이 주사위를 던졌고 결과로 대답해야 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또 다른 팬은 '황 감독께서 큰 변화가 결과로 연결될 거라 자신했다. 오늘은 기대를 하고 지켜보려 한다'고 말했다.

서울은 앞선 제주와의 개막전을 득점 없이 비겼다. 서울은 경기를 주도하고도 잦은 호흡 실수로 찬스를 날렸다. 제주는 시즌 전 주축 선수들이 대거 이탈해 조직력 문제가 대두된 팀이다. 이들은 2라운드에서 승격팀 경남에 0-2로 패해 출혈을 실감하고 있다.

서울은 2라운드 홈경기에서 강원을 맞아 선제골을 넣고도 후반에 내리 2골을 내주며 무릎을 꿇었다. 서울은 미드필더를 두텁게 가져갔지만 빌드 업 중 나온 호흡 미스로 허무하게 공을 빼앗겼고, 이는 강원에게 좋은 먹잇감이 됐다. 대놓고 '선수비 후역습'을 준비한 강원 입장에서 '연습한대로' 경기가 흘러갔다. 골키퍼 양한빈의 슈퍼세이브가 없었다면 더 큰 실점으로 무너질 뻔했다.

후반 들어 황 감독은 이상호, 에반드로, 조영욱을 투입하며 공격에 열을 올렸다. 경기 막바지 서울의 일방적인 공격이 이어졌지만 잘 짠 그물 같은 강원 수비를 뚫지 못했다. 답답함을 증명하듯 두 외국인 공격수는 팀플레이보다 개인기 위주로 실마리를 풀려 애썼다. 결국 경기는 원정팀의 승리로 마무리됐다.

시즌 전 서울은 미래에 투자한다고 했다. 그러나 지금과 같은 하락세로는 미래는 커녕 지금도 불분명하다. 구덩이에 빠져선 앞으로 나아갈 수 없기 때문이다. 경기 후 만난 황 감독은 팬들의 야유에 대해 '충분히 이해한다. 경기력이 좋지 않았다'면서 인정했다.

서울은 지난 시즌 3위 사수에 실패하며 아시아 챔피언스리그(ACL) 티켓을 거머쥐지 못했다. 서울은 지난 2년간 홈 관중, 유료관중 부문에서 1위에 오른 명실상부 최고 인기팀이다. 이제 2경기지만 많은 것들이 드러났다. ACL 일정을 소화하지 않는 서울이 전북전에서 할 수 있는 변명은 많지 않아 보인다.

이다니엘 기자 dne@kukinews.com

쿠키뉴스 이다니엘 dne@kukinews.com
저작권자 © 쿠키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