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의 초반 행보가 심각하다. 롯데는 6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2018 KBO리그 LG트윈스와의 경기에서 6-14로 패했다. 다시 3연패에 빠지며, 1승10패 최하위에 머물러 있다.
29일 오후 잠실야구장에서 2018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와 두산 베어스의 경기가 벌어졌다. 8회초 1사 1루에서 롯데 이대호가 안타를 쳐 주자 1,3루의 찬스를 만들었다. 사진=김재현 기자 |
롯데의 반등을 위해서는 4번타자 이대호(36)의 타격이 살아나야 한다. 6년 만에 롯데로 복귀했던 지난 시즌 이대호의 첫 9경기 동안 성적은 32타수 15안타 3홈런 6타점 타율 0.469 OPS 1.344였다. 하지만 올 시즌과 비교해 보면 34타수 7안타 0.206 홈런 1개 타점 3개 OPS 0.584 이다.
이대호가 부진한 이유는 무엇일까? 지난 4일 대전에서 열린 한화 이글스와의 경기 전에 이대호와 잠시 이야기를 나누었다. 이대호는 먼저 스트라이크 존에 대한 어려움을 말했다. 상대 투수들이 던지는 몸쪽 코스는 포심보다는 투심 같은 타자 몸쪽으로 더 휘어 들어오는 구종을 선택한다. 스트라이크 보다는 타석에서 떨어뜨리기 위한 보여주는 공이 많다. 그 볼에 몸에 맞는 볼이 나오기도 하고 스트라이크 판정을 받으며 흔들리기도 한다고 한다.
거기에 더해 기술적인 부분을 살펴보면,
준비 자세에서 스트라이드 구간으로 옮기는 과정에서 약간의 시간이 더 필요하다. 이대호는 체중이동 폭이 조금 넓기 때문에 체중이동을 할 시간이 필요하다. 그 시간이 부족하면 체중을 이동하는 과정에서 볼이 몸에 가까이 오기 때문에 먹히거나 떨어지는 유인구에 헛스윙을 하는 경우가 생긴다.
그림 1-1 이대호 타격의 핵심인 준비자세에서 스트라이드 구간. |
이대호를 상징하는 타격의 키 워드는 부드러운 스윙이다. 물 흐르듯 부드러운 스윙을 하기 위해서는 그림 1-1 준비동작에서처럼 스트라이드 구간으로 연결되는 자세가 가장 중요하다. 오른쪽 다리에 있던 체중을 왼발 쪽으로 자연스럽게 옮겨져야 강한 몸통 회전을 통한 정타가 가능하다.
시애틀 매리너스의 로빈슨 카노는 스트라이드 한 후 앞발이 지면에 닿으면 체중을 거의 100% 앞발에 싣고 몸통을 회전해서 파워를 만들어 낸다고 한다. 그렇듯 체중이동 동작은 뒤쪽에 있던 체중을 앞쪽으로 옮겨서 허리 회전을 위한 추진력을 얻는 구간으로 적절한 시간이 필요하다.
야구의 물리학을 보면 투구를 향해 발을 내딛는 동안 몸무게 80kg인 타자는 약 110kg의 힘으로 뒷발을 차는데, 그 속도는 0.2초 후에 시속 약 9.7km 가 된다. 타자는 앞발을 땅에 견고하게 디딘 후, 그 발을 회전축으로 삼아 몸을 돌리기 시작한다.
그림 2-1 지난 4월3일 한화전 4회 송은범의 몸쪽 투구에 늦은 타이밍으로 파울 되는 상황. |
그림 2-1을 보면 준비자세에서 스트라이드 구간으로 연결되는 과정에서 체중이 앞쪽으로 덜 옮겨진 상황에서 볼이 오면 허리를 회전하는 것이 아닌 왼쪽으로 빼면서 때리게 된다. 그렇게 되면 정타 보다는 편타와 타구에 힘이 실리지 않는 경우가 많다.
그림 3-1 경기 전 연습배팅에서 스트라이드 구간에서 체중을 앞쪽으로 옮기는 과정체크. |
이대호가 4일 한화전에 앞서 특타를 하며 타격감을 조율하는 장면을 옆에서 지켜봤다.
이대호는 준비자세에서 뒷발인 오른발의 뒤꿈치는 뒤쪽으로 살짝 돌려서 오른 무릎을 투수 방향으로 살짝 넣는다. 이유는 레그킥을 하는 자세에서 체중이 뒤로 넘어가는 것을 방지 하며 회전하는 타이밍에서 늦지 않으려는 의도이다.
타자는 투수의 투구 타이밍에 맞춰 준비해야 한다. 하지만 그 전에 타자 스스로 볼을 때릴 수 있는 준비 타이밍이 되어 있지 않으면 좋은 타격이 어렵다. 선수들이 컨디션이 좋을 때는 어떤 볼도 칠 수 있을 것 같다고 하는 게 바로 준비 타이밍이 잘 되기 때문이다.
이대호가 연습 배팅 내내 스스로 자기 암시를 하며 타이밍을 조율하는 모습을 보니 곧 좋은 타구를 만들 수 있을 것으로 믿는다. 이대호는 롯데의 4번타자일 뿐만 아니라 조선의 4번타자다. 이대호가 다시 훨훨 날아오르기를 필자도 기대한다. (SBS스포츠 야구 해설위원)
영상=SBS스포츠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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