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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7 (수)

이슈 '미투' 운동과 사회 이슈

[POP초점]"미투→이서원 성추행"…연예계 性범죄는 여전히 현재진행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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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

조재현, 김생민, 이서원 / 사진=본사DB


[헤럴드POP=안태현 기자] 연예계의 성범죄 문제는 과거의 일이 아닌 현재진행형이다.

지난 4월 방송인 김생민의 성추행 미투 폭로가 등장하고 한 달이 지났다. 검찰, 연극계, 영화계, 가요계, 방송계를 넘어 미투 운동은 사회 전반으로 확산되어 나갔지만 연예계의 미투 운동은 점점 잠잠해져갔다. 가해자로 지목된 인물들은 출연 중이던 프로그램에서 하차했고, 이들이 출연한 영화 또한 재촬영 혹은 무기한 개봉 연기를 선택했다. 연예계 전반에 몰아닥친 미투 운동의 파급력은 강력했다. 그렇기에 여기서 성과 관련된 범죄 혹은 문제들은 더 이상 지속되어서는 안 되고 근절되어야 한다는 시선과 지성들이 등장했다. 이제 연예계 전반이 자정의 노력을 일궈 나가야하는 시점이었다. 하지만 다시 한 번 성추행 문제가 불거졌다.

이번엔 과거의 일이 아니었다. 당장 김생민의 과거 성추행 문제가 불거졌던 지난 4월의 일이었다. 배우 이서원은 이달 8일 동료 여성 연예인을 성추행하고 흉기를 이용해 협박한 혐의로 경찰에 체포, 조사를 받게 됐다. 하지만 이것이 세간에 알려지기까지는 한 달이 넘는 시간이 소요됐다. 그 동안 이서원은 자신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팬들과 소통하거나 방송에까지 출연했다. 첫 방송을 앞두고 있는 tvN 드라마 ‘멈추고 싶은 순간: 어바웃타임’(이하 ‘어바웃타임’)의 촬영까지 이어갔다. 그 순간에도 이서원은 여전히 경찰의 조사를 받고 있었다. 물론 무죄추정의 원칙에 따라 수사 중인 인물에 대해 쉽게 가해자로 예단하는 행위는 지양해야 하지만 결국 이서원은 해당 논란을 스스로 인정했다. 즉 자신도 인정하는 범죄 후 한 달 동안 활동을 이어온 것이다.

그렇기에 대중들의 분노는 더욱 커졌다. 미투 운동으로 연예계 전반이 발칵 뒤집어진 것이 당장 먼 시기의 일이 아니었기에 감정은 더 격해졌다. 이서원의 소속사 블러썸 엔터테인먼트 또한 해당 사실을 인지하지 못하고 있었다. 블러썸 엔터테인먼트 측은 16일 공식보도자료를 통해 “매체 측의 사실 확인 요청 이전까지 이 같은 상황에 대해 알지 못하고 있었다”며 “정확한 사실 파악을 위해 본인에게 확인을 한 결과, 지인과 사적인 자리에서 술을 마시다가 발생한 일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고 입장을 밝혀왔다. 즉, 이서원은 전속계약 관계에 있는 소속사에도 자신의 범행 사실을 숨겼다. 의도적인 것이 아니었다 하더라도 이러한 그의 행동은 대중들의 지탄을 받는 행위임을 부정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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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tvN 제공


이러한 사태에 tvN 측은 다시 한 번 낭패를 봐야했다. tvN은 지난 조재현 사건 당시 그가 출연 중이던 드라마 ‘크로스’를 방영하고 있었고, 방영을 앞두고 있던 ‘나의 아저씨’에는 오달수가 출연을 예정 중이었다. 미투 운동의 바람이 불어 닥쳤고, 조재현은 ‘크로스’에서 중도하차했다. 드라마 후반부 갑작스럽게 주연의 자리가 비어버렸다. ‘나의 아저씨’의 경우, 오달수가 하차하고 배우 박호산이 그 빈자리를 메웠다. 이후 다시 한 번 ‘멈추고 싶은 순간: 어바웃 타임’에 출연하는 이서원이 성추행 및 협박 혐의로 물의를 일으켰다. 이에 tvN 측은 16일 오후 즉각 공식입장을 발표했다. 이서원을 하차시킨 후 다른 배우로 대체해 재촬영을 진행하겠다는 입장이었다. 다행히 방송 분량을 여유있게 확보한 상황이라고 하지만 재촬영이 쉬운 일이 결코 아니다.

이처럼 연예인 한 사람의 범죄는 결코 1인의 문제로 지나치지 않는다. 많은 이해관계가 얽혀있고, 프로그램 자체에 주는 타격 또한 만만치 않다. 당장 ‘어바웃 타임’은 오늘(17일) 제작발표회까지 앞두고 있는 상황이었다. 제작발표회는 예정대로 진행하지만 대중들의 관심은 드라마 자체보다 이서원 문제에 더 포커스를 맞추게 돼버렸다. 즉, 1인의 범죄가 작품의 시작 자체에 제동을 거는 역할을 해버린 것이다. 미투 운동이 활발할 당시, 대중들의 반응은 제각각이었다. 당연한 일이기에 그들의 범죄를 폭로하는 것은 꼭 이루어져야 할 용감한 행동이라는 반응이 존재했고, 과거의 일을 굳이 왜 지금 들추어내는가라는 반응도 이어졌다. 하지만 이번 이서원 사건으로 본질은 더 뚜렷해졌다. 연예계의 성범죄 문제가 여전히 지속되고 있다는 것이고, 사회의 자정 노력이 더욱 필요하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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