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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31 (목)

이슈 [연재] 매일경제 '쇼미 더 스포츠'

"축구는 결국 독일이 이긴다"…기록으로 보는 월드컵 축구 절대 강자 `독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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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미 더 스포츠-100] "축구는 22명이 90분간 공을 쫓아 달리다가 결국엔 독일이 이기는 스포츠다."

잉글랜드 최고 축구 스타 중 한 명인 게리 리네커는 독일 축구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축구 종주국이자 자존심이 강하기로 유명한 대영제국 축구 전설이 뱉는 말의 무게감은 묵직하다. 그만큼 유럽 축구, 아니 세계 축구계에서 독일 축구가 갖는 위상은 특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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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3일 오후(현지시간) 러시아 로스토프나노두 로스토프아레나에서 열린 2018 러시아 월드컵 F조 조별리그 2차전 대한민국과 멕시코의 경기. 1-2로 패한 대한민국 선수들이 아쉬워하고 있다. /사진=로스토프나도누,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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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은 18번 월드컵 본선에 진출해 유럽 국가 중 가장 많이 월드컵에 출전한 국가다. 초창기 2번(1930 우루과이, 1950 브라질)을 제외하고는 모두 참가했다. 두 번의 본선 대회에 참가하지 못했던 것도 불참 내지 출전 금지 등 불가항력적인 이유에서였다. 조별예선 탈락과 같은 실력 문제가 아니었다.

물론 독일보다 많이 월드컵에 출전했던 나라도 있다. 바로 브라질이다. 브라질은 지난 20번의 월드컵에 모두 개근한 유일한 팀이다. 이뿐만 아니라 브라질은 총 5번의 월드컵에서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4번 우승한 독일보다 우승 횟수나 출전 횟수에서 모두 한 수 위다. 게다가 브라질 축구의 화려함은 전 세계 축구팬들의 사랑을 한 몸에 받고 있다.

하지만 현존하는 세계 최고 축구 강국이 어디냐를 묻는다면 독일이 꼽힐 가능성이 높다. 비록 이번 월드컵 조별예선 1차전에서 멕시코에 불의의 일격을 맞긴 했지만, 현 국제축구연맹(FIFA) 세계랭킹 1위는 엄연히 독일이며, 지난 대회 우승팀 또한 독일이다.

독일은 역대 월드컵에서도 가장 좋은 성적을 기록한 팀이기도 하다. 우승 횟수나 출전 횟수에서는 남미 최강 브라질에 근소한 차이로 밀리긴 하지만, 꾸준함이라는 점에서는 오히려 브라질을 압도한다.

독일은 4번의 월드컵 우승 외에도 4번의 준우승을 기록하며 총 8회 결승에 진출했고, 2번의 3위와 1번의 4위를 기록했다. 더욱 놀라운 점은 독일의 역대 최악의 성적이 10위(1938 프랑스)라는 점이다. 이 한 번을 제외하고는 모두 8강 이상의 성적을 올렸다. 18번의 월드컵에서 독일 순위를 평균으로 계산하면 3.5위였다. 바꾸어 말하면 독일은 월드컵에서 기본적으로 4강엔 진출한다는 뜻이다.

'조별예선 후 토너먼트'란 지금의 월드컵 본선 경기 방식이 시작된 1986 멕시코월드컵 이후 독일이 보여준 퍼포먼스는 브라질을 한층 더 압도한다. 기간 중 8번의 대회에서 독일은 모두 조별예선을 통과했으며 8강 이하의 성적을 낸 적은 단 한 번도 없다. 2002 한일월드컵부터 2014 브라질 대회까지 5번 연속 4강에 오르는 기염을 토해냈다.

반면 브라질은 기간 중 2번의 우승을 차지하고 모두 조별예선을 통과했지만 16강전에서 1회, 8강전에서 3회 탈락했다. 4강 이상의 성적을 올린 것 또한 3회에 불과하다. 더군다나 홈에서 열린 2014 브라질 대회 4강에서 독일에 1대7이라는 치욕의 패배를 당한 것은 월드컵 역사, 아니 축구 역사에 두고두고 회자될 만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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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의 토니 크로스가 지난 23일(현지시간) 러시아 소치의 피시트 올림픽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 러시아월드컵 조별리그 F조 2차전 스웨덴과 경기에서 극적인 역전 결승 골을 터뜨린 뒤 포효하고 있다. /사진=소치EP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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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월드컵에서 독일에 진다는 것은 창피하거나 치욕적인 일이 아니다. 이번 대회를 제외하고 독일은 106번의 월드컵 본선 경기에서 단 20번만 패했다. 수치상으로 적지 않은 듯 보이지만, 지금의 경기 상식이 정착된 1986년 이후 조별예선에서 당한 패배는 단 3번에 불과하다.

흥미로운 사실은 월드컵 지역예선에서 보여준 '유럽 최강' 독일의 모습이다. 독일은 1934년 이후 80년 넘는 기간 동안 지역 예선에서 단 한 번도 탈락한 적이 없다. 이탈리아, 프랑스, 네덜란드, 스페인, 잉글랜드 등 유럽의 축구 강국들이 다 한 번 이상 지역예선을 통과하지 못한 아픈 기억을 가지고 있지만 독일만은 예외다.

하지만 이보다 더 놀라운 사실이 있다. 80년간 독일은 지역예선에서 단 두 번만 패배했다는 사실이다. 1986 멕시코월드컵 예선에서 포르투갈에, 2002 한일월드컵 예선에서 잉글랜드에 패했던 것이 그 기록의 전부다.

그만큼 축구에 있어 독일은 탁월한 능력과 저력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 어떤 전문가들은 독일이 토너먼트에서 온 힘을 쏟기 위해 예선에는 체력을 비축하는 전략을 쓴다고 설명하기도 한다.

어쨌든 그런 독일이 조별예선 통과를 낙관하기 어려운 무척 낯선 상황에 직면하면서 우리와의 3차전을 앞두고 있다. 첫 경기 멕시코전 패배도 이해하기 어려웠지만, 두 번째 경기인 스웨덴전에서 고전하는 모습은 더욱 당황스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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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 독일 대표팀 스쿼드는 역대급으로 화려하다. 23명이라는 월드컵 엔트리가 턱없이 부족하다고 느껴질 정도다. 월드컵 개막 전엔 그야말로 최고의 전력으로 손꼽히던 독일이다. 이 때문에 독일의 부진을 선수 개개인의 문제로 보기에는 무리가 있다. 굳이 설명하자면 발동이 좀 늦게 걸리고 있는 상황이다. 부질없는 희망이지만, 조금 더 늦게 걸리거나 이번에는 아예 걸리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생각만 해도 지긋지긋한 '16강 경우의 수'나 '승패' 여부를 떠나 우리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이 독일과의 경기에서 후회 없이 플레이해 우리 축구팬과 국민에게 잠시나마 힐링의 시간을 주었으면 좋겠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한국 축구를 위한 근본적인 치유와 개혁을 게을리해서는 안되겠지만.

[정지규 스포츠경영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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