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에서 유니폼의 의미는 더 특별하다. 다른 업종의 유니폼보다 소속감과 한 팀의 정체성을 나타내는 심볼로서 작용한다. 경기 중에 착용해야 하기에 기능적인면도 고려된다. 무엇보다 응원하는 팬들에게 각인된다는 점에서 유니폼은 특별한 의미를 가진다. 스포츠용품 중 가장 매출이 많은 품목이기도 하다.
특히 야구는 감독부터 선수까지 구성원 모두가 한 유니폼을 입고 경기에 나선다. 기타 스포츠에서 감독과 코치가 정장 차림인 것과 달리 야구라는 종목의 특성을 보여주는 게 스포츠다. 그래서인지 프로야구의 유니폼은 점점 다양해지고 있다.
SK에이스 김광현이 착용한 인천유니폼. SK는 가장 먼저 연고지를 부각시킨 인천군 유니폼을 착용한 구단이다. 사진=MK스포츠 DB |
기본적으로 프로야구에서 유니폼은 홈과 원정으로 나눌 수 있다. 홈은 밝은색 계열이어야 하고, 원정은 어두운색 계열이어야 한다. 매시즌 홈·원정 유니폼 디자인을 바꿀 수는 없지만, 각 구단들은 일정한 주기별로 유니폼 디자인을 바꿔왔다. 보통 야구 유니폼 변경 기준은 유니폼 전면에 부착된 주 로고가 바뀌었거나 대체적인 디자인이 바뀌었을 때로 본다. 물론 기본적인 색상과 스트라이프(줄무늬)와 같은 디자인은 변하지 않은 경우가 많다. 색깔과 줄무늬 등이 구단의 정체성을 나타내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KIA타이거즈의 붉은색, 삼성 라이온즈의 푸른색이나 LG트윈스의 스트라이프와 같은 것들이다. 물론 모그룹의 CI 변경에 따른 유니폼 디자인 변화는 비일비재하다. 롯데 자이언츠는 올 시즌 롯데그룹 CI 변경으로 이에 맞추기 위해 십수년과 유지했던 주황색을 버린 새 유니폼을 들고 나왔다.
하지만 단순히 홈·원정 유니폼이 아닌 제3의 유니폼이 얼터 유니폼 혹은 스페셜 유니폼도 증가하는 추세다. 얼터 유니폼은 충성도 높은 팬들의 구매력을 자극해 구단의 수입원을 증대시키는 효과가 있다. 그러나 이것이 스페셜 유니폼 출시 이유의 전부라고는 할 수 없다. 구단은 수익뿐만 아니라 스페셜 유니폼을 통해 정체성 확립과 팬들의 충성도를 끌어올리는데 목적을 두기도 한다.
2018시즌 현재 10개 구단 모두 다양한 스페셜 유니폼이 등장했다. 1982년 출범한 프로야구에서 스페셜 유니폼이 처음 등장한 시점은 20년이 지난 2002년이다. 당시 SK와이번스는 인천 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의 경기에서 ‘꿈★의 유니폼’을 입고 그라운드에 나섰다. 이는 인천 연고 최초의 프로야구팀 삼미 슈퍼스타스 유니폼을 본 뜬 것이었다. 이후 SK는 올해까지 다양한 스페셜 유니폼을 출시하고 있다. 2005년부터는 인천유니폼을 착용하고 있다. 1947년 4대 도시 대항 전국 야구대회에서 우승한 인천야구 대표팀인 ‘인천군(仁川軍)’의 유니폼을 재현했다. 2005년과 2014년 한 차례씩 입다가 팬들의 반응이 좋자 2015년부터 일요일 홈 경기 때마다 이 유니폼을 입는다. 2000년 인천에 입성한 SK는 인천팀으로서의 정체성을 확립하기 위해 다양한 이벤트를 실시했는데, 유니폼을 통해 성공을 거뒀다.
SK를 시작으로 2018시즌에는 도시를 품은 유니폼이 대거 들었다. kt위즈는 수원 유니폼을, LG트윈스는 서울 유니폼을 착용하기 시작했다. 수원 유니폼은 수원 화성을 축조한 정조대왕을 상징하는 용포 이미지를 유니폼에 넣었고, 유니폼에 ‘SUWON(수원)’이란 글자를 새겼다. LG는 올 시즌 매주 일요일 홈경기마다 ‘SEOUL 유니폼’을 착용하고 경기에 나선다. LG 유니폼의 핀 스트라이프를 기본 바탕으로 하여 서울의 상징색인 ‘단청 빨강색’을 소매에 적용했으며, 국내 최대 목조 건축물로서 서울을 대표하는 궁궐인 ‘경복궁’의 근정전 처마를 형상화하여 가슴의 ‘SEOUL’로고를 디자인했다. 롯데는 지난해 일명 동백 유니폼에 기업명인 아닌 연고지 부산(BUSAN)을 등장시켜 각광을 받았다. 올해도 새롭게 바뀐 동백 유니폼을 출시해 좋은 반응을 이끌어내고 있다.
올드 유니폼을 처음 착용한 롯데는 지난해 故 최동원의 6주기 추모유니폼을 착용하고 경기에 나섰다. 사진=롯데 자이언츠 제공 |
올드 유니폼도 스페셜 유니폼으로 각광받는 소재다. 이 분야의 달인은 롯데다. 롯데는 가장 먼저 올드 유니폼과 밀리터리 유니폼을 도입한 구단이다. 2006년 과거 한국시리즈 우승을 달성할 때 유니폼인 일명 스머프 유니폼을 착용하기 시작했다. 메이저리그에서는 활성화 된 밀리터리 유니폼도 마찬가지다. 2018시즌에는 10개 구단 모두 밀리터리 유니폼을 만들었다.
이 밖에도 특정 선수 은퇴를 기념하거나, 스폰서와 함께 하는 이벤트와 관련된 스페셜 유니폼도 등장했다. 만화캐릭터를 유니폼에 등장시키기도 했다. SK의 피카츄 유니폼과 롯데의 도라에몽 유니폼이 대표적이다.
유니폼을 통해 각 구단은 고유한 정체성을 확립하고, 팬들의 충성심을 높이는 주요 수단으로 활용하는데 그 폭이 넓어지고 있다. 한 관계자는 “보통 이벤트는 짧은 시간 안에 끝나지만, 유니폼은 선수들이 착용하고 플레이를 하기에 3~4시간 동안 노출되는 효과가 있다. 시각적인 효과와 더불어 특정한 메시지를 전달하기에 최적이다. 무엇보다 구단과 팬이 하나가 된다는 의미가 크다”고 설명했다.
jcan1231@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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