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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3 (토)

이슈 [연재] 스포티비뉴스 '한준의 작전판'

[한준의 작전판] 벤투호 1기 분석: 장현수를 MF로 뽑은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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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한준 기자, 영상 임창만 기자] 파울루 벤투 감독이 부임 후 처음 발표한 1기 명단은 총 24명. 골키퍼 3명을 뺀 필드 플레이어가 21명으로 포지션별 두 배수에 한 명이 더 있다. 이 숫자는 벤투 감독이 첫 소집에 어떤 포메이션을 실험할 지 예상할 수 있는 근거가 된다. 결과적으로 포백을 썼지만 신태용 감독은 2018년 러시아 월드컵 최종 엔트리에 센터백과 풀백 자원을 다수 선발하며 스리백 가능성을 시사한 바 있다.

벤투 감독도 실험을 통해 전술을 바꿀 수 있다. 23일 취임 회견 당시 “9월부터 11월까지 여섯 경기를 통해 정체성을 만들겠다”고 했다. 포메이션에 대해서는 “여러 전술을 쓸 것”이라며 플랜A를 고집하지 않는다고 했다.

벤투 감독이 그동안 지휘한 팀에서의 이력을 봐도 그렇다.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의 존재감이 확실한 포르투갈에서는 공격적인 4-3-3 포메이션을 주로 썼지만, 그 외 팀에서는 두 세 가지 포메이션을 상대와 상황에 따라 섞어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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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벤투호 1기 전술 실험 : 투톱보다 원톱, 스리백보다 포백 가능성이 높다

벤투 감독은 스포르팅 리스본에서 다이아몬드형 4-4-2, 포르투갈에서 공격적 4-3-3, 크루제이루에서 4-3-3과 4-2-3-1, 4-3-2-1, 올림피아코스에서 4-2-3-1과 더블 6형 4-4-2, 충칭당다이리판에서 4-2-3-1 포메이션(리그 13경기 중 12경기에 사용)을 주로 썼다.

최근 지휘한 팀의 흐름과 21인 명단 구성, 최근 지휘한 팀의 전술 흐름을 살피면 벤투호 1기가 구성할 공격진은 투톱보다 원톱과 스리톱의 가능성이 높다.

벤투 감독은 스포르팅에서 리에드송, 포르투갈에서 포스티가와 알메이다, 올림피아코스에서 브라운 이데예, 충칭에서 알란 카르덱 등 최전방 스트라이커 자리에 힘과 높이보다 기술력과 유연성, 결정력을 갖춘 선수를 선호했다. 벤투 감독이 1기에 선택한 황의조와 지동원은 큰 키에 호리호리한 체구, 기술적이고 슈팅력이 좋은 유사 유형이다.

스포르팅 시절 즐겨 쓴 다이아몬드형 4-4-2 포메이션을 쓰면 이승우, 문선민 등 측면 공격 자원이 인사이드 하프로 뛰기도, 투톱으로 뛰기도 모호해진다. 투톱 자리에 손흥민, 지동원, 황의조, 황희찬이 뛸 수 있다. 이승우와 문선민을 투톱 뒤에 배치하면 인사이드 하프에 이재성, 남태희, 기성용, 주세종이 배치되어야 하는데, 이재성과 남태희도 투톱 뒤에 설 때 최상의 활약을 할 수 있는 선수다.

선발 선수의 면면으로 예상하면 4-3-3 포메이션과 4-2-3-1 포메이션의 가능성이 높다. 장현수를 미드필더로 분류한 배경도 두 센터백 앞, 혹은 두 명의 중앙 미드필더를 센터백 앞에 배치할 때 장현수에게 한 자리를 맡기는 방안을 고려한 것이 읽힌다. 장현수는 러시아 월드컵 3경기 중 미드필더로 전진배치된 독일전에 가장 좋은 경기력을 보였다.

벤투 감독이 포르투갈에서 주 포메이션으로 삼은 공격적인 4-3-3 포메이션은 스리톱 뒤에 배치된 두 명의 중앙 미드필더가 폭넓은 범위를 커버하며 공격을 적극적으로 지원해 4-1-4-1 포메이션의 형태를 보이기도 한다. 이는 파울리뉴와 헤나투 아우구스투를 활용해 네이마르와 윌리안의 공격력을 극대화한 치치 감독의 4-1-4-1 포메이션 패턴과도 닮았다.

1기 명단으로 전망한다면 황의조와 지동원이 원톱, 손흥민과 이승우가 왼쪽, 황희찬과 문선민이 오른쪽 날개로 배치될 수 있다. 두 명의 중앙 공격형 미드필더에 이재성, 황인범, 주세종, 남태희가 배치될 수 있다. 이 네 선수는 공을 다루는 기술과 킥력이 뛰어나며 기동성과 전방 압박 능력을 두루 갖췄다. 이 포메이션에서 다양하게 자신이 가진 재능을 펼칠 수 있다.

벤투 감독이 필요한 선수라고 지목한 구자철이 몸 상태를 회복하고 돌아올 경우 이 자리에 적합한 자원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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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성용, 정우영, 장현수 선택’ 벤투의 MF 운영, 수비 전문가보다 빌드업+유연성 중시

수비형 미드필더 자리에 기성용, 정우영, 장현수가 뛸 수 있다. 벤투 감독은 스포르팅에서 미겔 벨로주, 포르투갈에서 하울 메이렐레스, 크루제이루에서 엔리키, 올림피아코스에서 밀리보예비치와 캄비아소 등 이 자리에 수비 전문가가 아니라 공을 잘 다루며 경기를 조율할 수 있는 선수를 택했다.

이 자리는 기본적으로 기성용이 가장 오래 맡아왔고, 잘해온 포지션이다. 정우영도 이 자리가 주 포지션이다. 장현수는 이 자리에서 수비적으로 더 안정적인 옵션이다. 벤투 감독은 스포르팅 시절 이 자리에 주전 센터백 폴가를 전진 배치해 경기한 적도 있다. 장현수는 빌드업 능력이 뛰어난 수비수로, 수비형 미드필더 영역에서 안정적으로 수비하며, 공을 배급할 수 있다.

벤투 감독이 공을 소유하는 것을 추구하지만 롱패스와 속도감 있는 측면 공격, 역습 공격 등의 패턴을 즐겼다. 무의미한 짧은 패스로 경기를 루즈하게 운영하는 스타일이 아니다. 공격 지역에서 두 명의 중앙 공격형 미드필더가 기술적인 플레이로 득점을 모색한다면, 기성용 정우영 장현수의 롱패스 능력을 측면 공격수와 양측 풀백의 전진으로 활용하며 선 굵은 공격을 할 수 있다.

레프트백 홍철과 윤석영, 라이트백 이용과 김문환은 공을 소유했을 때 높이 전진할 것이다. 벤투감독은 종종 윙어나 인사이드 하프, 중앙 미드필더를 풀백에 배치하기도 했다. 충칭에서도 왼쪽 날개를 보던 주장 우칭을 레프트백으로 내렸다. 풀백을 수비수로 여기기보다 측면 공격의 중심으로 삼았다.

풀백이 전진하면 좌우 측면 공격수가 중앙으로 좁혀 두 명의 중앙 공격형 미드필더로 협업하고, 두 풀백이 사이드 라인을 타고 플레이하며 상대 밀집 수비를 분산한다. 두 센터백을 수비형 미드필더가 보호하며 상대 역습에 대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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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만만치 않은 코스타리카-칠레전, 1기 포메이션은 4-2-3-1 가능성이 가장 높다

4-2-3-1 포메이션을 쓴다면 이보다 수비적으로 조금 더 신중한 경기를 할 수 있다. 최근 맡은 올림피아코스, 충칭에서 이 포메이션을 주로 썼기 때문에 한국에서도 1차로 시도할 전술이 될 가능성이 높다. 첫 A매치지만 코스타리카와 칠레는 만만한 상대가 아니다. 수비적 안전 장치를 버리고 실험하면 결과에 대한 부담이 크다.

기성용과 정우영이 나란히 설 수 있고, 기성용과 장현수, 기성용과 주세종이 짝을 이룰 수도 있다. 주세종도 두 명의 중앙 미드필더 중 한 자리를 볼 수 있다. 결정은 훈련 과정을 통해 내려질 것이다. 수비 안정성을 고려한다면, 특히 화력이 좋은 칠레전에는 장현수가 기성용의 파트너가 될 가능성이 높다.

4-2-3-1 포메이션을 쓸 경우 기성용과 정우영, 장현수와 주세종이 두 명의 중앙 미드필더 자리에서 조합을 이룬다. 이재성, 황인범, 남태희가 원톱 뒤 3명의 2선 선수 중 중앙을 맡는다.

벤투 감독이 지휘한 팀에서 2선의 3명 내지 4-3-3에서 3명의 미드필더는 자기 자리에 고정되지 않고 전후좌우로 스위칭 플레이를 했다. 아예 이 자리를 번갈아 다른 역할로 선발 출전했다. 역시 전술적으로 여러 역할을 할 수 있는 선수를 선호했다. 손흥민, 이승우, 황희찬, 문선민도 좌우 측면은 물론 원톱 뒤, 내지 투톱 중 한 명으로 기능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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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친선경기 소집 24명 명단>
GK(3명) : 김승규(빗셀고베), 김진현(세레소오사카), 조현우(대구FC)
DF(8명) : 김민재, 이용(이상 전북현대), 윤석영(FC서울), 홍철(상주상무), 윤영선(성남FC), 김문환(부산아이파크), 김영권(광저우에버그란데), 정승현(가시마앤틀러스),
MF(7명) : 주세종, 황인범(이상 아산무궁화), 기성용(뉴캐슬), 장현수(FC도쿄), 정우영(알사드), 이재성(홀슈타인킬), 남태희(알두하일)
FW(6명) : 문선민(인천UTD), 손흥민(토트넘), 황희찬(잘츠부르크), 지동원(아우크스부르크), 황의조(감바오사카), 이승우(헬라스베로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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