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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부산, 조형래 기자] 경각심 따위는 없었다. 어제의 교훈이 오늘에 적용되는 일을 롯데에 바라면 안될 듯 하다.
롯데는 20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KT 위즈와의 경기에서 11-10으로 진땀승을 거뒀다. 이로써 3연승 행진.
하지만 롯데 입장에서는 마냥 기쁘기만 한 승리는 아니었다. 오히려 반성해야 하는 경기였다.
롯데는 전날(19일) 경기에서 연장 10회 혈투 끝에 15-11로 승리를 거뒀다. 승리를 거둔긴 했지만 롯데는 어이없이 경기를 내줄 뻔했다. 롯데는 2회까지 9점을 뽑아내면서 9-0으로 앞서갔다. 대승이 눈 앞에 오는 듯 했다. 하지만 LG의 추격을 전혀 뿌리치지 못했고 결국 8회말 양석환에 스리런 홈런을 얻어맞아 11-11 동점을 허용했다. 9점 차 역전패가 나올 뻔 했다.
승리를 거뒀기에 망정이지, 롯데는 대첩의 희생양이 될 뻔 했다.
이날 롯데는 훈련을 한 시간 늦춰서 시작했고, 피로와 혈투의 여파를 최소화하는데 중점을 뒀다. 그리고 이날 초반 타선이 전날의 분위기를 끌어올리며 폭발했다.
이대호가 1회와 3회 연타석 홈런으로 5점을 쓸어담았고, 4회에는 6점 빅이닝을 만들면서 11-4로 앞서갔다. 이번에도 7점 차의 큰 점수 차였다.
하지만 전날과는 다를 줄 알았던 롯데였다. 학습효과가 있어야 했지만 전날의 상황을 똑같이 반복했다. 롯데는 야금야금 KT에 추격을 허용했다. 5회 유한준, 6회 강백호에 솔로포를 얻어맞았다.
그리고 8회초, 롯데는 박기혁에게 불의의 솔로포를 얻어맞았다. 11-7, 4점 차로서 전날과 같이 분위기가 묘해졌다. 그리고 장성우에 안타, 심우준에 볼넷을 허용하며 1사 1,2루 위기에 몰렸다.
연타석 홈런을 때려낸 강백호의 타석. 롯데는 홍성민을 내렸고 오현택을 올렸다. 오현택은 좌완 상대 피안타율이 3할4푼에 달할 정도로 좌타 상대 약점이 극명했다.
하지만 롯데는 그대로 선택을 밀어붙였다. 하지만 결과는 예상을 크게 빗나가지 않았다. 오현택은 강백호에 우월 스리런 홈런을 얻어맞았다. 롯데는 결국 11-10으로 바짝 쫓기는 신세로 전락했다.
결국 롯데는 세이브 상황이 아니면 등판하지 않겠다던 마무리 손승락을 강제로 소환해야 했다. 3연투는 피해야 했던 손승락이었지만 결국 손승락이 마운드에 올랐다. 손승락은 9회를 삼자범퇴로 처리하면서 묘한 분위기를 정리했다.
연투의 여파로 9회가 쉽게 끝나지 않았다면 롯데는 다시 한 번 대첩의 희생양이 될 뻔 했다.
벤치의 안이한 판단, 큰 점수 차에도 한 이닝을 쉽게 넘어가지 못하는 불안한 투수진이 결합됐다. 롯데 3연승의 뒷맛은 개운치 않았다. /jhra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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