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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3 (토)

이슈 [연재] 매일경제 'MK포커스'

`복덩이 혹은 골칫덩이` 외인 타자 기상도 [MK포커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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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경닷컴 MK스포츠 한이정 기자] 시즌이 얼마 남지 않은 시점이지만, 외인 타자의 도움을 톡톡히 받은 팀이 있는 반면, 그렇지 못 한 팀도 있다.

27일 기준 프로야구 페넌트레이스 전체 일정 가운데 93.2%(720경기 중 671경기)가 진행됐다. 막바지에 치닫고 있음에도 아직 순위 싸움은 치열하다.

선두를 달리던 두산 베어스가 정규리그 우승을 확정 지었으나, 2위 SK 와이번스와 3위 한화 이글스가 2.5경기차로 격차가 좁다. 또 5위를 두고 KIA 타이거즈, LG 트윈스, 삼성 라이온즈가 싸우고 있다. 7위 롯데 자이언츠 역시 희망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 경기 일정이 얼마 남지 않아 더욱 순위 경쟁이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는데, 외인 타자로 울고 웃는 팀이 극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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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로하스와 한화 호잉. 이번 시즌 내내 좋은 활약을 보여주고 있다. 사진=옥영화 기자


▲ 외인 타자 활약에 ‘방긋’ kt-한화

외인 타자 활약에 미소를 짓고 있는 팀은 kt 위즈와 한화다. 시즌 전까지만 해도, 물음표가 가득했던 제러드 호잉은 이제 팀에 없어선 안 될 복덩이다. 27일 현재 타율 0.313 155안타 30홈런 107타점을 기록하며 중심타선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특히 27일 열린 대전 두산전에 4번 우익수로 선발 출전해 2회말 선두타자로 나서 우월 솔로포를 터뜨린 호잉은 30홈런-100타점을 달성했다. KBO리그 역대 통산 72번째 30홈런-100타점 기록이다.

호잉과 더불어 kt 외인 멜 로하스 주니어 역시 활약세가 돋보인다. 로하스는 지난 26일 수원 KIA전에서 시즌 40번째 홈런을 쏘아 올렸다. 이로써 로하스는 kt 창단 이래 처음으로 40홈런을 달성한 타자가 됐다.

지난 시즌 중장거리 타자로서 kt에 입단한 그는 좋은 공격력과 안정적인 수비, 주루까지 능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재계약까지 이끌어낸 로하스는 이번 시즌 장타력을 한 층 더 끌어 올리며 강한 외인 타자의 면모를 다시 한 번 보여줬다.

호잉과 로하스 모두 공격이면 공격, 수비면 수비 모두 능해 팀 내에서 ‘복덩이’로 불린다. 흔히 KBO리그에서 외인 타자라고 하면 홈런을 많이 날려줄 수 있는 거포형 타자를 떠올렸다. 그러나 호잉과 로하스가 외인 타자의 새로운 기준을 만들어가고 있다.

또한 ‘구관이 명관이다’는 말을 증명하고 있는 이들도 있다. KBO리그 2년차 제이미 로맥(SK)은 타율 0.317 155안타 40홈런 97타점을 기록하며 ‘홈런군단’ SK의 중심을 잡아주고 있다. 다린 러프(삼성) 역시 일발 장타력을 뽐내며 불방망이를 자랑 중이다. 로저 버나디나(KIA) 역시 호타준족의 상징 ‘20홈런-20도루’를 2년 연속 달성하며 제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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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비어 스크럭스(NC)의 이번 시즌 활약이 미미하다. 사진=김영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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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잘 할 땐 잘 하는데…‘흐림’ 롯데-NC-LG

하지만 외인 타자의 성과를 보고 있지 못 한 팀도 있다. 팀에 보탬이 되고 있다고 하기에도, 필요 없다고 방출하기도 애매한 상황이다.

아도니스 가르시아는 27일 잠실 KIA전에서 희생타로 1타점을 올렸다. 김현수가 부상으로 전열에서 제외된 상황에서 가르시아가 타선에 무게감을 주고 있긴 하지만, 활약은 미미하다. 게다가 부상으로 빠져있던 시기가 너무 길었다. 가르시아는 지금까지 출전한 경기가 44경기밖에 되지 않는다.

시즌 전, 구단은 외인타자에게 팀의 중심 역할을 해주길 바란다. 그러나 냉정하게 가르시아가 그 역할을 다 했다고 보기는 어렵다. 부상으로 인해 빈자리가 너무 컸고, 복귀 후에도 눈에 띄게 활약했다고 말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재비어 스크럭스(NC), 앤디 번즈(롯데) 역시 기대에 미치진 못 한다. 에릭 테임즈의 뒤를 이어 NC가 영입한 스크럭스는 2017시즌 3할 타율에 131안타 35홈런 111타점을 기록하며 좋은 활약을 펼쳤다. 테임즈를 어느 정도 지워내는데 성공했다. 하지만 이번 시즌 그의 활약은 기대에 미치지 못 한다. 타율 0.258 122안타 25홈런 91타점을 기록 중인데, 장타율(0.595→0.485)이 떨어졌을 뿐 아니라, 수비 실책도(9개→12개) 늘었다.

번즈 역시 활약세가 미미하긴 마찬가지다. 수비에 강점이 있는 타자이긴 하지만, 타격면에선 기대치가 적다. 9월 19경기 동안 타율 0.167 10안타 2홈런 5타점을 기록하는 데 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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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슬라이크는 지난 20일 웨이버공시됐다. 사진=김영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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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예 외인 타자 덕을 보지 못 한 팀도 있다. 두산은 2018시즌 정규리그 우승을 확정지었으나 외인 타자와는 연이 없었다. 시즌 초 데려온 지미 파레디스는 2군을 전전하다 타율 0.138의 저조한 성적으로 결국 짐을 싸야 했다.

대체 외인으로 고심 끝에 데려 온 스캇 반슬라이크 역시 타율 0.128로 2군에 머물렀다. 국내 타자들이 빈자리를 채워줘 한숨 돌렸지만, 시즌 내내 외인 타자 때문에 골머리를 앓아야 했다. 파레디스와 반슬라이크가 출전한 경기는 모두 합쳐 33경기, 104타수에 불과하다. 둘이 합쳐 14안타 2홈런에 불과하다.

결국 두산은 지난 20일 반슬라이크를 웨이버 공시했다. 사실상 외인 타자 없이 시즌을 치른 두산은 이번 시즌을 외인 타자 없이 마치겠다고 선언했다. 이번 시즌 두산이 보여준 성적과 국내 타자들의 타격감은 실로 뛰어났지만, 외인 타자를 두 명이나 떠나보내며 씁쓸함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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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센 새 외인 샌즈는 활력소가 될 수 있을까. 사진=천정환 기자


▲ 흐림 뒤 맑음? 우려 걷어내는 새 외인 샌즈

포스트시즌에 외인 타자를 기용하려면 적어도 8월 15일까지는 바꿔야 했다. 이에 넥센 히어로즈는 마이클 초이스 대신 제리 샌즈를 급히 데려왔다. 정확히 8월 15일 1군에 등록시켰다.

외야수인 그는 선구안이나 컨택 능력이 초이스보다 낫고, 파워에 강점이 있어 타선에서 힘이 돼줄 것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샌즈가 영입되자마자 아시안게임 휴식기에 접어들면서, 그의 모습을 보긴 쉽지 않았다.

게다가 외야진이 과포화 상태인 넥센이기에 샌즈를 매 경기 기용하기엔 무리가 있었다. 그러나 샌즈는 점점 출전 경기에서 임팩트를 주고 있다. 26일 잠실 두산전에서는 멀티홈런을 기록하더니, 27일 고척 롯데전에선 2타점을 올렸다. 이날 다이빙 캐치 등 호수비를 몇 차례 선보여 자신의 경쟁력을 더욱 높였다.

yijung@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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