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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3 (토)

이슈 [연재] 매일경제 'MK포커스'

암흑기 탈출과 가을야구의 높은 벽 [MK포커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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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경닷컴 MK스포츠 안준철 기자] 암흑기는 길었다. 그래서 암흑기 탈출의 기쁨은 더욱 컸다. 하지만 그 기쁨은 오래 가지 않는다. 가을야구의 높은 벽 때문이다.

프로야구에서 하나의 공식으로 자리 잡는 듯하다. 2018년 한화 이글스도 마찬가지다.

암흑기의 기준은 포스트시즌 진출 여부와 관련 있다. 흔히 가을야구라 불리는 포스트시즌에 진출하지 못하는 기간이 길어지는 경우 암흑기라고 칭한다.

한화는 11년 만에 가을야구를 만끽하고 있다. 2007년 정규시즌 3위로 준플레이오프에 진출했다. 당시 4위였던 삼성 라이온즈와 준플레이오프에서 2승1패로 승리(당시에는 3전 2선승제)하며 플레이오프에 진출했다. 한화는 전년도인 2006년에는 한국시리즈까지 진출해 삼성과 맞대결을 펼쳐 아쉽게 준우승에 머문 바 있다.

그러나 2008년부터는 긴 암흑기에 돌입했다. 한화의 전성기를 이끌었던 송진우 구대성 정민철의 노쇠화가 진행된 반면, 세대교체는 지지부진했다. 한화 전성기의 끝자락을 이끌던 김인식 감독이 물러나고, 한대화 감독이 부임했지만 체질 개선에는 실패했다. 2013시즌부터 한국 야구계의 거장인 김응용 감독(2013~2014)-김성근 감독(2015~2017 중도사퇴)이 한화를 맡았지만, 암흑기는 끝날 줄 몰랐다.

매일경제

넥센이 연이틀 승전보를 울렸다. 20일 오후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벌어진 한화 이글스와 넥센 히어로즈의 2018 프로야구 준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넥센이 한화를 또다시 꺾고 2연승을 거두며 PO 진출에 단 한 경기만을 남겨뒀다. 넥센은 임병욱의 연타석 3점포와 김재현의 1타점으로 7-5로 승리했다. 한편 11년 만의 가을야구에서 2연패를 당한 한화는 벼랑 끝에 몰리게 됐다. 한화 선수들이 팀의 패배를 지켜보고 있다. 사진(대전)=김재현 기자


결국 한용덕 감독이 부임한 올해 정규시즌 3위로 10년 동안 지속된 암흑기를 끊었다. 이는 2003년부터 2012년까지 포스트시즌에 진출하지 못했던 LG트윈스와 같은 기간이다. KBO리그 역대 최장기간 암흑기를 한화와 LG가 보낸 것이다.

하지만 두 팀 모두 가을에서는 힘을 발휘하지 못했다. 한화는 홈인 대전에서 열린 준플레이오프 1·2차전을 모두 넥센 히어로즈에 내주고, 시리즈 탈락 위기에 놓였다.

2013년 정규시즌 2위로 플레이오프에 직행하며 11년 만에 가을야구에 진출했던 LG는 잠실 라이벌 두산 베어스에 1승3패로 패퇴하고 말았다. 1차전을 내준 뒤, 2차전을 승리했지만, 3·4차전을 잇따라 내주며 탈락했다. 두 팀 모두 오랜만에 밟은 가을야구 무대에서 미숙함만 드러냈다. 한화는 1차전에서 타선이 결정적인 찬스를 무산시켰다. 넥센의 수비실책이 나온 상황에서도 득점으로 연결시키지 못하며 주도권을 잡지 못했다. 2차전에서는 벌떼 불펜 작전을 펼쳤지만 효과적이지 못했다. 실책이 실점으로 이어지는 불상사도 나왔다.

한화와 LG다음으로 긴 암흑기(7년)를 보낸 롯데 자이언츠도 오랜만에 만끽한 가을야구를 허무하게 끝냈다. 롯데는 2001년부터 2007년까지 암흑기를 끝내고 8년 만인 2008년 3위로 준플레이오프에 진출했지만, 당시 정규시즌 4위였던 삼성에 내리 3패를 당했다. 가을 낯가림은 지속됐다. 이듬해 2009년에는 정규시즌 4위로 준플레이오프에 진출해 두산과 맞붙었는데 1차전 승리 후 내리 3연패하며 다시 한 번 아쉬움을 삼켜야했다. 2010년에도 역시 4위로 준플레이오프에 진출해 다시 두산과 리턴매치를 벌여 잠실 원정이었던 1·2차전을 모두 잡았지만, 준플레이오프 최초의 리버스 스윕을 당하며 좌절감만 맛봤다. 2011년에는 롯데의 정규시즌 최고 성적인 2위로 플레이오프에 직행했지만, 5차전까지 가는 혈투 끝에 SK와이번스에 2승3패로 한국시리즈 진출권을 내줬다. 롯데는 2012년 준플레이오프에서 두산을 3승1패로 꺾으면 플레이오프에 진출하면서 4년 만에 가을에 웃었다.

jcan1231@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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