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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3 (수)

이슈 고 장자연 사건

장자연, 집 수색 57분 만에...초기 수사 '시늉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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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팩트

'장자연 성접대' 의혹 사건을 재수사 중인 조사단은 "2009년 당시 경찰이 장자연의 집과 차량을 제대로 압수수색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더팩트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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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사단 "자필 기록 등 주요 기록 다수 누락"

[더팩트|박슬기 기자] 2009년 배우 고(故) 장자연의 성 접대 의혹 사건을 수사한 경찰이 장자연의 집 차량, 개인 기록 등을 제대로 수색하지 않은 정황이 드러났다. 당시 57분 만에 수색을 마친 경찰은 수사 '시늉'만 한 꼴이다.

'장자연 리스트 사건'을 재조사 중인 대검찰청 과거사진상조사단은 28일 "2009년 3월 경찰이 장자연의 주거지 및 차량 압수수색을 하는 데 걸린 시간은 오후 7시 35분부터 9시 32분까지 57분에 불과했다"며 "자필 기록 등 주요 기록이 다수 누락됐다"고 밝혔다.

조사단은 "경찰이 장자연의 침실 위주로 압수수색을 진행하고 옷방은 물론 장자연이 들고 다니던 핸드백도 수사하지 않았다"면서 "장자연이 메모하는 습관이 있어 침실 여기저기에 수첩과 메모장이 다수 있었음에도 경찰은 장자연의 다이어리와 메모장 각각 1권씩만 압수했다"고 했다.

당시 경찰은 수첩 등 자필 기록과 명함은 장자연의 행적을 확인할 주요 증거인데도 초기 압수수색 과정부터 이름 꼼꼼히 수색하지 않았다. 장자연 휴대폰 3대의 통화기록과 디지털 포렌식 결과 등의 원본 파일 역시 누락된 것으로 드러났다. 조사단은 당시 경찰이 수사 의지가 없었다고 판단, 이와 관련해 정치권 등의 외압을 받은 적이 있는지 추가 조사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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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자연은 2009년 3월 실명과 지장이 찍힌 문건을 남기고 스스로 생을 마감했다. /더팩트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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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사단은 "당시 수사 검사로부터 통화내역을 제출받았으나 해당 통화내역의 최종 수정 일자가 통신사가 통신내역을 제공한 날짜와 시간적 차이가 있고 편집한 형태로 돼 있어 해당 내역이 사실상 원본이 아니었다"고 결론을 내렸다.

뿐만 아니라 당시 경찰은 장자연의 개인 기록이 남겨졌을 가능성이 큰 싸이월드에 대해 압수수색 영장을 신청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경찰은 실제 싸이월드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은 신청하지 않은 것으로 이번 조사에서 밝혀졌다. 조사단은 "장자연이 싸이월드에 개인 기록을 남겼을 가능성이 큰데도 압수수색조차 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법무부 검찰 과거사 위원회(위원장 김갑배)는 지난 4월 2일 10차 회의를 열고 고(故) 장자연 성접대 의혹 사건을 재조사한다고 밝혔다.

장자연은 2009년 3월 7일 실명과 지장이 찍힌 문건을 남기고 스스로 생을 마감했다. 드라마 PD, 방송 및 언론계 인사들과 대기업 금융업 종사자 등 31명에게 성 상납을 강요받고 폭력에 시달렸다며 실명이 담긴 리스트를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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