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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17 (월)

[K-POINT] "놀자!" 선수들 움직인 한마디, 독수리의 꾀 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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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풋볼

[인터풋볼=부산] 유지선 기자= FC 서울이 부산 아이파크와의 승강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역전승을 거두고 잔류 확정에 성큼 다가섰다. 이날 서울의 짜릿한 승리에는 최용수 감독의 '대담함'이 숨어있었다.

서울은 6일 저녁 7시 부산구덕운동장에서 열린 부산과의 2018 KEB하나은행 K리그 승강 플레이오프 1차전 경기에서 3-1로 승리했다. 이로써 원정에서 값진 승리를 거둔 서울은 잔류 청신호를 켰고, 한결 가벼운 마음으로 2차전 홈경기를 치르게 됐다.

K리그1의 남은 한 자리를 두고 펼쳐진 승부. 누구에겐 기회였지만, 누군가에겐 위기였다. '위기'에 가까운 쪽은 서울이었다. K리그 흥행을 주도하며 상위권에 머물렀던 서울이지만 상주 상무와의 K리그1 최종전에서 쓰라린 패배를 당하며 승강 플레이오프까지 치르게 됐고, 분위기도 가라앉을 대로 가라앉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경기를 앞둔 최용수 감독은 덤덤했다. 잠을 잘 잤는지 묻는 질문에 "잘 잤겠느냐"고 웃어보이던 최용수 감독은 "선수들에겐 이번 두 경기로 너희의 축구 인생이 끝나는 것이 아니다. 축구 인생은 이제 시작이고, 스쳐지나가는 경기일 뿐이라고 말했다. 초조하면 오히려 쫓기기 때문에 오히려 편한 분위길 만들려고 한 것이다. 나도 마음을 비우고 접근했다"고 귀띔했다.

평생 응원하는 팀의 운명이 걸린 두 경기를 '스쳐지나가는 경기'라고 표현한 것에 팬들은 서운할 법도 하다. 하지만 그것이 '독수리' 최 감독의 꾀였고, 전략이었다.

선발 라인업에서도 최용수 감독의 대담함을 엿볼 수 있었다. 조영욱, 정현철, 윤종규 등 어린 선수들을 과감하게 선발로 내보낸 것이다. 최윤겸 감독도 "예상하지 못했다. 중요한 경기에서는 경험 많은 선수들을 기용해야 한다는 생각"이라면서 "물론 결과가 말해주겠지만, 이 부분에서 최용수 감독과 나는 조금 다른 것 같다"며 의아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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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최용수 감독의 과감했던 변화가 주효했다. 호물로에게 선제골을 허용했지만 전반전 막바지에 상대 센터백의 퇴장으로 수적 우위를 점했고, 후반전에는 세 골을 터뜨리며 짜릿한 역전승을 거둔 것이다. 출전 기회에 목말라있던 조영욱과 정현철 등 어린 선수들이 득점까지 올리면서 최용수 감독의 꾀는 결국 승패를 가른 '묘수'가 됐다.

경기를 마친 뒤 최용수 감독이 덧붙인 추가 설명은 더 놀라웠다. "어린 선수들이 팀에 긍정적인 에너지를 준 것 같다"고 흡족해하던 최용수 감독은 "상주전 이후 굉장히 힘든 시간을 보냈다. 분위기를 어떻게 수습해야 할지, 어떻게 사기를 끌어올려야 할지 고민됐다. 그러나 우리는 잃을 것이 없으니 놀자고 했다"고 밝혔다.

사실 승강 플레이오프를 통해 잃을 것이 많은 쪽은 서울이었다. 그러나 궁지에 몰린 상황에서 선수들에게 "놀자!"고 말하는 최용수 감독의 대담함은 놀라웠고, 실제로 그라운드 위에서 놀라운 결과를 만들었다. '꾀돌이' 최용수 감독다운 전략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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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한국프로축구연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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