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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6 (월)

송광민의 ‘나눔 정신’, 94세 할머니 찾아간 사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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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

[OSEN=대전, 이상학 기자] 한겨울 추위를 녹인 선행이었다.

8일 한반도에는 올 겨울 최고 한파가 몰아쳤다. 대전 지역도 아침 기온이 영하 8도까지 떨어질 만큼 꽁꽁 얼어붙었다. 매서운 추위에도 불구하고 이날 대전 동구 판암동 일대에는 몸과 마음을 녹이는 선행이 이뤄졌다. 한화에서 FA가 된 내야수 송광민(35)이 팬클럽 회원, 대전동구리틀야구단 꿈나무들과 함께 사랑의 연탄 배달에 나선 것이다.

오전 9시 이른 아침부터 송광민을 필두로 80여명의 인원이 판암동 일대를 찾았다. 도시 가스가 공급되지 않아 연탄불을 떼 추위를 견디는 어르신들을 위해 2시간 넘게 연탄을 쉴 새 없이 날랐다. 동구 지역에 7000장, 또 다른 중구 지역에 3000장을 전달했다. 무려 1만장의 연탄을 배달하며 어르신들의 추위 걱정을 덜었다.

그 중에는 1924년생, 만 94세 고령의 할머니도 있었다. 연탄과 함께 생필품도 추가로 전달하며 할머니의 손을 잡은 송광민은 “94세 어르신은 살면서 처음 뵀다. 마음이 뭉클하더라. 연세에 비해 정정하신 같아 다행이다. 올 겨울 연탄 걱정하지 않고 건강하게 보내셨으면 좋겠다”고 애틋함을 드러냈다.

송광민은 지난 겨울부터 팬클럽 회원들과 사랑의 연탄 배달을 하고 있다. 송광민뿐만 아니라 팬들도 기부금을 모아 나눔 정신을 함께 실천 중이다. 올해는 동구리틀야구단 꿈나무들과 함께해 의미를 더했다. 추운 날씨에도 고사리손으로 연탄 한 장, 한 장을 쌓아 올리며 뜻 깊은 하루를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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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광민은 “내 고향이 대전 동구다. 내가 살았던 곳에서 어려운 분들에게 조금이라도 힘이 됐으면 하는 마음에서 작년부터 연탄 배달을 시작했다. 올 겨울 가장 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팬클럽 회원들부터 어린이 선수들까지 한마음으로 봉사를 하게 돼 뿌듯함이 두 배"라고 미소를 지었다.

이처럼 송광민이 선행을 베풀고 있는 데에는 이유가 있다. 그는 “나도 어릴 때 집이 잘 살지 못해 주변 도움을 많이 받았다. 야구를 시작한 뒤 감독님들부터 학교 선생님들이 물심양면으로 도와주셨기 때문에 여기까지 왔다. 그 도움을 아직 잊지 않고 있다. 이제 내가 어느 정도 여건이 갖춰졌고, 받은 만큼 베풀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선행을 시작하게 된 이유를 밝혔다.

이어 송광민은 “내년에는 올해보다 더 많은 연탄을 배달하고 싶다. (일회성으로 그치지 않고) 내가 은퇴를 하더라도 연탄 배달은 평생 계속 할 생각이다. 팬클럽 회원 분들도 좋은 뜻에 같이 동참해줘 정말 감사하다”고 고마움을 표했다.

올 시즌을 마친 뒤 FA 자격을 얻은 송광민은 원소속팀 한화와 지난 4일 첫 만남을 가졌다. 그는 “고향인 대전을 떠나고 싶은 생각이 없다. 어릴 때부터 봐온 이글스는 내게 자부심과 같은 팀이다”며 잔류 의사를 내비쳤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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