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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7 (금)

힘겹게 생존한 FC서울...구단 투자 주문한 최용수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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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9일 오후 서울 마포구 성산동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18 K리그 승강 플레이오프 2차전 FC 서울과 부산 아이파크의 경기에서 후반 추가 시간 박주영이 동점골을 넣으며 1-1을 만든 뒤 기도하고 있다. FC 서울은 1, 2차전 득점 합계 4-2로 K리그1 잔류를 확정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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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상황을 다시 안 맞으면 하는 생각이 들었다. 골 넣어도 썩 기분이 좋지만은 않았다"

9일 프로축구 K리그 승강 플레이오프(PO) 2차전이 열린 서울월드컵경기장. 부산 아이파크에 0-1로 뒤진 후반 추가 시간 동점골을 터뜨리면서 FC서울의 K리그1(1부) 잔류를 이끈 박주영은 골을 넣은 기분을 이렇게 표현했다. 잔류를 확정지었단 안도감보단 K리그 승강 PO까지 치러야 했던 팀 상황에 대한 안타까운 마음을 표현한 것이었다.

올 시즌 FC서울은 시즌 내내 힘겨웠다. 외국인 선수들이 부진하고, 좀처럼 경기력이 올라오지 않으면서 시즌 내내 중위권, 하위권을 맴돌았다. 그러면서 시즌 개막전을 치렀던 황선홍 감독을 시작으로 5월 이을용 감독대행, 10월 최용수 감독까지 사령탑을 세 번 바꿨다. 시즌 막판 승점 1점이 필요했던 두 경기에선 모두 패하면서 끝내 11위로 사상 처음 승강 PO를 맞았다. K리그 통산 6회 우승 팀이지만, 승강 PO 마지막까지도 숨졸이면서 경기를 펼친 서울 입장에선 분명 기억하기도 싫은 2018 시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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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오후 서울 마포구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KEB하나은행 K리그 2018 승강 플레이오프 2차전 FC서울과 부산 아이파크의 경기에서 최용수 감독이 박주영의 동점골에 환호하고 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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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류를 확정짓고도 감독, 선수들은 안도감보단 분명한 위기 의식을 갖고 다음을 기약하는 모습이었다. 서울 구성원들 모두 '안일한 대응'을 문제점으로 지적했다. 최용수 서울 감독은 "상상도 못했던 일이 벌어졌다. 구단은 안일하게 팀을 꾸렸다. 설마, 우리가 강등권에 있을지 몰랐을 거다. 1골, 승점 1점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아야 했다"면서 "나 스스로도 쉽게 접근했다. 나도, 선수도 반성하고, 위기 의식을 느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고참급 선수인 박주영도 "경기를 나가서 뛰는 건 선수들이다. 모든 선수들이 책임감을 가져야 한다"고 했고, 주장 고요한도 "FC서울이니깐 괜찮을거야 라는 생각에 안일하게 대처했다. 선수들이 지금 현실을 받아들여야 할 때, 피하려 했던 부분이 있었다. 그래서 힘든 한 해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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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오후 서울 마포구 성산동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18 K리그 승강 플레이오프 FC 서울과 부산 아이파크의 경기. 전반전 부산 김현성과 서울 정현철이 프리킥 올라온 공중볼을 헤딩으로 다투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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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서울 구단은 경기 도중 A보드판에 "2019년엔 반드시 좋은 모습으로 돌아오겠다"는 메시지와 경기 후 전광판을 통해 "반드시 다시 올라서겠다"는 다짐을 했다. 최 감독과 박주영은 "서울은 아시아 챔피언스리그로 돌아가야 한다"고 입을 모아 말했다. 상위권에 올라야 얻을 수 있는 아시아 챔피언스리그 출전권을 딸 수 있는 수준의 실력으로 올라서겠단 의미였다. 하지만 여기에 최 감독은 한걸음 더 나아가려면 구단의 적극적인 투자가 필요하단 걸 주문했다.

최 감독은 "뼈를 깎는 노력을 해야 한다. 잘못된 부분은 전체적으로 다 수정해야 할 것"이라면서 "투자 없이는 판을 키울 수 없다. K리그에 스타가 없다. 팬들은 스타를 보러오길 원한다. 돈을 쓸 때는 과감하게 쓸 줄 아는 수뇌부의 마음을 갖고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선수 영입과 관련해서 구단에 얘기할 건 과감하게 하겠다"는 말도 덧붙였다. 올 시즌 4명이 합쳐 10골을 넣는데 그친 외국인 선수 '흉작', 스타급 국내 선수가 적은 현 상황을 타개하겠단 의미였다. 구단 창단 이후 가장 힘겨웠던 2018 시즌을 넘긴 FC서울이 최 감독의 생각처럼 달라진 팀으로의 면모를 겨울 이적 시장부터 보여줄 지, 지켜볼 일이다.

김지한 기자 kim.jih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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