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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7 (금)

창단 첫 우승 대구, 정상에 오를수 있게 한 두가지 뚝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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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대구FC 선수단이 8일 대구 스타디움에서 진행된 ‘2018 KEB하나은행 FA컵’ 결승 2차 울산 현대와의 경기에서 승리해 우승을 차지한 뒤 서포터즈와 함께 기쁨을 나누고있다. 2018.12.08. 대구 | 김도훈기자 dica@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도영인기자] 대구FC가 구단 역사상 처음으로 FA컵 정상에 올랐다. 대구는 지난 8일 대구스타디움에서 열린 KEB하나은행 FA컵 2018 결승 2차전에서 울산을 3-0으로 완파하고 1~2차전 합계 5-1로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대구의 FA컵 우승은 ‘언더독의 반란’이다. 올시즌을 앞두고 K리그1에서 유력한 강등후보로 평가받았던 대구는 예상을 완전히 깬 행보를 보여줬다. 대구는 올시즌 타 구단과는 차별화 된 구단 운영으로 눈길을 끌었다. 특히 위기 상황에서도 감독을 교체하지 않았고 흔들림 없이 영건들을 중용한 뚝심은 대구가 FA컵 정상에 오를 수 있는 원동력이 됐다는 평가다.

프로스포츠에서 성적 부진은 곧 사령탑의 교체로 이어진다. K리그도 예외는 아니다. 올시즌 하위리그에 편입된 6개 구단 중에서 4개 팀이 시즌 중에 감독을 갈아치웠다. 개막전에서 벤치에 앉았던 사령탑이 시즌을 마무리한 것은 군 팀인 상주 상무를 제외하면 대구가 유일하다.

올시즌은 4년에 한 번씩 치러지는 월드컵이 있는 해였다. 그로 인해 5월까지 리그를 소화한 뒤 약 40일간의 긴 휴식기가 발생했다. 전반기 하위권에 머물렀던 팀들에게는 반등을 도모할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전반기 단 1승에 머무르며 최하위를 벗어나지 못한 대구는 전반기 마감 이후 올시즌 유력한 강등후보로 평가를 받았다.

축구계에서는 대구가 월드컵 휴식기에 사령탑 교체를 통해 터닝포인트를 만들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대구는 모두의 예상을 깨고 안드레 감독을 중용했다. 성적부진을 감독의 지도력이 부족한 탓으로 몰아가기 보다는 외국인 선수들의 부상 등 예기치 못한 변수가 더 컸다는 분석을 한 것이다. 결국 사령탑에 대한 구단의 믿음은 후반기 대반전의 원동력이 됐다. 전반기에는 시행착오를 겪었지만 연속성 있는 지도력을 바탕으로 대구는 후반기에 승승장구한 끝에 7위로 시즌을 마무리했고 FA컵 우승이라는 엄청난 성과를 만들어냈다. 안드레 감독은 지난 8일 FA컵 결승 2차전을 마친 뒤 “시즌 초에 어려운 상황에서도 포기하지 않고 나를 믿어준 우리 선수들에게 고마운 마음이다. 강등권에서 싸움을 하다가 월드컵 휴식기에 최선을 다해 준비를 하면서 우리 선수들이 ‘전사’같다는 느낌을 받았다. 그 결과가 이후에 조금씩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대구가 보여준 또 하나의 뚝심은 바로 영건들의 적극적인 기용이다. 대구는 시즌 초반 장기간 첫 승을 신고하지 못했고 시즌 중반까지 강등권을 탈출하지 못했다. 사실상 시즌 전체가 위기상황이었지만 대구는 꾸준하게 어린 선수들을 중용했다. 눈 앞에 현실보다는 미래가 더 중요하다는 구단의 철학을 엿볼 수 있는 선수단 운영이었다.

대구는 올시즌 리그 경기마다 18명의 출전선수 가운데 23세 이하 선수들을 평균 6~7명 포함시켰다. 어린 선수들이 많이 기용되는 경우 23세 이하 선수 10명 이상이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FA컵 결승 1~2차전에서도 공격수 김대원(21), 미드필더 정승원과 장성원(이상 21), 수비수 김우석(21) 등 23세 이하 선수들이 4명이나 베스트 11에 이름을 올렸다.

김대원, 정승원, 장성원, 김우석, 고재현, 임재혁, 박한빈 등 23세 이하 선수들은 올시즌 그라운드에서 많은 경험을 쌓으면서 팀의 중심자원으로 성장했다. 대구는 에드가와 세징야 등 외국인 공격수들이 팀의 에이스로 맹활약하면서 스포트라이트를 받았지만 영건들이 받쳐주지 못했다면 우승이라는 성과를 내기 힘들었다.
dokun@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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