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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7 (수)

이슈 [연재] 쿠키뉴스 '옐로카드'

[옐로카드] 니퍼트의 눈물, 다시 보지 않으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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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옐로카드] 니퍼트의 눈물, 다시 보지 않으려면

쿠키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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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신한은행 KBO 골든글러브 시상식에서 양의지(NC 다이노스)는 수상 소감을 준비했느냐는 질문에 별안간 눈물을 쏟았다.

'니퍼트는 영원한 내 마음속 1선발'이라고 말하며 눈물을 보인 양의지는 '오전에 니퍼트 인터뷰 영상을 봤는데 내게 고맙다고 하더라. 그 영상을 보고 한 시간을 울었다'고 털어놨다.

앞서 더스틴 니퍼트(kt wiz)는 '이영미 칼럼'을 통해 양의지에게 영상 편지를 전달했다. 영상에서 니퍼트는 양의지에 대한 고마움을 전달하다가 감정이 복받친 듯 울음을 터뜨렸다.

양의지와 니퍼트는 두산 베어스 시절 투수와 포수로 7년간 호흡을 맞췄다. 서로에 대한 칭찬을 아끼지 않는 등 각별한 사이를 자랑했다.

하지만 올 시즌을 앞두고 두산과 니퍼트의 재계약이 불발되면서 동료가 아닌 적으로 마주했다. 니퍼트는 kt 유니폼을 입고 올 시즌 28경기에 나와 8승8패 평균자책점 4.25를 기록했다.

니퍼트가 눈물을 보인 이유는 복합적이다. 양의지에 대한 고마운 마음 한편으로 은퇴를 해야 될지도 모른다는 막막한 상황이 그의 감정을 격양시켰다.

니퍼트는 사실상 kt와의 계약이 불발됐다. 각 구단의 외국인 선수 구성이 마무리 단계에 접어든 상황에서 새 팀 찾기가 여의치 않다. 니퍼트 역시 영상 편지에서 '내 커리어가 끝날 수 있다는 게 힘들다'며 은퇴를 예감한 듯한 발언을 했다.

만 37세라는 운동선수로선 많은 나이가 걸림돌이 되고 있다. 빅리그 출신의 젊은 유망주들로 선발진을 구성한 KBO 구단들에게 니퍼트는 더 이상 매력적인 카드가 아니다.

그렇지만 니퍼트는 이대로 떠나보내기엔 아까운 선수다.

그는 지난 7년간 리그 최고의 선발 투수였다. 두산에서 뛰면서 통산 94승43패 1홀드 평균자책점 3.48을 기록했다. 이 기간 맹활약하며 2차례나 팀 우승을 이끌었다.

전성기 때보다 구위는 하락했지만 올 시즌 역시 나쁘지 않았다. 대체 선수 대비 승리 기여도(WAR)가 4.76으로 리그 투수 가운데 7위에 해당한다. 방어율 부문에서도 리그 10위다.

게다가 니퍼트는 한 구단, 더 나아가 리그를 대표하는 프랜차이즈 스타다. 니퍼트가 선수 생활을 이어간다면 화제 몰이, 관중 동원과 같은 방향에서 긍정적인 효과를 불러올 수 있다. 장기간 KBO에서 뛴 선수들을 위한 제도 마련이 시급하단 주장이 나오는 이유다.

일본 프로야구(NPB)의 경우 외국인 선수가 8년을 뛰며 FA(자유계약) 권리와 함께 내국인 선수 자격을 부여한다. 외국인 선수 무제한 보유, 4명 출전이라는 외인 구성 규정에서 자유로워진다.

덕분에 외인 프랜차이즈도 속속 등장한다.

현재 요코하마 DeNA 베이스타스 감독을 맡고 있는 알렉스 라미레스를 비롯해 여러 선수들이 내국인 선수로 전환돼 명예롭게 은퇴했다. 최근에는 니퍼트와 나이가 같은 한신 타이거즈의 랜디 메신저가 외국인 쿼터에서 제외돼 눈길을 끌었다.

수준급 외인 선수들이 오래 머물게 되면 리그의 질적 수준 향상 또한 기대할 수 있다.

특히 KBO는 최근 몇 년 간 극심한 타고투저(타자가 투수보다 강세를 보이는 것)에 시달리고 있다. 자국 선수라는 이유만으로 수준 이하의 투수들이 1군 마운드에 오르는 현상이 반복된다. 니퍼트 정도의 기량을 갖춘 선수가 단지 외국인이라서 은퇴로 내몰리는 상황은 분명 문제가 있다.

하지만 외국인 선수 구성 규정 손질까지는 넘어야 할 산이 많다.

일부 구단과 선수협이 형평성과 국내 선수들의 경쟁력 문제 등으로 반대 주장을 펼치고 있기 때문이다. 다음 시즌 니퍼트를 마운드에서 볼 수 있을 가능성은 희박하다.

문대찬 기자 mdc0504@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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