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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8 (월)

부상병동 KCC… 이정현만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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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예선 대활약 ‘베스트 5’… “7위까지 추락한 팀 추스를 것”

동아일보

“이정현(31·KCC·사진)은 경기 후반 분위기를 바꿔줄 수 있는 선수다.”

한국 대표팀을 국제농구연맹(FIBA) 농구월드컵 본선에 올려놓은 김상식 감독은 이정현을 이렇게 평가했다. 이정현은 2일 요르단과의 예선 경기에서 3점슛 3개를 포함해 19득점 6어시스트 3리바운드로 한국의 88-67 대승을 이끌었다. 3, 4쿼터에만 15점을 몰아 넣으며 팽팽하던 승부의 추를 가져왔다. ‘에이스급’ 활약을 펼쳤지만 용인 KCC체육관에서 만난 이정현은 “대표팀 선수단이 워낙 좋았다. 내 자리에서 누가 뛰었어도 비슷했을 것”이라며 몸을 낮췄다.

KCC로 복귀한 이정현은 이제 팀의 에이스로서 침체된 팀 분위기를 바꿔야 하는 임무를 맡았다. 1라운드 초반 2위에 올랐던 KCC는 현재 7위까지 내려앉았다. 지난달 추승균 감독이 성적 부진을 이유로 자진 사퇴한 뒤 이달 초에는 2015년 승부 조작과 도박 혐의로 ‘무기한 등록 불허’ 조치를 받은 전창진 전 감독이 코치로 복귀하려다가 무산되고 기술고문으로 부임했다. 주장 하승진을 비롯해 유현준, 송창용, 정희재 등이 부상으로 경기에 나서지 못하고 있다. 팀 안팎으로 어수선한 분위기지만 이정현은 담담했다. “주위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든 선수가 해야 할 일은 명확하다. 열심히 준비해서 더 좋은 경기력을 보여주면 된다.”

이정현은 2015년 아시아선수권에서 국가대표팀을 처음 경험하며 선배들로부터 농구를 대하는 자세를 배웠다고 한다. 그는 “(양)동근이 형, (김)태술이 형, (조)성민이 형 모두 평소에 농구 생각밖에 안 하고 사는 것 같았다. 자기 관리, 운동 방법 등을 배웠다. 나는 몸에 안 좋은 음식도 먹고 싶고 놀고도 싶었는데 형들은 달랐다”며 웃었다. 특히 높은 3점슛 성공률을 만드는 데 조성민의 훈련법을 따라 한 것이 큰 도움이 됐다고 한다. 이정현은 “성민이 형은 혼자 슛을 쏠 때도 복싱 선수가 섀도복싱을 하듯이 다양한 상황을 머릿속에 그리면서 쏘더라. 그걸 따라 하면서 성공률이 많이 오른 것 같다”고 말했다.

올 시즌 이정현은 경기당 평균 13.5득점(국내 5위), 3점슛 성공 5개(국내 2위)로 활약 중이다. 아시아경기 출전 여파로 1라운드 평균 득점이 11.7점에 그쳤지만 2라운드 15.4점으로 반등했다. 그는 “KCC 하면 이정현이라는 이름이 떠오를 정도로 팀에 잘 적응해서 팀에 꼭 필요한 선수로 인정받고 싶다. 팀을 한 단계 발전시켜 플레이오프에 반드시 진출해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조응형 기자 yesbr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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