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빅리거 3인방’의 키워드
살 빠진 오승환, 체중 회복이 관건
부상 턴 류현진, 규정 이닝이 목표
추신수, 외다리 타법 완성이 숙제
빅리거 3인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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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까지 오승환은 빅리그 계약(1+1년 총액 750만 달러·약 84억원)이 돼 있다. 그러나 내년 이후는 알 수 없다. 중요한 시즌을 앞둔 그는 우선 잘 먹고 잘 쉬는 중이다. 지난 시즌을 마쳤을 때 오승환의 체중은 프로 입단 후 처음으로 90㎏ 아래로 내려갔다. 지난해 7월 트레이드된 뒤 오승환의 식사를 챙겨주던 매니저가 비자 문제로 함께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콜로라도는 이동 거리가 먼 데다 와일드카드 결정전까지 치른 탓에 오승환의 에너지 소모가 상당했다. 오승환의 적정 체중은 95㎏ 정도다. 귀국 후 두 달 동안 쉬면서 평소 체중을 거의 회복한 오승환은 이달 초 일본 오키나와로 넘어가 개인 훈련을 시작할 예정이다. 오승환은 “지난 시즌을 통해 메이저리그 타자들을 상대하는데 자신감을 얻었다”고 말했다.
2016년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마무리로 활약했던 그는 이듬해 부진했다가 지난해 되살아났다. 3년간의 패스트볼 평균 스피드는 시속 148~150㎞로 큰 차이가 없었다. 다만 2016년 명품 구종이던 고속 슬라이더가 2017년엔 무뎌졌다. 2016년 구종가치 9.2(팬그래프닷컴 기준)였던 슬라이더가 2017년 -3.4까지 떨어졌다가 지난해 6.6까지 회복했다. 그가 가끔 던지는 커브와 스플리터도 비슷한 패턴을 보였다.
오승환이 말한 ‘자신감’은 3년 동안 메이저리그에서 싸우며 얻은 노하우다. 지난해 두 차례나 팀을 옮겼고 후반기에 ‘투수들의 무덤’이라는 콜로라도의 홈구장 쿠어스 필드에서 뛴 경륜이 느껴진다. 자신감을 바탕으로 올 시즌을 치른다면 오승환을 원하는 팀은 많을 것이다. 한 시즌에 70경기 이상 나서며 2점대 평균자책점(2.78)을 기록할 불펜 투수는 빅리그에서도 많지 않다. 그러나 오승환은 “일본과 미국에서 5년을 뛰며 심신이 지쳤다”며 KBO리그 복귀 가능성도 열어놓고 있다. 오승환이 어떤 선택을 하더라도 올 시즌 성적은 더없이 중요하다.
류현진은 상당히 좋은 컨디션으로 새 시즌을 준비하고 있다. 1년 전 결혼한 아내 배지현 아나운서(32)의 내조와 전담 트레이너인 김용일 전 LG 트레이닝 코치의 조력 덕분이다. 체중대비 근육량(53%)이 야구선수 중 최상위 수준에 이르렀다.
지난달 류현진은 “2019년엔 20승을 해보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20승은 메이저리그에서도 특급 선발투수나 꿈꾸는 기록이다. 류현진이 메이저리그에서 거둔 시즌 최다승은 14승(2013·14년)이다. KBO리그에서도 18승(2006년)이 최다였다. 그런 그가 20승이라는 큰 꿈을 얘기한 건 규정이닝(162이닝)을 채우고 싶다는 소망과 일맥상통한다.
류현진은 왼 허벅지 내전근(사타구니) 손상 탓에 지난해 3개월이나 결장했다. 그래서 규정이닝의 절반 정도인 82와3분의1이닝만 던지면서 평균자책점 1.97을 기록했다. 뿐만 아니라 피안타율(0.221), 이닝당 출루허용률(1.01), 9이닝당 탈삼진수(9.73) 등의 기록이 빅리그 6년 커리어 사상 가장 좋았다. 시즌 후 류현진이 다저스의 1년 계약(연봉 1790만 달러·200억원)을 받아들인 건 그만큼 자신 있다는 의미다. 김용일 트레이너는 “현재 류현진의 컨디션은 90%에 가깝다. 그러나 훈련 강도를 신중하게 끌어올리고 있다”고 밝혔다.
류현진은 2015년 5월 왼 어깨 관절와순 수술을 받았다. 지난해 내전근 부상을 입은 건 상·하체 근력의 균형이 깨진 탓이다. 수술 후 3년이 지난 시점에서 류현진이 규정 이닝을 채운다면 내년 자유계약선수(FA) 시장에서 대박을 노릴 수 있다.
추신수는 올겨울에도 트레이드설에 휩싸였다. 텍사스와 맺은 7년 총액 1억3000만 달러(약 1450억원)의 FA 계약이 2년(잔여 연봉 4200만 달러·470억원) 남았기 때문이다. 출루율과 장타력을 모두 갖춘 추신수의 시장가치는 여전히 높다.
추신수는 지난 20년 동안 유지해온 ‘허리 회전(rotational swing) 스윙’ 대신 ‘체중 이동(weight shift)’ 스윙을 했다. 지난해 전반기 90경기에서 18홈런을 터뜨렸으나 후반기 56경기에서 3홈런에 그쳤다. 이동발(오른발)을 내딛는 폭과 타이밍에 따라 기복이 심했다. 어느덧 메이저리그 데뷔 15년째를 맞은 추신수는 “더 잘하고 싶어서 타격폼을 바꿨다. 새해에도 바뀐 자세로 때릴 것이다. 다만 오른발을 많이 들지 않은 채 체중을 이동할 것 같다”고 말했다. 타격 폼을 바꾼 뒤 자세를 가다듬고 있는 추신수의 2019년도 기대할 만하다.
김식 기자 see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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