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은이 미국 진출에 앞서 신인왕을 목표로 한다는 각오를 밝히고 있다. |
[스포츠서울 유인근 선임기자]“5년 연속 한국선수 신인왕 계보를 잇겠다.”
2019시즌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에 진출하는 ‘핫식스’이정은(23)이 출국에 앞서 데뷔 시즌 신인왕에 도전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이정은은 3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기자간담회를 통해 “첫 시즌이라 적응할 부분이 많을 것”이라면서도 “올해의 선수상과 같은 타이틀은 너무 크게 느껴져서 일단 주위에서 많은 관심을 주시는 5년 연속 한국 선수 신인상을 목표로 도전하겠다”고 말했다. LPGA 투어에서 한국선수들은 지난 2015년 김세영(26)을 시작으로 2016년 전인지(25), 2017년 박성현(26), 2018년 고진영(24)이 4회 연속 신인왕에 올랐다. 지난해 11월 LPGA 투어 퀄리파잉 스쿨을 1위로 통과하며 2019시즌 LPGA 투어 출전 자격을 얻은 이정은은 “첫 시즌에 몇 승을 하겠다는 목표를 정해놓고 뛰고 싶지 않다. 우승은 굉장히 힘들거다. 우승에 매이기보다 차근차근 하다보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다. 그러다보면 신인왕도 가까워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2017시즌 KLPGA 투어 전관왕에 올랐던 이정은은 지난해에는 미국 투어를 병행하면서도 2승과 함께 상금왕에 차지하는 저력을 발휘했다. 지난 2018시즌에 대해 그는 “2017년에 KLPGA 투어에서 전관왕을 했고 2018년에는 3관왕이지만 저는 2018년 점수가 더 높다고 생각한다. 미국 활동을 병행하며 시즌 초반 힘들었던 흐름을 끌어올렸기 때문이다. 2018년은 98점을 주고 싶을 정도로 내 인생에 잊을 수 없는 시즌이 됐다”고 돌아봤다.
이정은은 LPGA 투어 퀄리파잉 스쿨을 수석으로 통과하고도 한 때 미국 진출을 망설였다. 맏딸로 부모님 걱정이 앞섰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아버지도 몸이 불편하시고 엄마도 건강이 좋은 편이 아니다. 부모님은 항상 ‘걱정하지 말고 투어를 뛰라’고 하시는데 자식 입장에서 걱정이 없을 수가 없다”면서 “미국에 가게 되면 어머니가 처음 3개월 정도 함께 지내시고 이후에는 전담팀과 함께 움직일 예정”이라고 밝혔다.
준비는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 지난 12월부터 영어회화 공부에 들어갔고 캐디도 정해졌다. LPGA 투어 선수인 찰리 헐(잉글랜드), 유선영 등의 캐디를 맡았던 애덤 우드워드(호주)가 캐디를 맡는다. 국내에서 체력훈련을 마치면 오는 15일 태국으로 전지훈련을 떠날 예정이다. 3주 정도 훈련을 마친 뒤에는 2월에 열리는 호주오픈을 통해 LPGA 투어 공식 데뷔전을 치른다. 이정은은 “데뷔전은 성적을 내기 보다 새 캐디와 호흡을 맞춰보는데 중점을 둘 것”이라고 말했다.
LPGA 투어에서 새로운 코스에 적응하는 것이 쉽지 않겠지만 그는 “모든 코스에 잘 적응하는 편이다. 처음 가는 코스는 홀마다 사진을 찍고 자기 전에 보면서 익힌다. 큰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라고 자신감을 보였다. 가장 우승하고 싶은 대회로는 US여자오픈을 꼽았다. “어느 대회든 우승하면 감격스럽고 소중할 것 같다. 이왕이면 모두가 우승을 원하는 US오픈에서 좋은 성적을 내고 싶다. US오픈은 2번 참가해봤기 때문에 익숙한 편”이라고 이유를 설명했다. LPGA 투어에서 나름의 경쟁력을 갖추기 위한 세밀한 계획도 준비했다. 그는 “코스가 어려운 곳이 많아 다양한 샷을 구사해야 한다. 또 LPGA 선수들에 비해 거리도 부족한 편이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동계훈련동안 쇼트게임 연습을 충실히 해서 100m 이내 샷에 대한 정확도를 높여 버디 기회를 많이 잡으려 한다”고 말했다.
이정은은 LPGA 투어에서도 한국에서처럼 ‘식스’란 애칭으로 불리기를 바랐다. 그는 “‘정은’이라는 발음이 외국 선수들에게 어렵기 때문에 ‘식스’라고 불러주면 재미있고 편할 것 같다”며 웃었다. 2017년 KLPGA 투어의 대세로 떠오르면서 ‘핫식스’로 진화했던 이정은이다. LPGA 투어에서도 뜨거운 돌풍을 일으켜 ‘핫식스’로 불릴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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