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K저축은행 단타스와 안혜지. 김도훈기자 dica@sprotsseoul.com |
[수원=스포츠서울 장강훈기자] 전반이 끝났을 때만 해도 일말의 기대감이 서렸다. 모기업 없이 네이밍 스폰서 형태로 운영 중이라 훈련장은 커녕 마음놓고 쉴 숙소도 변변치 않은데 내심 기대했던 1순위 지명권까지 빼앗겨 아쉬움이 가득했다. 설상가상 1순위 지명권을 통한 6연패를 일군 최강팀이 가져갔으니, 이를 악물고 잡고 싶었다. 신인 드래프트가 열린 다음날 운명처럼 아산 우리은행을 만난 OK저축은행 얘기다.
OK저축은행은 9일 서수원 칠보체육관에서 열린 우리은행 2018~2019 여자프로농구 정규리그 4라운드 우리은행과 홈 경기에서 64-69(18-20 17-14 16-23 13-12)로 석패했다. 경기종료 1분 20여초를 남기고 안혜지가 회심의 3점슛을 꽂아 넣어 3점 차까지 따라붙는 등 시종일관 최강팀을 거세게 몰아붙였다. 경기종료 30여초를 남기고 다미리스 단타스가 무리한 골밑돌파를 시도하다 차단당했고, 종료 10여초 전에는 수비 리바운드에 실패해 공격권을 넘어줘 실낱 같은 희망의 끈도 함께 날아갔다.
경기전 OK저축은행 정상일 감독은 “구슬추첨 리허설 때 두 차례 모두 흰색 공이 나와 내심 기대를 했다. 그런데 리허설 때보다 두 바퀴 더 굴리는 것 같더니 핑크색이 튀어나오더라. 전날 반신욕을 하다 휴대전화가 침수돼 느낌이 안좋았는데 슬픈 예감은 틀리지 않았다”며 고개를 떨궜다. 전날 열린 신인 드래프트에서 21개 중 6개나 들어있던 OK저축은행 구슬이 2순위로 나온 상황을 돌아본 셈이다. 정 감독은 “죽기살기로 덤벼드는 수밖에 없다. 리바운드와 수비로 압박하면 간담은 서늘하게 만들 수 있을 것”이라며 결의를 드러냈다.
실제로 OK저축은행 선수들은 경기내 전면압박수비를 가미해 우리은행을 흔들었다. 전반을 35-34로 리드해 대이변을 연출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체육관을 감쌌다. 구슬이 3점슛 두 방을 포함해 20점을 몰아쳤고 안혜지도 3점슛 세 방을 포함해 13점으로 힘을 보탰다. 어시스트 싸움에서도 17-13, 가로채기도 10-5로 압도했지만 끝내 우리은행의 벽은 넘지 못했다. 리바운드 싸움에서 21-38로 완패했고, 공격리바운드 두 개를 걷어내는 동안 15개를 내주는 등 골밑싸움에서 완전히 눌렸다.
우리은행은 고비 때마다 3점슛을 꽂아 넣은 박혜진(19점, 3점슛 3개) 김정은(22점 8리바운드) 듀오의 파괴력에 크리스탈 토마스(8점 12리바운드)의 높이를 앞세워 차분히 경기를 풀어냈다. 최은실이 리바운드 8개를 걷어내는 등 선수단 전체가 골밑싸움에 뛰어들어 OK저축은행의 파상공세를 가까스로 막아냈다. 박혜진은 이날 역대 10번째 3점슛 500개를 성공한 선수로 이름을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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