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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3 (화)

이슈 '한국 축구' 파울루 벤투와 대표팀

갚아야 할 빚이 있다…중국전, 벤투 자신에게도 남다르다[아시안컵 리포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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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파울루 벤투 축구대표팀 감독이 지난 10일 키르기스스탄전 최종훈련 도중 생각에 잠기고 있다. 제공 | 대한축구협회



[스포츠서울 김현기기자]‘잘 만났다. 중국!’

지난 해 8월부터 축구대표팀을 이끄는 파울루 벤투 감독 개인에게도 중국이란 나라는 각별한 의미로 다가온다. 자신의 지도자 인생 최대 오점을 남긴 곳이 바로 중국이기 때문이다. 중국에서 고개를 숙이고 포르투갈로 돌아온 지 얼마 되지 않았기 때문에 16일 중국전은 벤투 감독 입장에서도 꼭 이기고 싶은 경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벤투 감독은 지난 2017년 12월 세계 축구의 ‘뉴 엘도라도’로 꼽히는 중국 슈퍼리그 지휘봉을 잡았다. 한국인 장외룡 감독이 2년간 가르친 뒤 물러난 충칭 리판이 벤투 감독의 새 행선지였다. 2005~2009년 자국 명문 스포르팅 리스본에서 촉망받는 젊은 지도자로 능력을 증명한 벤투 감독은 이어 2010년부터 포르투갈 국가대표팀에 부임했다. 2012년 유럽축구선수권대회 4강으로 승승장구했다. 그러나 2014년 브라질 월드컵에서 독일, 미국에 밀려 조별리그 탈락하고 이어진 유럽선수권 예선에서 알바니아에 패하면서 물러나는 우여곡절을 겪었다. 2016년 5월부터 맡았던 브라질 강호 크루제이루에서 두 달 만에 하차한 벤투 감독은 한 달 뒤 부임한 그리스 명문 올림피아코스에서도 7개월을 버티지 못했다. 충칭은 위기의 벤투 감독이 반등할 수 있는 무대로 여겨졌다.

하지만 충칭 감독도 쉽지 않았다. 부임 7개월 만에 사실상 경질되며 중국을 떠났기 때문이다. 충칭 사상 두 번째로 단기간에 물러난 감독이 됐다. 성적 부진이 표면적 이유였지만 구단 및 중국인 코치와의 갈등설도 나도는 등 여러 구설수에 올랐다. 다행히 마침 외국인 새 감독을 물색하던 대한축구협회와 인연이 닿아 한 달 만에 태극마크를 달고 휘하 코치들과 한국에 왔다. 충칭은 벤투 감독이 떠난 직후 요한 크라이프의 아들인 요르디 크라이프 감독을 데려와 13위로 잔류에 성공했다.

벤투 감독의 중국 생활은 한국에 부임할 때부터 논란이 됐다. ‘중국이 버린 지도자를 왜 한국 대표팀이 쓰는가’란 의문이 그의 부임 발표 직후부터 끊이질 않았다. 이에 대해 벤투 감독을 면담하고 그의 영입을 결정한 김판곤 대한축구협회 감독선임위원장은 “요즘 중국 구단의 감독은 아무나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란 논리로 받아쳤다. 중국전은 벤투 감독에게 기회이자 위기다. 이번 중국 대표팀은 23명 전원이 자국 슈퍼리그 선수들로 구성돼 있다. 벤투 감독이 중국 선수들의 장·단점을 어느 정도 알고 있다는 뜻이다. 여기에 김영권, 권경원 등 중국에서 뛰는 선수들도 벤투 감독을 지원사격할 수 있다. 중국을 이기면 1~2차전 연승에도 불구하고 불거진 경기력 논란을 정면돌파할 수 있다. 거꾸로 중국전에서 부진하거나 패할 경우 중요한 토너먼트를 앞두고 벤투 감독의 지도력이 도마 위에 오를 수 있다. 개인적으로도 중국에 갖고 있는 아쉬움을 풀지 못한다.

중국전은 주제를 벤투 감독 개인의 스토리로 한정해도 반드시 승리가 필요한 한 판이다.
silva@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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