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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7 (일)

이슈 '한국 축구' 파울루 벤투와 대표팀

'점유율+빌드업' 한계 드러낸 벤투호, 전술 유연성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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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제공 | 대한축구협회


[아부다비=스포츠서울 도영인기자] ‘벤투호’가 쓰디쓴 좌절을 맛봤지만 변화보다는 연속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파울루 벤투 축구대표팀 감독과 태극전사들이 그동안 팀 컬러로 이어왔던 점유율과 빌드업을 중시하는 축구를 이어가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벤투호’는 25일(한국시간) UAE 아부다비의 자예드 스포츠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카타르와의 8강전에서 0-1로 패했다. 15년만에 아시안컵 4강 진출 실패한 한국 축구는 자존심에 큰 타격을 입었다. 기대가 컸던만큼 실망도 컸다. 지난해 9월 출범 이후 A매치 무패행진을 이어가던 벤투호는 누구도 예상치 못한 아시안컵 8강에서 덜미를 잡히고 말았다.

벤투호는 출범 당시부터 볼 소유를 통해 경기 주도권을 쥐고, 수비라인부터 시작되는 빌드업으로 공격 찬스를 만드는 명확한 철학을 세웠다. 지난해 10월에는 남미의 강호인 우루과이, 칠레에게 1승1무를 거두면서 벤투 감독이 입힌 팀 컬러가 성공적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정작 메이저대회인 아시안컵에서는 큰 힘을 발휘하지 못했다. 밀집수비로 나서는 아시아권 국가들에게는 점유율 축구는 큰 의미가 없었고, 패스 플레이를 통해 공격 작업을 원활하게 할 수 없는 상황에서 빌드업도 효율적인 공격 루트가 되지 못했다.

하지만 벤투호는 아시안컵 본선에서도 이전과 같은 축구를 고수했다. 조별리그까지는 전승을 거두면서 순항했지만 16강 바레인과의 대결에서 연장승부까지 가는 접전을 펼치며 첫번째 위기를 맞았다. 그래도 바레인전에서는 김진수의 결승골로 2-1 승리를 따냈지만 결국 8강에서는 카타르의 두꺼운 수비벽을 뚫지 못하면서 결국 무릎을 꿇었다.

태극전사들은 이번 대회 실패에도 불구하고 벤투 감독의 강조하는 방향성을 계속해서 따라가겠다는 입장을 전했다. 수비수 김영권은 “선수들은 감독님의 방향이 맞다고 생각하고 따랐다. 틀렸다고 생각했다면 감독님과 선수들이 이야기를 나눴을 것이다. 믿었기에 따랐고, 맞다고 생각했다. 앞으로도 바뀌는 것은 없을 것이다. 세밀한 것은 변해도 큰 틀은 그대로 안고 가는게 맞다”고 밝혔다. 구자철도 “벤투 감독의 철학이 선수들과 잘 맞는다고 확신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전술과 전략의 유연성이 사실상 사라진 벤투호가 향후 월드컵 예선 등에서 어떤 결과를 만들어낼지 벌써부터 우려섞인 시선이 나타나고 있다. 이번 대회에서만 봐도 일본의 경우 사우디아라비아와의 16강전에서 점유율을 버리고 극단적인 실리 축구를 통해 8강행을 이뤄냈다. 상대에 따라서는 전술의 유연성이 필요하다는 것을 보여준 한판이었다.

벤투호는 그동안 A매치 11경기를 펼치면서 어떤 상대를 만나든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이 몇 위든 사실상 같은 전술과 전략을 들고 나왔다. 벤투 감독은 아시안컵 실패에도 불구하고 향후에도 지금까지 이어온 철학을 고수하겠다는 의지를 전했다. 그는 “이번 본선 경기에서 우리가 보여준 경기력보다 득점과 결과가 부족했던 것은 사실이다. 좋은 기회는 많이 만들었지만 효율적이지 못한 축구를 했다고 한다면 그것에 대해서는 동의할 수 있다. 하지만 향후에도 우리는 같은 스타일을 고수할 생각이다”라고 잘라말했다.
dokun@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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