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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8 (토)

이슈 '텍사스' 추신수 MLB 활약상

[설특집 단독인터뷰 ②] '진지남' 추신수 "미국은 두 번 기회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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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메이저리그 텍사스 레인저스 추신수가 1일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스포츠서울과 인터뷰 후 포즈를 취하고 있다. 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장강훈기자] 지난 달 추신수(37·텍사스)가 미국으로 떠나기 앞서 일찌감치 그를 만나 스포츠서울 독자들에게 보내는 설 인사를 들었다. 좌절과 환희가 교차했던 미국 생활에 외부에 알려지지 않은 ‘대박계약’의 비하인드 스토리까지 거침없이 쏟아낸 추신수는 “스포츠서울 독자여러분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응원도 많이 보내달라”고 당부했다. <①편에 이어>

야구로 성공하겠다는 꿈을 품었으니 어릴 때부터 독하게 훈련했다. 그는 메이저리그에서도 훈련량이 많기로 소문났다. 가장 먼저 출근해 가장 늦게 퇴근하는 선수로 각인 돼 있고 루틴도 명확해 클럽하우스에서 그를 찾으려면 시계만 보면 알 수 있다는 얘기까지 나온다. 타고난 승부욕이 지금의 추신수를 만든 것이다.

정작 본인은 ‘살아남기 위한 발악’이라고 정의했다. 외국인 선수에 비해 체구가 작고 근력도 약하기 때문에 마이너리그 때부터 남이 한 번 하면 열 번은 해야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는 “미국에 처음 갔을 때는 그야말로 생존이 걸린 문제였다. 실패하면 돌아갈 곳이 없지 않나. 여기가 아니면 안된다는 생각 뿐이었다. 나 혼자만의 일이 아니었다”고 돌아봤다. 아내와 단 둘이 말도 잘 통하지 않는 곳에서 오로지 메이저리거라는 꿈 하나를 위해 달려야하니 뒤처지면 안된다는 절실함이 생겼다. 동이 트기 전부터 경기가 끝난 뒤까지 쉼 없이 스스로를 담금질 하는 게 일상이 됐다.

빅리거라는 꿈을 향해 전력질주하다보니 야구를 진지하게 대할 수밖에 없었고 반평생을 ‘베이스볼파크’에서 지냈지만 여전히 즐기지 못하는 자신을 발견하곤 한다. 2005년 메이저리그에 데뷔해 14시즌을 치렀지만 유니폼을 입고 있을 때 장난을 치거나 웃는 모습을 보기 어렵다. 오죽하면 둘째 건우군이 캐치볼을 건성으로 하는 모습을 보고 불같이 화를 냈을 정도다. 당시 국내 한 방송사의 예능프로그램을 촬영하고 있을 때라 “화를 내다 말았다”고 말했다. 그 때가 생각났는지 “카메라만 없었으면 집으로 돌아왔을 것”이라며 어금니를 깨물었다. 마이너리그 시절 겪은 설움이 추신수를 완벽주의자로 이끌었고, 이는 자녀 교육에도 고스란히 투영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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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저리그 텍사스 레인저스 추신수가 1일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스포츠서울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


그는 “미국 구단은 두 번 기회를 주지 않는다. 스스로 경쟁력을 유지하지 않으면 경고조차 없이 전력외로 밀려난다. 그 무서움을 알기 때문에 작은 것부터 진심으로 대해야만 한다. 캐치볼을 할 때에도 진지하게, 어떤 상황에서도 공을 던지는 밸런스가 무너지지 않도록 습관화해야 한다. 직업선수를 꿈꾼다면 그런 게 기본”이라고 강조했다.

본인도 이런 성격이 때로는 안타깝다. 그래서 “지난해부터 조금씩 (진지해야만 한다는 강박을)내려놓으려고 노력 중이다. 더그아웃이나 그라운드에서도 재미있는 일이 있으면 웃고 기뻐하는 감정을 표현하다보니 그또한 야구이더라. 엘비스 앤드루스나 애드리안 벨트레처럼 장난을 칠 정도까지는 안되겠지만 야구 자체를 조금 더 즐겨볼 생각”이라고 말했다. 그러고보니 지난해에는 더그아웃에서 장난도 치고 활짝 웃는 모습도 종종 보였다. 그라운드에서 내려오면 한없이 유쾌한, 평범한 가장이라는 것을 아는 사람이 별로 없는게 안타까울 정도다.
zzang@sportsseoul.com
<③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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