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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7 (일)

이슈 '텍사스' 추신수 MLB 활약상

[설특집 단독인터뷰 ⑤] 추신수 "트레이드? 그만한 가치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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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저리그 텍사스 레인저스 추신수가 1일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스포츠서울과 인터뷰 후 새해 인사를 하고 있다. 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장강훈기자] 지난 달 추신수(37·텍사스)가 미국으로 떠나기 앞서 일찌감치 그를 만나 스포츠서울 독자들에게 보내는 설 인사를 들었다. 좌절과 환희가 교차했던 미국 생활에 외부에 알려지지 않은 ‘대박계약’의 비하인드 스토리까지 거침없이 쏟아낸 추신수는 “스포츠서울 독자여러분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응원도 많이 보내달라”고 당부했다. <④편에 이어 끝>

태극마크를 달기 위해서는 실력을 입중해야 한다. 변화가 심한 소속팀을 안정시키는 것도 추신수가 해야 할 역할이다.

텍사스는 크리스 우드워드 전 LA다저스 코치를 신임감독으로 맞이했다. 우드워드 감독은 “추신수는 의지할 수 있는 선수다. 나처럼 젊은 감독에게 이런 베테랑이 있다는 것은 엄청난 행운이다. 그는 타석에서 좋은 내용을 계속해서 보여줄 수 있는 선수”라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단순히 경기력측면뿐만 아니라 클럽하우스 리더로 팀의 중심을 잡아달라는 함의가 포함된 ‘립서비스’다. 팀내 입지가 그만큼 탄탄하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클럽하우스 리더였던 애드리안 벨트레가 지난시즌을 끝으로 은퇴했다. 그의 등번호 29번은 영구결번으로 지정됐다. 벨트레가 팀을 떠났다는 것은 추신수가 최선참이 됐다는 의미다. 그가 하던 역할을 이어야하는 위치가 됐다. 자유분방한 것 같지만 메이저리그는 클럽하우스 문화와 위계를 매우 중요시 여긴다. 작은 행동조차 ‘메이저리거로서의 품격’을 벗어나서는 안된다. 이른바 ‘박찬호 시대’와 비교하면 많이 개방됐지만 매사에 진지하게 임하는 추신수의 성격을 고려하면 이른바 ‘벨트레-앤드루스의 브로맨스’는 다시보기 어려울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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벨트레의 은퇴로 텍사스의 최선참이 된 추신수. (스포츠서울 DB)


본인도 자신이 리더가 되기를 바라는 목소리를 듣고 있다. 그렇지만 나서서 더그아웃 리더를 자처하지는 않았다. 그는 “앤드루스나 루그네스 오도어도 더이상 어린 선수가 아니다. 팀원 모두가 스스로 리더라는 책임감을 갖고 시즌에 임해야 한다. 지금까지 했던대로 가장 먼저 나가서 가장 늦게 퇴근하며 행동으로 선수의 가치를 보여주면 그게 문화가 될 것이다. 그러면 나는 물론 팀도 지난해보다 더 좋은 성적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빅리그도 사람 사는 곳이다. 상상할 수 없는 경쟁에서 이겨낸 야구 괴물들이지만, 그만큼 생활과 태도에 관한 얘기가 빠르게 확산되는 곳이다. 팀과 주위의 기대와 달리 일부 지역 언론과 팬들은 추신수를 트레이드 하고 싶어 한다. 트레이드 마감시한이 다가오거나 시즌이 끝나면 단골메뉴로 소개되는 것이 ‘추신수 트레이드’다. 많은 선수 중에 추신수가 자주 거론되는 이유가 비단 높은 몸값 때문만은 아니다. 추신수는 “다른 팀 선수나 구단 관계자들도 내가 어떤 사람인지 소문으로, 혹은 옛 동료들로부터 들어 알고 있을 것이다. 악동 이미지가 있다면 트레이드 루머도 안나왔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작 본인은 트레이드 루머에 크게 신경쓰지 않는 표정이다. 그는 “구단이 엄청난 이득을 보는 게 아니라면 출혈을 감수하면서까지 나를 내보내지는 않을 것으로 생각한다. 만약 다른 구단에서 좋은 제안을 해 트레이드가 성사되면 그 팀에 가서 열심히 하면 된다”고 말했다. 이럴 때는 비지니스맨 같다. 추신수는 “나도 월드시리즈 무대를 은퇴하기 전에 한 번은 밟아보고 싶다. 어떤 팀에서 뛰든 추신수는 추신수”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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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독자 여러분께 추신수가 자필로 쓴 설 인사.(스포츠서울 DB)


남들은 성공한 사람으로 평가하지만 추신수는 “성공의 가치 기준이 다르다”고 했다. 그는 “은퇴 이후 지금까지 살아온 것만큼 더 살아야 한다. 인생 전체로 볼 때 절반도 오지 않은 것”이라며 “성공한 사람이라고 자부하려면 세상을 떠나는 순간 스스로 ‘잘 살았다’는 생각이 들어야 한다. 그래서 지금도 오늘 하루, 이번 일주일, 이번 한 달에 집중하며 살고 있다”고 말했다. 올해도 하루를 쌓아 일주일을 보내고 한 달이 지나면 또다른 하루를 사는 절실함으로 시즌을 치를 계획이다. 그는 “좋은 성적으로 연말에 돌아오고 싶다. 지켜봐달라”며 환하게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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